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묻힌 거짓말 마틴 베너 시리즈
크리스티나 올손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6개월 전 5명을 죽인 연쇄살인 혐의를 받던 사라 텍사스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을 한 후 기소되었다가

잠시 풀려난 틈을 타 자살을 하고 사건이 종결되었는데 사라 텍사스의 오빠라는 바비가 변호사 마틴

베너를 찾아와서 여동생이 무죄이니 사건을 맡아 달라고 부탁한다. 긴가민가 하면서도 사건에 관심이

갔던 마틴 베너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사건에 빠져들면서 오히려 본인이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흔히 추리소설 하면 시조라 할 수 있는 에드거 앨런 포와 엘러리 퀸 등이 포진한 미국과 셜록 홈즈를

낳은 코넌 도일과 미스터리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 등을 보유한 영국이 양대산맥이었고 가까운

일본까지가 거의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를

필두로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 등이 인기를 끌면서 언제부터인가 북유럽이 대세가 되었다.

이제 북유럽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을 자주 만나볼 수가 있게 되었는데 이 책의 저자 크리스티나

올슨에겐 '스웨덴 범죄소설의 여왕'이라는 호칭이 붙어 있어 충분히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연쇄살인범으로 몰렸던 여동생이 자살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오빠의 의뢰를 받은 변호사

마틴 베너가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미국과 스웨덴을 넘나들며 무려 5명을

죽인 혐의를 받는 사라 텍사스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수 있는 단서인 버스표와 일기장을 가지고 

조사를 시작한다. 사건을 의뢰한 오빠라는 남자가 뭔가 더 많은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하면서도 호기심만

자극하는 말을 남기고 사라지자 마틴 베너가 나름 동분서주하면서 여러 가지 사실들을 확인하지만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사라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뭔가 의심이 가는 정황들이 있지만 확실한 단서를

찾아내진 못한다. 사라 본인이 스스로 자백을 했기에 왠지 마이클 로보텀의 '산산이 부서진 남자'

'내 것이었던 소녀'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도 들었다. 진도가 안 나가고 커다란 벽에 막힌 듯한 상황에서

조사를 그만두려 할 때쯤 사라가 무죄라고 주장하던 사라의 친구와 사라의 오빠가 뺑소니 사고로

죽게 되고, 심지어 뺑소니를 친 차량이 마틴 베너의 차로 밝혀지면서 마틴 베너가 오히려 범인을

몰리게 된다. 결국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마틴 베너는 여자친구인 루시와 함께 미국으로 날아가

사라의 흔적을 본격적으로 찾아나서는데...

 

사라 텍사스의 사건에 연루되었다가 개인적으로 커다란 위기에 봉착하는 마틴 베너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쓸데없는 호기심을 보이면 큰 코 다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일에 굳이 안 나서도 되는데

왠지 모를 궁금증과 찝찝한 느낌에 사건에 뛰어들었다가 살인용의자로 몰리기도 하고 딸처럼

키우는 벨이 납치당하는 등 마틴 베너가 사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운 생각도 들었는데

그러면서도 과연 사건의 진실이 뭔지 꼭 파헤쳐주었으면 하고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양파처럼 까면 깔수록 충격적인 사실들만 드러나고 과연 마틴 베너가 상대할 수 있는 적수인지

의문이 들었다. 점점 거대한 진실이 드러날 듯한 순간 어이없게 막을 내려버려서 뒷맛이 개운하진

않았는데 이 책이 마틴 베너 시리즈의 1편에 해당한다고 하니 아마 2편에서 후련한 정답을 알려주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북유럽 출신 미스터리 작가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또 한 명의 믿고 볼 수 있는

작가가 생긴 것 같다. 꽉 막혔던 체증이 속 시원하게 내려가게 해줄 2편을 빨리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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