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된 장소에서 언더그라운드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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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하루키 책을 읽었다. <약속된 장소에서>는 처음 읽는다. 하루키의 거의 모든 책을 읽었는데 <언더그라운드>와 <약속된 장소에서>는 좀처럼 읽히지 않았다. <언더그라운드>가 1편이고 <약속된 장소에서>는 언더그라운드 2편이다. 하지만 두 책은 다른 책이니 순서 상관없이 읽어도 된다. 


 <언더그라운드>는 옴진리교에 의한 지하철 사린 사건의 피해자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약속된 장소에서>는 옴진리교의 신자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지하철 사린 사건이란 1995년 3월 20일 오전 8시 도쿄 지하철에서 벌어진 사건을 말한다.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누군가 치명적인 사린 가스를 살포했다. 13여명이 죽고 55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위키백과 참조), 현재까지 기준으로 일본에서 벌어진 최악의 대량살인사건이다. 교주 포함 실행범 7은 2018년 7월6일 사형이 집행되었다.


 <언더그라운드>에는 그 날의 아수라장이 담겨있다. 일반인들의 눈으로 본 그 날의 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나는 <언더그라운드>를 몇 번이나 도전했지만 완독을 못했다. 1/3 쯤 보면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 같아진다. 이번에는 좀 더 몰입해서 읽어봐야겠다. 


 <약속된 장소에서>는 훨씬 쉽게 완독했다. 아주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다. 책의 페이지도 <언더그라운드>의 1/2~1/3 정도라서 부담도 없고 금방 질리지도 않았다. 8명의 인터뷰어들의 사례가 훨씬 다양했다. 


 나는 평소에 종교에 관심이 많다. 사람들이 왜 종교를 믿는지에 대해 궁금하다. 이 책을 보고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어 좋았다. 왜 사람들이 옴진리교라는 이상한 종교에 빠져들었는지 궁금했었는데 이 책 덕분에 의문이 많이 풀렸다.


 인간의 상상의 질서를 믿는 동물이다. 그게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상상의 질서가 없다면 이 세상은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하라리는 우리가 믿는 것이 상상의 질서라는 것을 인식하고 '고통' 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악' 이고 잘못된 일이다. 상상의 질서와 '고통' 이 서로 대립한다면 우리는 '고통' 에 주목해야 한다. 그랬다면 사린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대의를 주장하며 남에게 고통을 전가해온 인류의 역사가 끊기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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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03-22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하루키 책 중, 이 두 권 정말 좋았어요. 가해자와 피해자의 취재, 그 중간에 선 하루키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3-22 13:19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은 이 두 권이 정말 좋으셨군요^^ 저도 어서 <언더그라운드> 읽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3-22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더그라운드>만 읽어봤는데 <약속된 장소에서>가 더 흥미롭군요 ㅋ 저도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할거 같아요~!! 하루키는 언제나 좋은거 같아요 ^^

고양이라디오 2022-03-22 13:25   좋아요 1 | URL
저 <언더그라운드> 막 주문했어요!ㅎ 저는 개인적으로 <약속된 장소에서>가 훨씬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