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종말 - 과학으로 보는 지구 대재앙
밥 버먼 지음, 엄성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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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왠지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란 책이 떠오르지만 제목 그대로 지구가 종말을

맞을 뻔한 여러 가지 대격변들을 다루고 있다. 각종 기상이변에다 코로나 창궐 등 요즘 지구가 겪는

상황을 보면 종말이란 말이 그리 낯설지가 않은데 과연 이 책에선 지구가 겪었거나 겪을 수 있는 종말의

상황들로 어떤 것들을 다루고 있을지 궁금했다.


책은 크게 '우주의 대격변들', '지구의 대격변들', '내일의 대격변들'의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우주의 대격변들'에서는 그야말로 천문학과 물리학적인 내용들이 등장한다.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을

시작으로 그동안 있었던 대격변들을 차례차례 소개한다. 빅뱅 이후 우주는 조용한 날이 없었지만 지구

입장에서 최대의 대격변은 화성급의 행성 테이아와 충돌하여 지금의 달이 생기게 된 사건이 최대의 

대격변이라 할 수 있다. 11세기인 1006년과 1054년에 두 차례 초신성 대폭발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1572년과 1604년에 초신성 폭발이 있었을 때는 그 초신성들을 각각 '티코의 별', '케플러의 별'

이라 부를 정도로 천체물리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렇게 우리 은하계 내에서의 대폭발뿐만 아니라

이웃 은하계에서 일어나는 대폭발도 영향을 주는데 무엇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역시 우리

은하계의 짱인 태양에서 일어나는 태양 흑점 폭발 등으로 발생하는 태양 폭풍이었다. 이러한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사실 너무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보니 와닿지는 않았는데, 2부에서 소개되는

지구의 대격변들은 지구의 역사를 다룬 책들에서도 접한 내용들이라 낯설지 않았다.


먼저 '산소 대학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산소가 늘어난 건 생명체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인데 좀 표현이 이상했다. 다음으로 지구 역사상 5대 대멸종이 소개되는데, 전에 읽었던

'지구와 생명의 역사는 처음이지' 등에서 봤던 내용이 일부 있어 생소하진 않았다. 무엇보다 공룡이

멸종된 사건과 관련해선 소행성과의 충돌이 원인이란 설이 유력한데 이 책에서 좀 더 구체적인 증거들을

접할 수 있었다. 요즘 코로나가 만연하다 보니 전염병이 종말의 원인으로 부각될 수 있는데 중세에

인류를 초토화시켰던 흑사병이나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이 언급

된다. 왜 아무 관련이 없는 스페인이 독감 이름에 붙었는지 궁금했는데, 다른 유럽 국가들은 전쟁 중

이라 기사 검열이 심했던 반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스페인은 중립국이라 유독 스페인에서 대서 특필

되어 독감 이름이 되고 말았다니 상당히 의아했다. 전쟁 중에서는 역시 제2차 세계대전이 약 3,700만

명의 사망자를 낳아 이 책에서도 거론되었고, 무엇보다 최근까지 가장 큰 위협이었던 핵 대재앙과 관련

해선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이 언급되었다. 앞으로 다가올 대격변들로 안드로메다 은하와

충돌이나 소행성들과의 충돌, 자원 고갈, 인구 폭발, 궁극적으로 태양의 폭발까지 등장하는데 그나마

이 책에서 다뤄지는 대격변들은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어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종말이 언제든지 닥칠 수 있음에도 우리가 얼마나 아무런 생각없이 살아가고 있는지

새삼 실감했는데 우주적 관점에서부터 시작해 그동안 있었던 다양한 종말의 여지가 있었던 일들을

총망라하여 지구가 어떤 위기들을 극복하고 현재까지 왔으며 앞으로 어떤 일들을 겪을 수 있는지를

잘 정리해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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