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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오브 도어즈
개러스 브라운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0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뉴욕 어퍼 이스트사이드에 있는 켈너북스란 서점에서 일하는 캐시는 단골이던 노인 웨버가 가게
문을 닫을 시간이 된 무렵 죽은 것을 발견한다. 웨버가 가지고 있던 '몬테크리스토 백작' 옆에는
또 하나의 책이 있었는데, 그 책에는 '문의 책'이라며 '손에 들고 있으면 어느 문이든 모든 문이
된다'는 문장과 함께 웨버가 캐시에게 그동안 친절하게 대해준 보답으로 주는 선물이라고 적혀
있었다. 웨버가 남기고 간 두 권의 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캐시는 같이 사는 친구 이지와 함께
얘기하다가 예전에 갔던 베네치아를 추억하면서 카페를 떠올리며 복도로 통하는 문에 손을 뻗어
문을 열자 베네치아의 거리가 보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신비로운 책과 관련한 얘기에 더욱 빠져든다. 예전에 읽었던 온다 리쿠의
'삼월은 붉은 구렁을'도 그 존재가 미스터리한 책이 소재가 된 얘기였고 거기서 파생하는 여러 얘기가
더욱 흥미진진했는데 이 책은 책 자체가 특별한 기능을 가져서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캐시가 웨버로부터 받은 '문의 책'은 이름 그대로 어떤 문을 생각하면 그 문을 열고 그곳으로
갈 수 있게 해주는 책이어서 이 책을 가지고 있으면 문이 있는 세상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신비한
책이었다. 언제든지 세계 어디로든 떠날 수 있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책이었는데
이 책을 가지고 세계여행을 하는 여행기가 펼쳐질 거라 생각하기도 전에 이 책을 노리는 자들이
등장하면서 캐시와 이지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알고 보니 '문의 책' 외에도 특별한 책들이 많아서
이를 수집하는 자들이 있었고 그중에는 당연히 악당들도 있었다. '문의 책'이 단순히 순간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책이 아니라 시간여행도 가능하게 해주는 책임을 알게 되면서 캐시는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만나러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뻇으려는 자를 피하려다 과거에 갇히게 되고 울며
겨자먹기로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 '문의 책'을 준 과거의 웨버를 찾아가는데...
가지고 있으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는 책들을 둘러싼 쫓고 쫓기는 치열한 대결이 펼쳐지는데 이런
책들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는 아닐 것 같다. 특별한 책들을 갖기
위해서 무차별 살인도 마다 않는 악녀의 손에서 어떻게 보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캐시와 친구들이
시간을 넘나들며 특별한 계획을 세우는데 그 마지막 순간의 이해하기 어려운 주저함과 좀 허무한
사건 해결이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다. 그래도 거의 6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임에도 다음 얘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계속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 없는 매력의 이 책은 오랜만에 책에 대한 애정에 푹
빠져들게 하는 환상적인 판타지 스릴러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