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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고 앉아있네 2 - 외계 문명과 UFO는 있다? 없다? ㅣ 스낵 사이언스 Snack Science 시리즈 2
원종우.이명현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1월
평점 :
112p의 얇은 책이다. 파토 원정우님이 진행하시는 팟캐스트 방송 <과학하고 앉아있네>외 여러 방송들을 즐겁게 듣고 있다. 내가 요즘 즐겨 듣고 있는 팟캐스트는 <지대넓얕>과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 두가지인데 둘다 강력히 추천해드리고 싶다.
이 책은 공개토크쇼 <과학같은 소리하네> 1회 편에 방송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옮겨 담았다. 천문학자 이명헌 박사님과 파토원정우씨가 나눈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에 대한 과학적 내용을 다루고 있다.
책과 팟캐스트를 비교하자면, 서로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책은 좀 더 집중해서 단시간에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 같고, 팟캐스트는 좀 더 생생하게 두사람이 나누는 이야기를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팟캐스트의 장점은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보통 운전을 하거나 걷거나 할 때 듣는다. 팟캐스트에서의 유머나 대화의 뉘앙스는 책에서는 깔끔하게 제외되었다. 책은 쓸데없는 이야기나 군더더기를 제외하고 좀 더 깔끔한 대담방식으로 재편집되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오히려 실제 대화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얇은 책이지만, 외계지적생명체 탐사의 역사와 현재상황, 그리고 탐사방법과 외계인에 대한 고찰까지 충실하게 많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나도 이런 주제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요즘 SF를 보면 외계인이 참 많이 등장한다. 무협과 판타지에서 이제는 SF로 시대의 흐름이 넘어온 것 같다.
외계인은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어디에 얼만큼 존재할까? 어떤 모습, 어떤 문명을 건설했을까? 외계인은 지구를 방문했을까? 이명현 박사님의 견해는 사뭇 현실적이다. 외계인은 어딘가 먼 곳에 존재할 것이다. 우주는 너무도 광활하고 크다. 굳이 변방의 지구라는 행성에 외계인이 방문할 이유가 있을까?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먼저 방문한다면 분명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앞선 문명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그렇게 큰 관심을 기울일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인간들 중에서도 흰개미나 침팬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아무리 앞선 문명이라도 분명 지구라는 행성과 인간이라는 종에 크게 관심을 보이는 외계인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영화 <맨 인 블랙> 처럼 인간들 틈에 섞여서 살고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실제로 노벨상을 받은 어떤 과학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나는 외계인이 지금 지구인들 틈에 섞여 살고 있다고 할지라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다." 라고.
외계인에 대해 부정적이고 두려움을 갖고 있는 과학자들,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전파를 통해 외계문명을 탐사하고 있고, 그리고 우주로 전파를 보내서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스티븐 호킹은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에 대해서 조금 부정적이다.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몇 백년만 지나면 우리의 문명도 아주 발전할 것이다. 어쩌면 정말 영생과 불멸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지금은 그런 과도기적 상황인데, 몇 백년만 조용히 지내자는 것이다. 굳이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서둘러 외계와 접촉을 시도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마치 조선의 개방정책과 쇄국정책의 대립을 보는 듯 하다. 아니면 자유개방무역과 보호무역을 대립을 보는 듯도 하다.
우리는 알고 싶다.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수히 많은 외계문명이 함께 하는 것인지. 솔직히 나도 영화 <콘택트>에 나오는 대사처럼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존재한다면 정말 공간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생각이지만. 우주의 초기 물리상수값 중 하나만 현재 우리우주와 조금이라도 달랐다면 우리 우주에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머, 이것 역시 본말이 전도된 생각이긴 하지만.
언젠가, 정말 언젠가는 우리가 지구를 벗어나고 태양계를 벗어나고, 우리 은하를 벗어날 수 있을까? 다른 외계문명과 교류하면서 항성간, 은하간 여행을 하는 시대가 올 수 있을까? 아 그런 시대가 온다면, 얼마나 가슴이 벅찰까? 하지만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만약 그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면서 살 것도 같다. 마치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비행기와 기차, 자동차를 타고 지구 곳곳을 누비며 여행하는 우리가 그 신비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