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 가슴 설레는 일 - 디즈니랜드 야간 청소부의 감동실화
가마타 히로시 지음, 임해성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저는 한의사입니다. 현재 한방병원에서 봉직의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의학 좋아합니다. 침과 약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즐겁고 보람있는 일입니다. 내년에는 개원을 하고 싶습니다. 멋진 한의원을 만들어서 키워가고 싶습니다. 아주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습니다. 문화생활도 좋아합니다. 책, 영화, 음악, 미술 순으로 좋아합니다. 특히 책을 많이 좋아합니다. 글쓰는 것도 즐겁습니다. 저의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무언가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댓글 하나하나 좋아요 하나하나가 감사합니다.  


 저를 가슴 설레게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상주의자, 몽상가입니다. 가끔 허공에 붕 떠서 발 밑을 간과하곤 합니다.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한의학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한의학의 과학화를 꿈꿉니다. 사실 이것들은 저를 가슴 설레게 하는 일이지만 간절히 원하는 일은 아닙니다. 그냥 편하게 책이나 실컷 읽으며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공부나 독서가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보람되고 즐거운 일입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당장은 열심히 한의학 공부를 해서 실력을 키우고 환자 한 분 한 분 치료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 한 권 한 권을 즐겁게 읽는 것도 포함해서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자본주의는 우리를 노동으로부터 소외시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완성품을 만들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총괄해서 책임지지 않습니다. 효율을 위해 노동은 분업화됩니다. 어떤 사람은 타이어만 만들고 어떤 사람은 문짝만 만듭니다. 타이어를 만드는 사람은 하루 종일, 매일 타이어만 만듭니다. 그 사람은 아무리 많은 타이어를 만들어도 그리 보람되지 않습니다. 단순 노동의 반복, 단순 업무의 반복이 일하는 사람의 감정을 무디게 합니다. 우리 가슴 속의 예술적 본능을 마비시킵니다. 


 아이들은 즐겁게 놉니다. 모든 일이 새롭습니다. 같은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합니다. 흙을 가지고 모래성을 쌓고 놀아도 즐겁습니다. 항상 새로운 모래성을 만듭니다. 만들 때마다 더 나은 모래성을 만듭니다. 모래성 쌓기가 지겨우면 술래잡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 놀이는 무궁무진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떻게 노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때는 저렇게 하루 종일 해가 져서 어두워질때까지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안타깝께도 우리는 자본주의 분업 사회에 맞게 진화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겐 새로운 일, 의미있는 일, 즐거운 일, 보람있는 일을 해야 도파민(쾌락호르몬의 일종)이 분비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만약 타이어도 창의적으로 다른 타이어를 만들 수 있다면 훨씬 즐겁고 보람될지도 모릅니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자기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생계는 무엇보다 우선시됩니다.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이 책에서는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야간 청소부들이 등장합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원해서 청소부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디즈니랜드의 야간 청소부들도 자신이 하는 일을 부끄러워하고 만족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점차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깨달아 갑니다. 단순한 청소가 아닌 디즈니 랜드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멋진 무대를 준비하는 사전작업임을 깨닫게 됩니다. 깨끗하고 완벽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업무임을.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안전과 행복을 선사하는 일임을 깨닫게 되면서 그들도 변화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큰 일의 일부임을 더 큰 가치에 일조하는 일임을 의식하면 보람이 생깁니다. 

 하고 싶은 일은 취미로 하면 되지 않느냐? 일은 그냥 일 아니냐? 라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취미로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시간 대부분을 직장에서 우리가 하는 일에 씁니다. 그 일이 즐겁고 보람되지 않는다면 엄청난 시간의 낭비입니다. 그리고 즐겁고 재밌지 않은 일은 어느 수준이상 잘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왕 하는 일이라면 보다 즐겁고 보람있게 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우리는 우리 삶의 주인입니다. 결코 노예여선 안됩니다. 

 

 우선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와 보람, 즐거움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하는 일을 보다 빠르게 효율적, 능율적으로 잘 하도록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즐거움이 생길지 모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위해 보다 멀리 보고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필요합니다. 당신을 가슴 설레게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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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3-02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버스 안에서 읽느라 좋아요만 누르고 댓글은 지금 쓰네요.
오늘은 다른 무엇보다도 고양이라디오님의 이 솔직, 겸손, 희망적인 글이 저를 설레게 합니다 ^^
저는 음악, 책, 미술, 영화 순으로 좋아해요.

고양이라디오 2017-03-02 14:21   좋아요 0 | URL
너무 솔직한 거 같아서 마지막에 비공개로 할려고 했습니다. 본래 솔직하지 못한 성격이라...
hnine 님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hnine님 댓글 덕분에 저도 설레네요ㅎㅎ 음악을 가장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음악과 미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자주 듣고 싶습니다^^

cyrus 2017-03-02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이 한의학 업계에 종사하시는군요. 고양이라디오님과 가까이 지내면 아플 때 상담할 수 있겠어요. ^^

고양이라디오 2017-03-02 14:23   좋아요 1 | URL
비밀댓글이나 방명록에 여쭤보시면 지금도 얼마든지 상담해드리겠습니다^^

cyrus 2017-03-02 14:3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제가 작년에 통풍과 유사한 증세에 고생했어요. 재발하면 따로 상담해보고 싶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7-03-02 16:49   좋아요 0 | URL
전에 cyrus님의 글에서 통풍 관련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식이법을 잘 실천하고 계시더군요ㅎ 술과 과식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