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동훈의 그랜드투어 : 서유럽 편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송동훈 지음 / 김영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송동훈의 그랜드투어는 전에 '지중해편'을 인상적으로 읽어서 유럽여행의 핵심인 서유럽편은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서유럽편이 그랜드투어 시리즈의 첫 편이라 할 수 있는데(이후 

지중해편, 동유럽편이 나왔다), 그랜드투어는 18~19세기 유럽 각국의 귀족사회에서 유행했던 여행을 통한 체험학습이라 할 수 있다. 서유럽편은 그중에서도 유럽 문화의 핵심 여행지라 할 수 있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그곳의 대표적인 문화 유적들과 거기에 얽힌 얘기들을 들려준다.


먼저 영국으로 떠나는데 첫 방문지는 웨스트민스터 성당으로 나도 가본 곳이라 반가웠다. 여기서는

'스콘의 돌'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는데 대관식 의자 밑에 스코틀랜드에서 가져온 '스콘의 돌'을 끼워

넣었다가 1996년에야 스코틀랜드에 돌려줬다고 한다. '스콘의 돌' 위에서 스코틀랜드 왕들이 대관식을

치뤘는데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가 1296년 스코틀랜드의 저항의지를 꺾을 속셈으로 가져갔다고 

하면서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 스코틀랜드의 독립 투사 윌리엄 윌리스(멜 깁슨)가 맞서 싸우던

잉글랜드의 왕이 바로 에드워드 1세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마그나카르타의 고향인 러니미드 평원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곳이고, 런던타워, 그리니치, 국회의사당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그곳과 관련된 앤 

불린, 엘리자베스 1세, 올리버 크롬웰의 얘기를 들려준다. 앤 불린의 경우 헨리 8세가 간통 혐의를 

인정하면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했음에도 이를 끝까지 부인해 결국 자신은 죽었지만 그 덕분에 딸인

엘리자베스 1세가 왕위에 오를 수 있었고, 올리버 크롬웰에 대해선 좀 미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렇게 영국의 유명 관광지들과 그곳과 관련된 유명 인사들의 사연들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영국 여행을

마무리하는데 각 파트마다 마지막에는 해당 부분을 통해 자신의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교훈을 

전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세계 최고의 박물관 중 하나인 루브르 박물관을 필두로 파리 안의 주요 명소들이 총망라

되었는데 유일한 예외가 랭스 대성당과 잔 다르크의 얘기였다. 흥미로웠던 사실은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사크레쾨르 성당이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배한 후 패배의 아픈 기억에서 벗어

나고자 하는 프랑스인들의 기원으로 지어진 성당이란 점이다. 노트르담 대성당, 베르사유 궁전, 개선문,

에펠탑 등 파리 여행의 필수 코스를 모두 거친 후 마지막 여행 국가인 이탈리아로 떠난다. 사실 그랜드

투어가 유행할 당시 가장 각광받은 곳이 로마를 비롯한 이탈리아라 할 수 있다. 역시나 여행지 아홉 곳 

중에 로마가 일곱 곳을 차지했고 나머지 두 곳을 베네치아와 피렌체가 한 곳씩 차지했다. 주로 로마

제국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했고, 베네치아에선 4차 십자군원정을 주도한 엔리코 단돌로가,

피렌체에선 빼놓을 수 없는 메디치 가문이 장식했다. 이렇게 유럽의 핵심 3개국에서도 핵심 여행지와

거기에 얽힌 역사적 인물들의 얘기들을 들으면서 역사 여행의 재미와 교훈을 모두 맛볼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당분간은 해외여행은 어렵겠지만 언젠가 코로나에서 해방되면 이 책에서 소개된 여러

여행지들을 둘러보는 나만의 그랜드투어에 나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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