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새로운 지식을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시대와 문명을 초월해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노예제도를 유지하며 잔인하게 행동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인간을 소유하는 제도가 그렇게 폭넓게 수용되었던 이유는 무엇일가? 그리고 대체 무엇이 바뀐 걸까? 

 2가지 가설을 놓고 살펴보자.


 첫 번째 가설: 잉글랜드와 뉴잉글랜드에 주로 살던 한 무리의 백인 노인들이 갑자기 각성해 '노예제도는 잘못된 것이며 철폐되어야 한다' 는 걸 깨달았다. (중략)


 두 번째 가설: 이런저런 기술의 발전 덕에 보다 윤리적인 사람이 되는 게 쉬워진다면 어떨까? (중략)


 영국이 노예제도를 가장 먼저 폐지한 국가라는 사실은 그저 우연일까? 다른 나라들보다 일찍 산업화를 거쳤고 노예무역으로 직접적 수혜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 어쩌면 영국의 노예제 폐지와 관계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이미 산업화를 이룬 미국 북부가 노예제도를 금지한 데 반해 농업에 의존했던 남부의 경우 그 끔찍한 관행을 유지하기 위해 싸웠다는 건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역사와 문화를 초훨해 많은 이가 인간이 인간을 소유해도 괜찮다고 자신을 설득시켰다. 그런데 그렇게 수천 년간 지속되어온 사악한 관행이 왜 갑자기 산업혁명 직후에 사라지기 시작한 걸까? 

-p160~161


 노예제도의 역사는 사회에서 합법적인 것으로 용인되는 윤리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극단적 예다. 새롭게 등장한 기술들은 우리에게 여러 선택권을 주고, (중략)                                     -p163



 저는 노예제도에 관한 위 글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책은 기술의 발전이 윤리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주장을 다양한 근거들을 통해 일관되게 보여줍니다. 그 사례 중 노예제도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저도 항상 궁금했습니다. 과거 사람들은 노예제도에 대해 어떠한 위화감도 느끼지 못했던 걸까하고요. 아무리 훌륭한 인격자나 훌륭한 위인이라도 노예제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의아한 일입니다. 저는 사상의 발전이 우리의 인식을 각성하고 윤리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두 번째 가설이 더욱 타당해보입니다. 기술의 발전, 산업혁명이 노예제도의 뿌리를 뽑았다는 가설입니다. 



 우리는 현재의 기준으로 과거의 윤리를 판단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혼자서 다른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오판합니다. 여기에 대한 따끔한 지적이 있습니다. 


 매튜 밀러의 트윗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당신이 1930년대 독일이나 (1960년대)

 미국 인권운동 시기에 있었다면 뭘 했을지 궁금해한 적이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축하한다. 그때 했을지 모르는 그 일을 

 지금 당신은 하고 있으니까."

-p171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윤리적 문제를 놓고 토론할 때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자세에 대해 말합니다. 


  오늘날 여러 윤리적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절대주의를 버리고 하나의 개념으로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좌파 아니면 우파라는 정치적 이분법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개념, 또 세대와 세대사이, 인종과 인종 사이, 종교와 종교 사이에서 우리가 벌이고 있는 문화전쟁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바로 이 개념, 겸손 말이다. -p181


 


 그러나 어떤 종교든 힘만으로는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종교는 자기 추종자들의 운명을 개선할 때에만 번성한다. 

-p190 


 아래에서는 이슬람이 어떻게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한 설명들이 나옵니다. 이슬람은 개인 위생, 음식 위생에 대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예전부터 음식에 대한 종교적 관습의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해소되었습니다.


 

  좋았던 부분이 상당히 많았던 책입니다. 오늘 글은 이만 줄이고 다음 글로 마지막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좋은 책입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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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2-10-13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인 노예제도와 관련된 글이라 흥미있게 잘 읽어 봤습니다. ^^
인류역사에 노예제도가 없었던 시기가 딱 두 번 있었는데 바로 지금 현재와 헬레니즘 시대였다라고 합니다. (이 주장에 따르면 향후 노예제도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도 있는 것 같습니다),
두 시대 공통점은 자유인이라 주장하는 개인을 고용하여 부리는 일이 의식주를 지급하며 노예를 부리는 것보다 훨씬 더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하던데요. ㅎ
결코 윤리적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10-14 10:17   좋아요 0 | URL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결국 문제는 역시 비용, 돈이군요!

헬레니즘 시대에는 노예제도가 없었다니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