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을 리뷰해주세요.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25
금난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름 음악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클래식에는 약한 편이다.  

왠지 클래식은 고상한(?) 사람들이나 듣는 고리타분한 음악이라는 편견이 있어  

클래식 음악은 잘 알지도 못하고 즐겨 듣지도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영화나 드라마, CF 등에 삽입된 클래식 곡들은 그 어떤 음악 못지 않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곡 중 하나인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같은 곡도 '세븐' 등의 영화에

삽입되어 알게 된 곡인데 듣고 있으면 정말 맘이 편안해지게 만들어준다. 

이런 게 바로 클래식의 위력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휘자인 금난새가 좋아하는 10곡의 교향곡을  

작곡가와 작곡 배경 등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소개하는 책이다.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든을 시작으로 모차르트, 베토벤, 베를리오즈, 멘델스존,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드보르작,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까지 이름만이라도 낯익은 유명 음악가들의  

대표적인 교향곡에 대한 소개가 실려 있다.  

솔직히 베를리오즈와 쇼스타코비치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았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이름이라도 아는 음악가도 이 책에서 소개하는 교향곡을 들어봤는지 모를 정도로  

내가 클래식과 안 친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이나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에서는 들어본 것 같은데  

나머지는 들어본 적이 없거나 들어봤다고 해도 기억을 못할 것 같았다.

 

금난새가 사랑하는 10곡의 교향곡에는 각기 재미있는 사연을 간직하고 있었다.  

먼저 하이든의 교향곡 45번 '고별'은 자신의 고용주였던 에스테르하지 후작이 악단원들에게  

휴가를 주지 않자 악단원들이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던 하이든에게 간청을 했고  

이에 하이든이 마지막에 두 사람만 남고 악단원이 모두 퇴장하는 이 곡을 작곡하고 연주하여  

결국 후작으로부터 휴가를 받아냈다는 사연이 있었다.

그래서 연주실황을 찾아보았더니 실제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한 명씩 사라지고 마지막에 두 명만  

남아 지휘자가 울음을 터트리는 재밌는 퍼포먼스가 연출되었다.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은 원래 나폴레옹을 흠모했던 베토벤이 그에게 헌정하기 위해 쓴 곡이었다.  

하지만 공화주의자였던 베토벤은 나폴레옹이 시민혁명의 영웅에서 제왕으로 변모해 황제에 즉위하자

악보 표지에 쓴 '보나파르트'라는 이름을 지워버렸다.  

가장 특별한 사연은 역시 내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혁명'일 것 같다.  

스탈린 치하에서 음악을 했던 그는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스탈린 눈 밖에 나는 작품을 만들어

상당히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그 와중에 탄생한 교향곡 5번 '혁명'은 예상 외로 스탈린의 격찬을  

받는데 사실 쇼스타코비치가 이 곡을 통해 보여주려 했던 것은 공포정치의 폭력 속에서도 살아  

꿈틀대는 인간의 의지였음을 생각하면 정말 아이러니한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음악이 아무리 듣는 사람 마음대로 해석하는 거라지만 완전 정반대로 해석한  

스탈린의 공산당과 쇼스타코비치의 일화는 한편의 블랙코메디를 보여주었다.

 

사실 이 책에서 소개한 교향곡들 중에 제대로 감상한 곡이 거의 없어서 작품 소개,  

특히 곡마다 악장별로 상세하게 소개해 놓은 것은 별로 실감나게 와 닿진 않았다.  

역시 들어본 사람만이 이러한 곡 소개를 이해할 수도, 공감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지만 음악에 있어서만은 '백견이 불여일문'이라 할 것이다.

이 책은 10곡의 교향곡 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그림을 보고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음악도 '아는 것만큼 들린다'고 할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주옥같은 곡들부터 찾아 꼭 들어봐야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클래식의 매력에 빠져들 게 만들어 준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클래식에 관심이 있는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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