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몰랐던 노르웨의의 소박한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책

노르웨이의 시간 - 피오르와 디자인, 노르딕 다이닝과 라이프스타일을 만나는 여행 ㅣ Comm In Lifestyle Travel Series 3
신하늘 지음 / 컴인 / 2020년 8월

노르웨이는 스웨덴, 핀란드와 함께 스칸디나비아 3국으로 불리는데 사실 다른 유럽 주요 국가들에 

비하면 낯선 나라라 할 수 있다. 전에 스칸디나비아 3국에 덴마크와 아이슬란드까지 북유럽 5개국

사람들의 비슷한 듯 다른 성향을 소개한 마이클 부스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이란 책을 통해 북유럽 스타일을 대략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나라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기엔 부족함을

느끼던 차에 노르웨이를 집중적으로 다룬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여행 가이드북인 줄 알았는데

노르웨이에서 살고 있는 저자가 피오르를 비롯해 노르웨이의 이모저모를 소개한 책이었다.

이 책은 크게 '피오르의 시간', '노르웨이 디자인', '노르딕 테이블', '노르웨이 라이프스타일'의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노르웨이의 대표적 관광 자원이라 할 수 있는 피오르로 여행을 떠난다.

흔히 피오르드 해안으로 불리는 이곳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인데 어디를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기 쉽지 않지만 이 책에선 하르당에르 피오르, 게이랑에르 피오르, 송네 피오르까지 세 곳을

소개한다. 사실 에세이 형식의 책이라 저자가 다녀온 곳을 그대로 찾아가기엔 가이드북처럼 교통편 등 자세한 정보가 많이 실려 있지 않아 거의 불가능할 것 같지만 마치 여행을 직접 가는 것처럼 저자의

여행 경로를 따라다니면서 보고 느끼는 재미가 나름 솔솔했다. 큼직큼직한 사진들을 보면서 피오르의

멋진 풍광을 책으로나마 맛볼 수 있었는데 실제 가보기가 쉽지 않은 곳들이라 그런지 색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피오르에 이어 노르웨이의 제2의 도시라 하는 베르겐에서 미술관 등 관람을 한 후

두 번째 파트인 '디자인'으로 넘어간다. 노르웨이가 건축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지는

전혀 몰랐는데, 노르웨이 사람들은 디자인을 소비자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삶의 방법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노르웨이의 라이프 스타일이 타인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소박한 삶을 즐기는 것이다 보니 화려함은 없지만 자연스러우면서 편안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노르딕 테이블'은 노르웨이의 식문화를 소개하는데 여기서도 뭔가 심심한 듯하지만 자연친화적인

식탁을 만날 수 있었고, 노르웨이가 세계 3대 커피 소비국이면서도 커피 체인점보다 로컬 가게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정부가 술 수입 및 판매를 독점하여 주류의 판매 장소 및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고 하니(일반적인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선 맥주만 구매 가능하고, 평일엔 20시, 토요일

18시 이후엔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애주가들이 살기엔 불편한 나라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보면, 노르웨이 사람들은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들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도 마라'는 '보통 사람의 법칙'을 지키며 누구도 특별하지 않고 누구나 소중한

보통의 삶을 산다고 하는데, 좁은 땅에 수많은 사람들이 바글거리면서 서로 이기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삶을 살고 있어 확실히 비교가 되었다. 겉치레, 허례허식에 찌들어 사는

우리와 달리 소박하고 겸손하며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그들의 삶의 모습은 삶의 지수가

1위인 나라답다고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노르웨이라는 나라를 책으로나마 여행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여행보다는 노르웨이라는 나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무엇보다 노르웨이의 라이프 스타일이 부러웠는데 치열한 경쟁 속에 욕망의 노예가 되어

버둥거리는 삶에 지친 우리와는 확연히 다른 그들의 화려하진 않지만 여유로운 삶이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더불어 강한 인상을 남겨 그동안 몰랐던 노르웨이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