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트 트립 - 일생에 한 번은 중세 미술 여행
김현성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는 자연스레 이탈리아에 있는 주요 미술관들을 순례하는 설정의 책이라 

생각했다. 예전에 봤던 '이탈리아는 미술관이다'라는 책에서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등의 주요 도시의 

미술관들을 소개해서 당연히 이 책도 비슷한 구성이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예상 외로 중세 미술 여행, 

그것도 조토를 중심으로 한 미술 여행을 다루고 있다. 저자도 '소원' 등을 히트시킨 가수 김현성이라 

하니 또 한 번 놀랐는데 이제는 미술 에세이 작가로 변신을 한 것 같았다. 


사실 중세 미술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있지는 않는 편이라 제대로 아는 화가나 작품도 많지 않다. 

중세라는 시대 자체가 암흑기라 불릴 정도로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비인간적인 시대라 미술도 

거의 종교화로 점철되어 있다 보니 종교와 그리 친하지 않은 나로선 관심을 끌만한 여지가 별로 없었다. 

그나마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조토에 대해서는 한참 전에 피렌체에 갔을 때 두오모 옆에 있는 

'조토의 종탑'을 봤던 기억이 남아 있어 완전 초면은 아닌지라 조금은 관심이 갔는데 이 책에서는 '조토

루트'라며 아시시, 피렌체, 파도바로 이어지는 조토의 대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여정을 소개한다. 

먼저 아시시는 로마 인근에 있는 소도시인데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중세 전기의 상흔과

성 프란치스코가 일으킨 기적의 시간들을 간직한 도시라고 한다. 성 프란치스코의 도시라고 할 정도로

성 프란치스코와 관련된 유적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압권이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 있는 조토의    

'성 프란치스코의 일생' 연작이라고 한다. 사실 성 프란치스코에 대해선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어 

좀 낯선 인물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당시 성직자들의 부패와 비교되는 청빈한 삶과 서민적인 신앙 

생활로 성인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라고 한다. 조토는 28편의 연작을 통해 성 프란치스코의 일대기를 

생생하면서도 당시로선 파격적인 감정 묘사로 중세사회에 충격을 안겨주었다고 하는데 28편을 각각

소개하면서 설명을 하고 있어 제대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아시시를 둘러본 후 너무 

유명한 피렌체로 가는데 피렌체는 스타급 예술가들이 많아서 조토를 내세우기는 좀 그렇지만 두오모 

옆의 종탑 외에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의 십자가상이나 산타 크로체 성당의 '재물의 포기' 등 여러 

작품들, 그리고 피렌체를 대표하는 우피치 미술관에 있는 '마에스타'까지 조토가 서양 회화의 출발점이자

르네상스 예술의 최초 설계자로 평가받게 만드는 작품들과 만나볼 수 있었다. 마지막 방문지인 파도바

에서는 조토가 예술가로서의 전성기를 맞은 14세기 초반에 남긴 스크로베니 예배당 벽화 38점의 벽화를 

일일이 소개하는데 '최후의 심판'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화가로서의 조토에 대해선 

거의 문외한이다 할 수 있었는데 조토가 중세 미술과 르네상스 미술의 가교 역할을 한 중요한 인물임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보통 벽화 등은 여러 부분으로 되어 있어 한 부분씩 꼼꼼하게 보기가 어려운데 

이 책에선 작품들을 한 페이지씩 할애해서 컬러로 싣고 있어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해줘서 

마치 현장에서 그림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그동안 중세 미술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기회가 된다면 저자가 소개한 조토 루트를 직접 답사하면서 조토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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