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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선 2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1권에서 르베르디가 지금까지 저지른 연쇄살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본 마르크는 푸껫섬에서 마지막으로
르베르디가 지시한 '순결의 방'까지 찾아나서 악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제 르베르디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모든 걸 알아냈다고 생각한 마르크는 그동안 찾아낸 르베르디의 모든 걸 녹여낸 스릴러
작품을 쓰기로 하고 르베르디와의 연락을 끊은 후 서둘러 파리로 돌아간다. 한편 마르크를 엘리자베트로
알면서 자신의 위대한 업적(?)을 깨닫게 만들며 희열을 느끼던 르베르디는 갑자기 엘리자베트의 연락이
끊어지자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리고 배신감에 치를 떨며 복수를 결심하는데...
마르크와 르베르디의 위험한 줄타기는 이제 절정으로 치달았다. 기어이 르베르디가 자신의 특기를
활용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현장까지 들여다본 마르크는 르베르디의 골수까지 빨아먹었다고 생각하자
바로 그를 손절하고 책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는 마르크가 르베르디를 너무 띄엄띄엄 본 것으로
르베르디가 말레이시아 감옥에서 사형당할 걸로 안이하게 생각했던 마르크는 르베르디가 탈옥을 시도해
실종되자 그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벌집을 건드렸음을 깨닫는다. 신출귀몰하는 르베르디는
순식간에 파리로 날아와 마르크를 찾기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며 연관된 사람들을 해치운다.
하디자까지 위험에 처한 걸 직감한 르베르디는 하디자를 데리고 달아나지만 뛰어봐야 르베르디의
손바닥 안이었다. 이제 르베르디의 처분만을 기다리게 된 마르크와 하디자는 과연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마르크의 위험한 도박은 결국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물론 본인이 직접 대가를 치른 건 아니고
엘리자베트 사기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이 대가를 치르는데 결국 가짜 엘리자베트 하디자까지 목숨을
위협받게 되고 최후의 승부(?)가 펼쳐진다. 어떻게 보면 좀 어이없고 싱거운 결말이어서 용두사미로
끝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진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해피엔딩(?)으로 끝날까 싶었지만
또 다른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고 처절한 결말을 맞이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르베르디는 그동안 각종
스릴러 작품 속에서 등장한 캐릭터 중 한니발 렉터 못지 않는 최고의 괴물(?)이라 할 수 있었다. 그의
지시를 따라 마르크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듯한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책이 '악의 기원 3부작' 중 제1부라고 하는데 악의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보는 으스스한
느낌을 제대로 맛보게 해주었다. 스릴러 마니아들 사이에서 왜 이 작품이 회자되고 있었는지 충분히
실감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는데 너무 늦게 만난 감도 없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작가의 악의 기원
3부작의 후속편들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