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고대~근대 편 - 마라톤전투에서 마피아의 전성시대까지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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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간의 흑역사'라는 책을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인류의 온갖 바보짓과 삽질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 책도 인류의 기나긴 역사 속에 일어난 대표적인 흑역사를 101가지 선정해 그 적나라한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고대 - 근대편'과 '현대편'의 두 권으로 나눠서 101가지 흑역사를 소개하고 

있는데 훨씬 긴 시간인 '고대 - 근대편'의 50가지 흑역사를 먼저 만나볼 기회가 생겼다.


시간순으로 흑역사들이 차례로 등장하는데 먼저 첫 번째 얘기는 아테네와 페르시아 간에 오해가 불러온 

참극으로 시작한다. 고대 그리스 세계는 두 패권국가인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양분했는데, 스파르타가

두려웠던 아테네는 페르시아와 동맹을 맺으며 페르시아의 요구에 따라 '흙과 물'을 페르시아에 바쳤다. 

페르시아는 아테네가 영원한 충성과 복종을 맹세하는 것으로 해석한 반면 아테네는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결국 별 생각 없던 아테네가 일방적으로 동맹 철회를 통보하면서 페르시아의 분노를

사면서 그리스 페르시아 전쟁이 벌어지게 되고 말았다. 역사에 '만약'이란 가정법처럼 무의미한 게

없지만 역사를 공부하는 재미를 주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 책에서는 각 흑역사마다 그런 흑역사가 

없었다면 과연 어떤 역사가 만들어졌을지에 대한 나름의 예상도 보여준다. 아테네의 착각이 불러온

그리스 페르시아 전쟁이 없었다면 아테네의 발전된 문화가 훨씬 오래 영향을 미쳐 역사를 완전히 새로

썼을지도 몰랐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알렉산드로스가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에는 당시

페르시아의 황제 다리우스 3세의 어리석은 선택이 결정적이었는데 가우가멜라 평원에서의 전투에서

자신의 바로 앞까지 공격이 다가오자 다리우스 3세는 25만의 군사를 놔두고 줄행랑을 치는 바람에

압도적인 우세의 전력도 지휘관을 잃고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알렉산드로스도 후계자를 남기지

않는 바람에 대제국이 부하들에 의해 쪼개지게 되었고, 로마도 로마제국에 동화될 여지가 충분했던

서고트족을 탐관오리들이 착취하고 배신하는 바람에 멸망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콜럼버스는 1마일을 헷갈린 결과 자신이 도착한 곳을 끝까지 신대륙이 아닌 인도라고 믿었고, 아즈텍

황제는 스페인 침략자들을 무찌를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우유부단한 대처를 하다가 문명을 통째로

말아먹었다. 200억 명의 신앙을 바꾼 헨리 8세의 이혼은 정말 세기의 이혼이라 할 수 있었고, 위대한

미국의 초대 대통령 워싱턴도 외교 사절단을 군대로 착각하고 궤멸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던 반면 의사

들의 과잉치료로 허망하게 목숨을 잃게 되었다. 여러 책에서 우리에게 알려진 것보단 훨씬 좋은(?) 

사람이었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고 충분히 탈출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화려한 

마차를 고집하다 결국 탈출하지 못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야 했음을 알게 되었고, 나폴레옹의 

몰락에는 미셸 네 장군의 실수와 착각이 결정적이었음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남북전쟁과 관련한 내용도

여럿 있었는데 남부 연합이 10년만 일찍 연방에서 탈퇴했다면 미국이 남북으로 나뉘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 등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여러 역사적인 사건들의 숨겨진 진실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과 판단이 역사를 완전히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역사를 공부하는 재미를 배가시켜준 책이었는데 '근대편'에선 과연 어떤 흥미로운 흑역사들이 담겨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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