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 마지막 3년의 그림들, 그리고 고백 일러스트 레터 1
마틴 베일리 지음, 이한이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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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는 워낙 많은 사연을 가진 화가다 보니 그의 얘기를 다룬 책들도 정말 많이 나오고 만나봤다.

그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그의 삶의 흔적을 샅샅이 훑어 따라간 '영혼의 친구, 반 고흐'란 책도 있고

그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들을 모은 '반 고흐 영혼의 편지'란 책도 두 권이나 나와 있는데 이 책에선

고흐 인생의 마지막 3년 동안 보낸 편지들과 그 시절에 그렸던 그림들을 모두 수록해놓아서 고흐가

마지막 불꽃을 어떻게 불살랐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고흐는 1888년 2월 20일에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의 아를로 거처를 옮기는데 이 책에선 출생부터 아를로

이사하기 전까지를 간략하게 정리한 후 고흐와 편지를 주고 받은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본격적인 아를

시절 얘기를 들려준다. 고흐가 보낸 편지들을 날짜 순으로 모두 소개하고 있는데 동생 테오와의 편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테오 외에도 여러 화가들과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도 간간이 등장한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편지 속에 언급되는 고흐의 작품들을 모두 찾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인데, 특정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단서가 되었다. 아를 시절에는 그의 대표작들이 많이

완성되었는데 독일 뮌헨 노이에 피나코테크에서 봤던 '해바라기'를 비롯해 '밤의 카페 테라스',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등 주옥같은 작품들이 아를에서 만들어졌다. 아를에서의 일화 중 가장 유명한 건 역시

고갱과의 동거라 할 수 있는데 귀 자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고갱과의 짧았던 동거는 막을 내린다.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이 그 사건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물인데 다른 책에선 왼쪽 귀를 자른 걸

거울로 보고 그리다 보니 그림에선 오른쪽 귀에 붕대를 한 걸로 그렸다고 했지만 이 책에선 다른 견해도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고흐가 생전에 한 점만 그림을 팔았다고 하는데 이 책에선 '붉은 포도밭'이란

작품을 벨기에 화가 외젠 보흐의 누나가 사줬다는 견해를 소개한다. 


이렇게 아를에서의 파란만장한 시절을 보낸 후 고흐는 스스로 생레미에 있는 정신병원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도 그림에 대한 그의 열정을 막을 수가 없었는데 '별이 빛나는 밤' 등의 명작이 탄생했다.

생레미에서 1년을 보낸 고흐는 프로방스를 떠나 마지막으로 파리 근교에 있는 오베르쉬르우아즈로

간다. 1890년 7월 27일 오베르의 밀밭에서 권총을 쏘고 이틀 뒤에 사망한 고흐의 편지는 7월 23일 편지가

마지막이었는데 그의 몸에서 발견된 붙이지 못한 편지였다. 이 책을 보면서 그의 마지막 3년을 대략

재구성해 볼 수 있었는데 그림에 대한 열정과는 달리 세상에 인정을 받지 못하고 생활마저 힘겨운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불안했던 그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금의

그에 대한 평과와 대중의 사랑을 그가 알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하다. 고흐의 마지막 3년을

그의 편지들과 그림들을 통해 잘 정리한 책이었는데 그의 삶의 마지막을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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