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 정우철의 미술 극장 - 언택트 미술관 여행 EBS CLASS ⓔ
정우철 지음 / EBS BOOKS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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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라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도슨트의 작품 설명을 들으며 관람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그 대신 온라인 등을 통한 언택트 관람은 훨씬 더 활성화된 것 같다. 아직까지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작품 감상을 한 적은 없지만 최근 각광받고 있는 도슨트 정우철의 설명으로 다섯 명의 서양 화가들의

작품과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 얻게 되었다.


구스타프 클림트, 툴루즈로트레크, 알폰스 무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클로드 모네의 걸출한 화가들을

차례대로 등장시켜 그들의 인생 역정과 여러 작품들 속 사연들을 살펴보는데 먼저 '키스' 등을 통해 

'황금빛의 화가'로 유명한 클림트로 포문을 연다. 클림트는 미술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던 시기에

읽었던 '클림트, 황금빛 유혹'을 통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클림트의 작품이 황금빛으로만 

가득한 게 아니었다. 예상 외로 풍경화가 그의 작품들 중 1/4가량을 차지했고 그가 초대 회장을 맡았던 

'빈 분리파'가 전통에 따르는 빈에서 분리된다는 의미라는 것, 기존 미술 경향에 상당히 반항적인 작품

활동을 했음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툴루즈로트레크는 진짜 이름이 '앙리 마리 레몽 드 툴루즈-로트레크

-몽파'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툴루즈가 이름이고 로트레크가 성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책을 그의 이름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저주받은 운명의 로트레크와 결혼하기 위해 수잔 발라동이

자살 소동까지 벌였음에도 그녀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로트레크는 결국 그를 끝까지 아끼고

사랑한 어머니가 그의 모든 그림들을 그의 고향 알비에 기증하면서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등장한 알폰소 무하는 상대적으로 좀 낯선 느낌이 들었지만 로트레크가 물랭루주의 공연

포스터로 인기를 끈 것처럼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포스터로 유명세를 얻어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이었다.

체코의 국민 예술가로 인정받던 그는 나치의 비밀경찰에 납치되어 고문당하고 풀려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하였고 나치가 가족들끼리만 장례를 치르게 했음에도 무려 10만 명의 슬라브 민족이 나타나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였다고 하니 그야말로 '프라하의 별'이라 할 수 있었다. 모딜리아니는

길쭉한 얼굴과 아몬드 모양의 눈으로 유명한데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의 대표작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엄청난 미남이었다고 하는 모딜리아니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시들어

갔는데 역경 속에서도 아내 잔 에뷔테른과의 애절한 사랑 얘기가 심금을 울리기 충분했다. 모딜리아니가

죽자 둘째 아이가 배 속에 자라고 있던 잔은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투신 자살을 했다고 하는데 잔의 

부모의 반대로 죽어서도 함께 하지 못했던 이들 부부는 10년이 지나서야 모딜리아니 부모의 계속된

설득에 마음을 푼 잔의 부모가 함께 묻히는 걸 허락했다고 하니 정말 처절한 사랑이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은 인상파라는 말이 만들어지게 한 클로드 모네가 장식하는데 기존 미술계와는 다른 화풍을

선보이며 파격을 선보인 그의 삶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어느 분야든지 선구자가 겪는 고초를 모네가

겪었다고 볼 수 있는데 보통 사람은 커다란 벽에 막혀 좌절하겠지만 그는 자신의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신념을 버리지 않아 결국 인상파의 창시자 내지 대표자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예전에 EBS에서 '지식e',

'역사e' 시리즈가 방송되면서 책으로도 나와 인기를 끌었는데 이젠 'CLASS e'란 시리즈가 방송되나

보다. 얼마 전에 읽었던 유영만 교수의 '아이러니스트'도 이 시리즈에 속했는데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흥미로운 책들을 만나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이 책도 그동안 제대로 모르고 감상했던 다섯 명의 

화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들을 충실하게 감상할 기회를 만들어 주었는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미술에 딱 맞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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