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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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엔진 개발을 주로 하는 기술 전문 변두리 중소기업 쓰쿠다제작소는 주요 거래처와의 거래가 끊기고

설상가상으로 경쟁 업체로부터 특허권 침해소송을 당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얼마 전에 읽었던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의 작가 이케이도 준은 은행이나 기업 내에서 벌어지는 암투를

그린 작품들로 명성이 높은데 이 책은 145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라서 과연 어떤

내용일지 기대가 되었다. 기술에선 누구에도 뒤지지 않지만 열악한 중소기업인 쓰쿠다제작소가 악덕

대기업들의 횡포에 맞서 분전하는 얘기가 펼쳐지는데 여기나 저기나 대기업의 갑질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고통이 막심했다. 안 그래도 큰 거래가 끊겨 자금난에 처한 쓰쿠다제작소는 자신들의 주된 특허를

트집잡아 소송을 벌인 나카시마공업의 전략에 끌려다니며 위기에 처하지만 쓰쿠다 사장의 전처가

소개해준 특허 전문 변호사 가미야 슈이치의 도움으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한다. 특허 관련 소송이 

제기되면 시간이나 자금에 있어 절대 열세인 중소기업이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는데 이를 노리고 억지

소송을 벌이는 양아치 대기업들의 전략에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쓰쿠다제작소도 가미야 변호사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도산을 했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나카시마 공업에 특허를 팔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을 

것인데 이런 파렴치한 짓을 서슴지 않는 자들이 득실거리니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중소기업이

사업을 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간신히 급한 불은 껐지만 이번에는 로켓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대기업 데이코쿠중공업이 로켓에 사용하는 밸브 특허를 노리고 스쿠다제작소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특허를 팔라고 했다가 안 되니 독점사용계약이라도 체결하자고 하면서 계속 압박을

하며 해대자 스쿠다는 자신의 꿈이기도 했던 로켓 개발에 직접 참여할 다시 못 올 기회라 생각하며

로켓 부품을 직접 제작해 납품하겠다고 버틴다. 직원들조차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쓰쿠다의

뚝심으로 간신히 시제품을 시험해보기로 하지만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에 하자가 밝혀지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세상에 정말 나쁜 놈들이 많다는 걸 여실히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소설이라고 치부

하기에는 충분히 개연성 있는 사건들이라 마치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 보는 그런 느낌도 들었는데

대기업이라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횡포를 일삼는 모습들을 보면 인간 세상에서 공정이니 정의니

하는 걸 말하는 게 말장난에 지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나마 이 작품에선 온갖 횡포를 끝내

이겨내고 성공을 이뤄내지만 현실에선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게 불 보듯 뻔하니 책을 덮으면서 통쾌한 

기분도 잠시 씁쓸한 여운도 남았다. 이케이도 준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렇게 사실감 

넘치는 얘기들을 만들어내는지 놀라울 따름인데 어떤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기술로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쓰쿠다제작소의 다음 얘기가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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