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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ㅣ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3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한우리 옮김 / 더클래식 / 2020년 3월
평점 :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햄릿', '리어왕', '오델로', '맥베스'는 어릴 때 아동용 세계문학전집에서
읽은 후 어른이 되고 나선 '햄릿'과 '리어왕'만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 '맥베스'와 만날 기회가
생겼다. 네 작품 중 '햄릿'이 워낙 독보적인 인기(?)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왠지 '맥베스'가 끌렸는데
욕망에 사로잡힌 맥베스가 파멸해가는 과정이 훨씬 비장미가 느껴져서였지 않을까 싶다.
스코틀랜드 덩컨 왕의 총애를 받는 용맹한 장군이었던 맥베스를 악당으로 만든 건 마녀들의 예언이라
할 수 있었다. 반란군을 진압하고 돌아가던 길에 우연히 세 명의 마녀를 만난 맥베스는 자신이 코더
영주는 물론 앞으로 국왕이 된다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면서 덩컨 왕이 기다리는 포레스 궁전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덩컨 왕이 코더 영주의 자리를 줘서 마녀들의 예언이 맞아들어가자 왕이 되려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거기다 부창부수라고 한 술 더 떠 맥베스를 부추기는 맥베스 부인의 충동질에
결국 자신의 집에 하루 묵은 덩컨 왕을 살해하는 사고를 치고 만다. 왕을 살해한 책임을 시종들에게
덮어씌우고 달아난 덩컨 왕의 아들들을 살해의 배후로 지목하면서 결국 마녀들의 예언대로 왕위를
차지하게 되는 맥베스. 하지만 맥베스의 영광의 순간은 오래가지 못했으니 마녀들의 예언에서 자손이
왕이 될 거라고 했던 밴쿠오 장군과 그의 아들도 처치하기 위해 자객을 보내지만 밴쿠오 장군만 암살에
성공하고 이후 밴쿠오 장군의 유령이 나타나는 등 맥베스와 맥베스 부인은 왕과 왕비가 되었지만 결코
편안한 나날을 보내지 못했다. 다시 마녀를 찾아가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자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자는 맥베스를 해치지 못한다', '맥베스는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거대한 버남의 숲이 던시네인의 높은 언덕을 향해 와 그를 공격하기 전까진'이라는 모호하지만 긍정적인(?) 대답을 얻고
자신감을 얻은 맥베스. 하지만 맛이 간(?) 부인이 먼저 죽고 여기저기 반란이 일어나며 궁지에 몰리기
시작하는데 마녀의 예언만 철썩같이 믿었던 맥베스는 결국 마녀의 예언대로 무너지고 만다.
마녀의 예언에 혹하지만 않았으면 맥베스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떻게 보면 누구나 쉽게 욕망의 노예가 되곤 한다. 특히 이 책의 마녀들의 예언처럼 그릇된 믿음에
기대 엄청난 짓들을 저지르곤 하는데 맥베스 부부는 덩컨 왕을 죽인 이후 저절로 지옥행 고속열차에
올라타게 된다. 너무 사건 전개가 빨라 마치 폭풍이 휘몰아치는 듯한 느낌도 주는데 자신이 왕이
된다는 달콤한 속삭임에만 빠져 밴쿠오의 자손이 왕이 된다는 얘기는 간과한 맥베스는 결국 자신을
운명의 장난감처럼 내몰고 만다. 누구나 맥베스와 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감히 실행에 옮기진
못하는데 마녀들과 같은 잘못된 유혹에 넘어가면 그야말로 패가망신한다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스토리라 할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 특유의 인상적인 문장들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인 작품이었는데 '오델로'를 비롯한 아직 못 읽은 작품들과도 어서 빨리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