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잔 진구 시리즈 5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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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해미와 헤어져 마음이 허전하던 진구는 낯선 남자로부터 자신을 찬 여자를 꼬셔 데리고 자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에 응한다. 쉽게 작업이 성공하고 여자와 하룻밤을 보낸 진구는 여자를

따라 여자의 집에 갔다가 약국에서 약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약을 사오니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려

집에 들어가자 한 남자가 칼에 찔린 채 죽어 있었다. 경찰을 부르고 여자를 진정시키지만 경찰이 오자

여자는 진구가 남자를 죽였다고 얘기하는데...


오랜만에 도진기 작가가 신작을 가지고 돌아왔다. '모래바람'에 이은 진구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으로

헤어나오기 어려운 함정에 빠진 진구가 간신히 위기를 벗어나기까지의 흥미진진한 얘기를 그려내고

있다. 전작 '모래바람'에서 오랜만에 재회한 유연부로 인해 해미와 갈등을 겪던 진구가 해미와 헤어

지면서 바로 은밀한 유혹이 다가온다. 별 생각 없이 돈도 벌고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려고 황당한 

덫에 빠지게 된 진구는 죽은 남자가 자신의 친구인 송치수라는 걸 알고 더 놀라는데 여자는 진구를 

오랫동안 괴롭혀 온 스토커라고 하면서 송치수가 자신의 애인이라고 말한다. 모종의 계획된 음모임을

직감하지만 빼박 증거 앞에서 어쩔 도리가 없는 진구는 구속되고 이런 엄청난 계획을 세운 쪽에서 

거래를 제안한다. 바로 진구가 들어간 교도소 독방 바닥 틈에 떨어뜨린 USB를 찾아주면 진구가 죽인 게 

아니라 다른 남자가 죽였다고 여자가 진술을 번복해준다는 거였다. 도대체 USB에 뭐가 들어있기에 

이런 황당무계한 계획을 세웠을까 싶었는데 그 안에 엄청난 돈의 비트코인에 대한 개인키가 담겨 있었고

진구를 이용만 하고 버리려는 자들에 맞서 진구도 벼랑 끝 전술을 펼치기 시작한다. 이런 일이 현실에서

가능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기막힌 상황에서도 자신을 벼랑 끝까지 모는 상대에 당당하게 맞서는 

진구의 모습이 대단하다 싶었다. 이런 놀라운 작전을 세운 조직의 브레인이 유연부임이 드러나고 다시

벌어지는 진구와 유연부와의 한판 대결은 점점 갈 데까지 가서 결국 진구는 목숨을 걸고 이 책의 제목인 

세 개의 잔 중 독이 안 든 잔을 선택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 펼쳐지는 얘기는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도진기 작가의 능수능란한

스토리 전개에 그냥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황당한 제안에 응했던 진구의 잘못도 있지만 이런

누명을 쓰면 자포자기하거나 상대방 쪽에게 끌려가기 십상인데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여 대처하는

진구의 능력은 역시 멘탈 갑이라 할 수 있었다. 진구와 유연부의 계속되는 악연이 이 책에서도 이어

지지만 마지막 세 개의 잔 선택에 있어선 모종의 화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간신히 출소한 진구와

진구 소식을 듣고 미국에서 달려온 해미가 인천 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 송월동 동화마을로 데이트를

가서 나도 얼마전에 그들의 흔적을 따라 다녀왔다. 이탁오 박사와 고진 변호사까지 등장시켜 더욱 

풍성한 얘기를 만들어주었는데 작가 후기를 보니 눈이 급격히 나빠져 당분간 작품활동을 못한다고 하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당분간은 도진기 작가의 신작을 만나볼 수 없을 것 같은데

어서 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좋은 작품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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