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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ㅣ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평점 :
이케이도 준의 나오키상 수상작인 '변두리 로켓'의 후속작인 이 책에선 전편에서 암시했던 인공심장에
도전하는 변두리 공장 쓰쿠다 제작소의 얘기가 다뤄진다. 대기업들의 갖은 횡포에도 굴하지 않고 기술
하나로 위기를 극복했던 쓰쿠다 제작소는 이번에도 새로운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하지만 역시 여기저기
악당들이 즐비한 세계여서 녹록하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중소기업이라고 함부로 하는 대기업의 갑질은 계속되었다. 어디에 쓸 건지도
알려주지 않고 비용도 회수되지 않는 시제품 생산을 맡겼다가 본 제품은 딴 곳으로 맘대로 바꿔 버리고,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자기들 맘대로 하려는 악독한 습성은 이 책에 새롭게 등장한 대기업도 전혀
다르지 않았다. 항상 을의 입장인 중소기업으로선 울며 겨자 먹기로 대기업의 요구대로 할 수밖에
없는데 기술 하나만은 최고라고 자부하는 쓰쿠다 제작소도 힘의 논리 앞에선 대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밸브 특허를 이용해 인공심장을 개발하는데 새롭게 도전하지만 여기저기서 그들을 방해하는 무리들이
들끓었다. PMDA라는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는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심사하는 기관인데 경쟁사와
관련된 막강한 교수의 청탁을 받고 대놓고 태클을 걸고, 직원마저 회사의 기밀을 빼내 경쟁사로 취업
하는 등 연이은 악재 속에 쓰쿠다 제작소는 다시 위기에 빠지는데...
이 책을 보면서 정말 중소기업이 기업 운영을 하기 정말 어렵겠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무리 열심히
기술 개발을 하고 좋은 제품을 내놓아도 세상은 실력이 아닌 권모술수와 음모, 계략이 판치다 보니
제대로 평가를 받을 기회조차 얻기가 쉽지 않았다. 나사 출신이라는 간판만 내세우는 사기꾼의 농단에
놀아나다가 결국 처절한 권선징악형 결말을 맺지만 현실에선 과연 정의가 이길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에서도 제대로 솜씨를 발휘했지만 '변두리 로켓' 시리즈도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 못지 않은 사실감 넘치는 내용과 독자들의 간담을 쥐락펴락하는 능수능란한 솜씨로 몰입도
극강의 스토리를 선보인 이케이도 준의 필력을 새삼 감탄했다. 아직 '고스트'와 '아타가리스'가 출간
전인데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내용을 들려줄지 어서 빨리 출간되기만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