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천사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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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 약혼녀인 진 브리거랜드의 음모로 살인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은 제임스 메레디스는 서른

살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 모든 재산을 자신의 여동생에게 물려준다는 아버지의 유언 때문에 다음 주

월요일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 모든 재산을 진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절친한 친구이자 변호사인

잭 글로버의 도움을 받아 감옥에서 탈출하여 잭이 미리 조사해서 찾은 리디아와 갑작스런 결혼을 하지만...

 

영화 '킹콩'의 원작자로 유명한 에드거 월리스의 작품은 '수선화 살인사건'을 읽어봤는데 딱 1920~

1930년대 시절의 고전 미스터리의 전형을 만나볼 수 있었다면 이 작품은 제목부터 뭔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대부분의 고전 미스터리가 작가가 각종 트릭으로 꽁꽁 숨겨둔 범인을 맞추는 재미가 주된

목적이라면 이 책에선 처음부터 악당의 정체를 대놓고 보여주면서 악당이 어떤 짓을 하는지를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게 만든다. 우리가 즐겨보는(?) 전형적인 막장드라마의 컨셉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진에게 모든 재산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빚에 쪼들리던 리디아와 급조된 결혼을

한 메레디스는 결혼을 한 직후 총격에 사망하고 리다아는 졸지에 메리디스 부인으로 미망인이 되고

만다. 어떻게 보면 전혀 모르는 남자와 잠시 결혼식만 하고 돈방석에 앉은 리디아가 로또에 당첨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메리디스와 결혼하기 위해 오던 중에도 누군가가 택시로 납치를 하는 등 메리디스의

재산을 차지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은 그녀가 이대로 재산을 리디아에게 빼앗기고 그냥 가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문제는 하루 아침에 빚쟁이에서 부호로 변신한 리디아가 여전히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는데 리디아를 메리디스와 결혼하게 만들어준 잭 글로버가 아무리

주의를 주어도 리디아는 그녀의 절대 미모와 탁월한 연기력에 홀딱 넘어가 의심을 하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악역들이 온갖 짓을 저질러도 순진한 건지 바보인지 계속 당하기만 하고 악역을 믿는 

그런 상황이 이 책에서 계속 전개되는데 리디아를 죽이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실행에 옮기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딱 어울리는 제목을 단 것 같았다. 리디아를 지키기 위해 잭 글로버는 재그스란 노인을 리디아의 호위무사(?)로 고용하고 재그스가 부녀 악당들의 음모로부터

리디아를 지키기 위해 철벽방어를 하지만 계속된 실패에 점점 궁지에 몰린 그녀는 최후의 결단을

내린다. 그녀가 리디아를 처치하기 위해 벌이는 포기할 줄 모르는 음모와 이를 전혀 눈치도 못채는

답답한 리디아, 리디아를 지키기 위한 잭과 재그스의 분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작품이었는데

마지막까지 자신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그녀의 모습에 경의(?)를 보낼 수밖에 없던 색다른

매력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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