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센스 - 경제학자는 돈 쓰기 전에 무엇을 먼저 생각하는가
박정호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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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저자인 박정호 교수의 책은 얼마 전에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라는 책을 재밌게 읽어서 

'경제학자는 돈을 쓰기 전에 무엇을 먼저 생각하는가'는 부제를 봤을 때 본인의 전문 분야인 경제학의

관점에서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해주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누구나 경제생활을 하면서 살고 있지만 

과연 합리적인 판단에 기해 적절한 선택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는 의문인데 이 책은 내 돈을 지키는 

특별한 습관이라 할 수 있는 이코노믹 센스를 길러줄 수 있는 여러 흥미로운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무의식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경제학자는 돈 쓰기 전에 모든 감각을 의심한다', '합리적인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진짜 가격', '부자 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투자 상식'의 4장에 걸쳐 실생활과 밀접한

사례들을 소개하는데 대부분 행동경제학 등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내용이라 할 수 있었다. 돈이라고 모두

같은 돈이 아니라는 얘기로 시작하는데, 같은 금액의 돈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부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음식점을 비롯 여러 가게에 메뉴나 상품의 종류가 다양한 게 골라 먹는(선택의) 

재미가 있어 더 많이 소비를 할 것 같지만 선택의 역설로 그 반대인 경우가 많고, 줬다 뺏으면 안 준 

것만 못하다는 손실회피 성향, 아이스크림을 수북이 담아주는 이유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와 관련된

인지적 편향에 기인한다는 등 불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인간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었다. 

감각과 관련한 얘기는 좀 더 흥미로웠는데, 빨간 옷을 입은 종업원에게 남자 고객들이 더 많은 팁을

주고,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이 엔진 소리를 별도로 작곡하여 고객들을 유인하며, 자사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향기 마케팅, 터치 스크린 기술이 일반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뒤늦게

시작된 촉각 마케팅 등 여러 감각을 활용한 마케팅 기법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매장 위치도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하는데 여성복 매장은 남성복 매장 아래에, 과일 코너는 정육 코너 앞에 위치해

좀 더 쉽게 구매를 하는 대상을 접근하기 가까운 데 위치시켰다. 일부러 고가의 제품을 메뉴판에 둬서

준거 가격을 높이는 전략이나 인지 편향을 교묘하게 이용한 숫자와 비율의 활용 방법 등 다양한 가격

결정 방법, 토지를 맹신하는 사람들이 만든 부동산 불패 신화, 인지 부조화 현상에 따른 로또 명당의

존재, 자국 편향성이 발휘되는 해외 분산 투자의 문제, 가급적 불리한 자료를 공시하지 않으려는 한국

기업들과는 달리 집단소송 때문에 불리한 사실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시하는 미국 기업들의 상반된

태도 등 겉으로 봐선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의 이유를 제대로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역시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통해 돈을 모을 수 있으려면 이코노믹 센스가 있어야 함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는데 호구

노룻을 하지 않으려면 모든 행위에는 숨은 경제적 이유가 있음을 잘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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