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편의 그림 동화의 핵심장면을 조각으로 표현한 책

뼈들이 노래한다 - 숀 탠과 함께 보는 낯설고 잔혹한 <그림 동화>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숀 탠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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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하면 '인어공주' 등으로 유명한 안데르센과 '헨젤과 그레텔' 등을 남긴 그림 형제가 떠오르는데 

그림 형제는 그 명성에 비해 작품과의 연결이 잘 되지 않는 편이다. 어릴 때는 성이 Grimm이다 보니

그림으로 그린 동화를 쓰는 형제인가 하는 엉뚱한 착각도 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림 형제에 대해

제대로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야코프 그림과 빌헬름 그림이 민담과 동화를 수집하여 모은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라는 책이 큰 인기를 끌면서 그들이 원했던 순수 문헌학자로서의 명성보다

동화작가로 더 각인되고 말았는데 이 책에선 그 중 총 75편의 얘기 중 핵심 부분만을 따와 이를 인상적인

조각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실 본문에선 정말 간략하게 각 동화마다의 서너 문장만 싣고 있어서 과연 무슨 동화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책의 끝부분에 실린 '그림 동화 더 읽어 보기'를 먼저 보고 나서 본문을 보니 어떤

동화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왜 이런 조각이 나오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개구리 왕자'를 시작으로

'헨젤과 그레텔' 등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들이 대거 수록되어 있었는데, 얼마 전에 봤던 '거울 속 외딴 성'

에서도 '빨간 모자'와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를 헷갈리게 트릭으로 사용했지만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이 책을 보니 확실히 기억이 떠올랐다.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라푼첼'을 비롯해 '신데렐라',

'브레멘 음악대', '잠자는 숲속의 공주', '백설 공주' 등 누구나 동화책에서 봤던 대부분의 얘기들이

그림 형제의 작품임을 제대로 알게 되었는데 흥미로운 점은 애초에 원작들은 동화라고 하기엔 좀

지나치게 잔인하고 섬뜩한 내용들로 가득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아동용으로 만들면서 불편한

부분들을 다듬었음에도 여전히 소름 돋는 부분들이 없지 않았다. 각 작품의 핵심 장면들을 이 책의

저자인 숀 탠이 독특한 조각으로 표현했는데 각 작품의 핵심 이미지가 압축적으로 표현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물론 그림 형제들의 동화를

제대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그림 동화의 진면목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