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두번째 읽었다. 첫번째 읽을 때 시간이 부족해서 정독을 하지 못해서 언젠가 다시 읽어야 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팟캐스트 <빨간책방>에서 이 책을 다룬 내용을 듣고, 보고 싶어져서 다시 읽게 되었다.
요즘 팟캐스트<빨간책방>을 듣고 있다. 팟캐스트 <지대넓얕>을 다 들어버려서 하는 수 없이 '빨책'을 듣고 있는데,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 시간대비 효율이 낮다. '지대넓얕'은 시작과 동시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끝날 때까지 집중도가 높은데, '빨책'은 듣다가 참 스킵하고 싶을 때가 많다. 광고라던가, 독자리뷰라던가, 등등 스킵하고 싶을 때가 많다. 물론 좋을 때도 있지만, 아쉬움이 더 크다.
'지대넓얕'을 들으면서 사실 '지대넓얕'의 가장 큰 장점은 채사장의 드립과 유머라고 생각했었다. 채사장이 없다면 '지대넓얕'의 재미는 분명 반으로 줄 것이다. '빨간책방'의 가장 큰 문제는 유머가 나에게 너무 재미없다는 것이다. 코드가 나랑 안맞는다. 하지만 책 읽으면서 그냥 지나쳤거나 몰랐던 부분들을 많이 알게 해주고, 책을 한 번 더 읽고 복습한다는 의미에서 좋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책 이야기를 하자면, 이 책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 대한 현황보고 및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다. 알다시피, 현재 지구상에는 음식이 넘쳐난다. 지금 인구의 2배는 먹여살릴 수 있는 양이 생산되고 있다. 한 쪽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고 사람들은 갈수록 뚱뚱해지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5초당 한 명씩 사람들이 기아로 죽어간다. 기아의 굶주림으로 인한 죽음의 고통에 대해 우리는 오해를 하고 있다. 배고픔으로 인해 의식이 흐려져서 점점 서서히 고통없이 죽어간다고. 사실은 기아로 인한 죽음은 그렇게 낭만적이지도 편안하지도 않다. 최근에 본 책(<내가 걸은 만큼만 내 인생이다>)에서 국회의원 심상정씨의 글이 생각난다. 심상정씨도 단식투쟁을 해봤다고 했다. 3~4일째가 되니깐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없었다고 했다. 배고픔으로 인한 고통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격렬하다. 그리고 참혹하다. 저자는 쥐나 벌레를 잡고 해맑게 웃는 어린아이의 웃음을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책은 꼭 읽어야 할 책 중에 하나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구호단체에 기부를 해도 중간에 가로채는 놈들도 많고, 그리고 국가의 구조적인 문제나 근본적인 세계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저자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단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혹자는 또 이렇게 물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우리나라도 굶어죽어가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랑 상관도 없는 세계에 왜 기부를 해야하냐고? 저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생명의 가치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동일하다고.
우리는 좀 더 세계의 기아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부터 잘 실천해야겠다.
아! 중요한 이야기를 빼먹을 뻔 했다. 이 책은 굉장히 읽기 싶다. 술술 읽힌다. 책도 얇다. 저자가 자신의 아이가 하는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이라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쉽게 이야기해준다. 무겁지 않다. 그리고 책에 담긴 이야기도 굉장히 아름답고 낭만적이다. 가끔 지글러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한 편의 소설 속 한 장면같다. 그리고 실화가 가진 묵직함은 진실성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