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형사 동철수의 영광
최혁곤 지음 / 시공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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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로 활동하다가 얼떨결에(?) 형사로 전직한 박희윤은 미수반(미제사건 수사반이 아닌 미심쩍은 

사건 조사반)에 소속되고 지방경찰청장까지 지내고 은퇴한 동철수 전 치안감이 미수반 책임자로

오면서 뒤끝이 깔끔하지 않은 사건들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제목에는 동철수가 등장하지만 이 책의 사실상 주인공인 박희윤은 전작이라 할 수 있는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에서 기자면서 형사 이상의 활약을 보이더니 결국 진짜 경찰이 되어 동자기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위치 선정(?)을 잘해 주워먹기 달인인 동철수 영감과 주바리 선배와 함께 팀을 이뤄 묘한 

사건들을 해결하기 시작한다. 먼저 자살로 처리된 인기가수 하필(필로 끝나는 유명 가수가 연상되지만 

작명이 좀ㅋ)의 죽음을 캐기 시작하는데 종종 부사 하필과 헷갈려 혼란을 겪었다. 쉽게 자살로 끝날 뻔 

했던 사건을 파고드니 뜻밖의 추악한 욕망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데 결국 전혀 의외의 진실과 결말로 

막을 내린다. 졸혼이 유행(?)인 요즘 시류를 반영한 해혼식 이후 벌어지는 살인미수 사건에서도 어떻게

보면 좀 뜬금없는 황당한 범인이 등장해 기발한 마무리를 선보인다. 세 번째 작품인 '실버타운, 하드

보일드 파티'에서는 은퇴한 정치인이 실버타운에서 괴한에게 기습당한 사건을 잠복수사까지 감행한

동철수 영감과 박희윤 경장이 한심한 정치인의 추태를 은근슬쩍 꾸짖는다. '서촌 냉면집 살인사건'도 경쟁관계에 있는 냉면집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관계를 다루는데 마음의 살인자가 괜한 호기심에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만다. '나비클럽, 미로게임'에선 전작에 등장했던 갈호태가 동자기 영감을 대신해

활약하는데 과거의 원한이 비극을 불러왔다. 마지막 '녹슨 총알이 지나간 자리'는 그동안 존재감이 

좀 떨어졌던 주바리 선배의 남편이 총격사고로 죽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우리가 드라마 등에서 흔히 보는 소위 힘 있는 인간들이 벌이는 추악한 진실이 드러났다. 진실을 

확인하고 과오를 뉘우치는 데는 시효가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인간은 자신의 잘못을 덮기에만 급급하기에

진실을 밝히는 게 결코 쉽지 않은데 이 책에선 동자기 영감과 박희윤이 나름의 케미를 발휘해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마지막에 경찰을 그만두고 탐정으로 다시 변신하겠다는

박희윤의 모습을 보면 후속작에선 좀 더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는 박희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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