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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들은 왜? - 조선 왕들의 뜻밖의 행동 뒤에 숨겨진 의문과 진실
박영규 지음 / 옥당북스 / 2023년 2월
평점 :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등 '한 권으로 읽는 왕조실록' 시리즈로 유명한 박영규 작가의 책은
'에로틱 조선'이란 책도 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가장 전문이라 할 수 있는 조선왕조의 왕들 얘기로
돌아왔다. 조선 왕들에 대해선 그동안 다양한 책들을 통해 흥미로운 얘기들을 많이 만나봤었는데 이
책에선 과연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이 책은 태조부터 차례대로 조선 왕들의 행적 속에 남아 있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는데 총
65개의 흥미로운 물음에 대한 저자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다. 먼저 이성계가 명나라에 국호를 조선과
화령 중에 정해달라고 한 것은 소국으로서 대국인 명나라에 사대 관계를 충실히 지키고 섬길 뜻을 보여
왕조를 보존하기 위함이었다. 막내 방석을 세자로 세운 것은 당연히 둘째 부인 강씨의 영향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장남인 방우가 일찍 죽은 줄로만 알았더니 이성계의 요동 정벌을 반역행위라 생각하고 연을
끊고 잠적해버렸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강씨가 죽은 후에야 이방원이 용상을 탐을 낼 수
있었다는 점도 제대로 몰랐던 사실이다. 정종이 불노라는 아들을 두고 원자로 정하기까지 했다가 이방원
일파가 분노하자 자기 아들이 아니라고 했다는 얘기는 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태종은 처가나 사돈
집안을 살육하여 왕권을 강화한 것으로 유명한데 처가를 몰락시킨 계기는 후궁을 여럿 두는 문제로
왕비인 민씨와의 부부싸움에서 시작된 것이고 양녕대군이 폐위에 이르게 된 것은 사춘기였던 양녕대군이
부모의 불화와 아버지가 외가를 몰락시키는 것을 보면서 아버지에 대한 소심한 복수를 하자 태종이
이를 알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태종이 세종에게 일찍 왕위를 넘긴 이유는 종기로
인한 중풍 때문이었고 태종이 세종의 처가를 역적으로 풍비박산 내고도 세종의 처 소헌왕후를 쫓아내지
못한 것은 안평대군을 낳은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이라 세종이 동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한다.
이렇게 대략은 알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잘 몰랐던 얘기들을 많이 소개하는데 세종이 며느리를 네 명이나
쫓아낸 거나 세조가 어머니 소헌왕후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궁궐 밖에서 보냈다는 점, 인수대비가
연산군의 생모인 폐비 윤씨를 쫓아내는 데 앞장선 것이 자신이 대비가 되기 위해 자성대비(세조의 처)
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는 등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았다. 희대의 폭군으로 유명한 연산군이 삼년상
금지법이란 현실적인 법을 시행했다는 점, 악녀로 이미지가 고착된 장희빈과 그와 대비되어 천사로
그려진 인현왕후의 모습은 소설 속 허구에 불과하고 장희빈이 정치적 희생양이었다는 점 등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내용도 적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조선 왕들에 얽힌 흥미로운
얘기들을 많이 알 수 있어 조선 왕들의 진면목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