<유쾌한 철학, 소소한 일상에게 말을 걸다>를 리뷰해주세요.
유쾌한 철학, 소소한 일상에게 말을 걸다 - 일상에서 찾는 28가지 개념철학
황상윤 지음 / 지성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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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철학에 대해선 어렵다, 실생활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재미없다 등의 편견을 가지고 있다.  

실제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우는 철학(내가 배울 때는 국민윤리였다)은 여러 철학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주장을 암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철학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학과는 별로 친하지 않고, 철학하면 괜히 거부감이 드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철학이 결코 어렵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소소한 일상에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학문임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철학이 무엇이냐에 대해선 학교 다닐때는 필로소피의 어원인 필로스와 소피아, 
즉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이런 뜬구름 잡는 듯한 정의로는 철학의 본질을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

철학은 세상과 인간 등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존재와 현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마디로 근본적인 것들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가는 과정이 바로 철학이라 할 것이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름의 주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소위 인생철학이라고 부른다.  

여기서의 철학도 결국 삶을 살아가는 원칙이랄까 기본적인 태도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우리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제시해준다.

 
다음으로 인식론과 관련해선 이성을 중시하는 합리론이나 경험을 중시하는 경험론 등  

여러 관점에서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사실 똑같은 사실에 대해서도 어떤 입장이냐에 따라 정반대의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철학의 역할이 곧 세상을 해석하는 것인 점을 생각하면 철학을 제대로 배우면  

보다 지혜로운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인간의 본질과 관련해서는 성선설이니 성악설이니 많은 사람들의 여러 주장이 있었지만  

저자는 노동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면서 인간의 사회적 본성인  

자주성, 창조성, 의식성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자살과 낙태 등과 같은 윤리학적인 문제에 대해선 진지한 고민을 다시 할 기회를 가졌는데  

도덕의 최소한이라 할 만한 것은 타인의 삶에 대한 인정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에도 타인의 삶을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자기들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집단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집단들은 기본적인 도덕조차 없는 자들이라 할 것이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문제와 관련해선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자본주의의 병폐와  

우리가 수없이 느낀 대의민주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철학적인 고찰을 하고 있다.  

이 부분은 조금 정치적인 색채도 띠고 있는데 대부분 누구나 공감할 만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었다.

소수의 자본가에 의한 부의 집중과 대다수 노동자의 노예화 문제,

국민을 대표한다는 대의기관이 제대로 국민을 대표하지 못해 국민이 직접 참여해야 하는 문제 등  

요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과도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주제여서  

철학이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각 부의 끝부분에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마르크스 등 대표적인 철학자 8명의 일화와 

그의 사상을 잘 정리하고 있어 다른 철학 교재에서 다루는 철학자와 사상에 대한 부분도  

나름 신경 쓴 흔적을 보여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학교에서 배우는 철학책이 이 책과 같았다면 보다 철학을 재미있게 배우면서  

일상생활에서 늘 철학적인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아쉬움이 든다.  

우리의 학교교육은 학문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여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기보다는 겨우 책에 있는  

내용만 소화하기 급급하게 만들어 학문의 발전을 가져오게 만들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우리가 어렵고 현실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철학의 유쾌한(?) 면을 부각시켜주고 일상에서도 늘 필요한 학문임을 잘 보여주었다. 

철학책들이 이 책만 같다면 나와 같은 사람도 철학자가 될 수 있겠다는  

유쾌한(?) 착각을 하게 해 준 책이었다. 

*서평도서의 좋은 점 - 철학이 유쾌할 수 있음을, 그리고 소소한 일상에서도 적용될 수 있음을 

어렵지 않게  보여준 점

*서평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철학이 어렵고 현실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불관용을 관용하는 순간, '타인의 삶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인정하는 순간 모든 관용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자유'를 하나의 자유로 인정하는 순간 모든 자유가 침해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더 나아가 삶의 영역에서 도덕이 영원히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인간에게 도덕이 있어서 반드시 강요해야 할 '선'이 있다면 그것은 '타인의 삶에 대한 인정'이다. 그리고 반드시 금지해야 할 '악'이 있다면 그것은 '타인의 삶에 대한 인정을 거부하는 태도'이다. – 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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