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가네코 미스즈) 소화 펴냄, 2006.2.21.



  시란, 동시란, 작가가 쓰는 글이 아니다. 시도, 동시도, 마음 가득 사랑이 피어나는 사람이 쓰는 글이다.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를 읽으며 생각한다. 이 시집은 ‘동시집’이라고 하는데, 어느 모로 보면 ‘동시라는 틀’을 빌어서 쓴 글이라 할 테지만, 동시도 시도 아닌 ‘삶노래’라고 해야 알맞으리라 느낀다. 삶에서 사랑으로 피어나는 노래이고, 삶을 사랑으로 가꾸려는 노래이며, 삶이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래로구나 싶다. 오늘날 한국에서 이 책에 깃든 시처럼, 삶을 사랑으로 길어올리면서 곱게 가꾸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얼마나 되고 어디에 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본다. 한국에도 동시집이 많고 동시인이 많다지만,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같은 이야기꽃을 펼치는 사람은 참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4348.3.17.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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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가네코 미스즈 지음, 서승주 옮김 / 소화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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ドラゴンボ-ルZ神と (ムック)
集英社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드래곤볼Z : 신들의 전쟁
ドラゴンボ-ル Z 神と神, Dragon Ball Z Battle of Gods, 2013


  만화책으로 나오는 《드래곤볼》은 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극장판 드래곤볼〉은 꾸준히 새로 나온다. 〈ドラゴンボ-ル Z 神と神〉도 극장판으로 나온 드래곤볼 이야기이고, 이 만화영화는 〈신들의 전쟁〉이라는 이름이 붙는데, 일본말을 제대로 옮기자면 “신과 신”이고, 이를 다시 풀면 “님과 님”이며 “하느님과 하느님”이다. 무슨 뜻일까? 무슨 뜻인가 하면, 온별누리(은하계)를 낳은 님(하느님)이 둘 있는데, 하나는 ‘짓는 님(생명 창조 신)’이고, 둘은 ‘없애는 님(생명 파괴 신)’이라 한다. ‘온별누리’란 온(모든) 별이 있는 누리라는 소리이니, 모든 별은 ‘짓는’ 님이 지으면서, 이 별 가운데 어떤 별을 ‘없애는’ 님이 없앤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님은 별과 별 사이에만 있지 않다. 님은 우리 사이에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다르면서 모두 같은 님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못 느낀다. 아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왜 느끼지도 못하고 생각조차 하지 않을까? 바로 사회의식이 이를 안 바라기 때문이다. 정치와 경제와 문화 같은 곳에서 모든 권력을 거머쥔 이들은 ‘언제나 님이면서 사랑’인 사람들이 스스로 깨닫지 못하기를 바라고, 스스로 깨닫지 못해서 스스로 제대로 바라볼 줄 모르기를 바랐다. 그래야, 사람들을 종으로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저 스스로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때에는 모든 것이 멈춘다. 모든 것이 멈추면서 새롭게 흐른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서, 좋음도 나쁨도 아닌, 오직 고요하면서 가없는 몸짓인 삶이 된다.

  〈님과 님(신들의 전쟁)〉에 나오는 ‘없애는 님(파괴신)’을 다시 생각해 본다. 만화영화를 보면 ‘파괴를 해야 창조가 된다’는 말이 살짝 나온다. 부수지 않으면 새로 지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만화영화에서는 ‘부수다(없애다, 파괴)’라는 말이 나왔으나, 곰곰이 따지면, ‘부수다’라기보다는 ‘하나에서 새로운 하나가 나올 수 있도’록, ‘낡은 나를 버리라’는 뜻이다. 낡은 나를 버릴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새로운 나가 설 수 있다. 그래서, ‘파괴에서 창조가 나온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짓는 님’과 ‘부수는 님’은 남남이 아니다. 한몸이자 한마음이다. 이를 헤아릴 수 있으면, 〈님과 님〉에서 손오공은 언제 어디에서나 스스로 ‘사이아인 님’이 될 수 있고, 손오공뿐 아니라 베지터도 ‘사이아인 님’이 될 수 있다.

  샛노란 물결일 때에는 여느 때에는 내지 못한 놀라우면서 새로운 힘을 쓸 수 있다. 그래서 ‘여느 사이아인’ 울타리를 넘어서면 샛노란 빛(금빛)으로 바뀌는데, 이때에는 ‘뭇느낌(감정)’이라는 것을 끌어안는다. 그래서 샛노란 빛으로 ‘빨간 빛’인 파괴신과 맞서면 제대로 된 힘을 내지 못한다. 파괴신과 맞설 수 있으려면, 스스로 ‘새로운 님’이 되어야 하고, 이 님은 파괴신과 똑같이 ‘빨간 빛’이다. 까만 빛에서 샛노란 빛으로 거듭난 다음, 이 빛을 모두 털어서 파란 빛으로 온몸을 새롭게 감싼 다음 태어나는 빨간 빛이라고 할까. 우리 몸에 빨간 피가 흐르는 까닭도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제대로 느끼거나 바라보는 사람이 드물고, 이를 제대로 말하거나 밝히려는 사회의식은 하나도 없을 뿐이다. 4348.3.17.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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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56. 2015.3.7. 햇볕순이



  우리 집 책순이는 햇볕을 쬐면서 책을 읽으면 훨씬 즐거운 줄 안다. 생각이 아닌 몸으로 안다. 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면 으레 마당으로 나가서 평상에 앉거나 엎드린다든지, 섬돌 둘레에 앉아서 책을 펼친다. 머리로는 이야기를 먹고, 몸으로는 햇볕을 먹으며, 마음으로는 꿈을 먹는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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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137. 봄꽃과 겨울꽃



  봄에 피어나기에 봄꽃입니다. 겨울에 피기에 겨울꽃입니다. 봄에는 따스한 봄볕을 쬐고 보드라운 봄바람을 쐬면서 봄꽃이 핍니다. 겨울에는 차갑고 거친 볕과 바람을 맞아들이면서 겨울꽃이 핍니다. 그런데, 봄꽃이 가끔 겨울에도 핍니다. 그러면, 이 봄꽃은 봄꽃이 될까요, 겨울꽃이 될까요. 한겨울에 꽃송이를 내미는 이 꽃한테는 어떤 이름을 붙여 주어야 할까요.


  봄에 피어나는 꽃이 가을에도 피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민들레꽃은 봄민들레와 가을민들레가 있습니다. 봄철 가운데 아주 이른 봄에 피는 꽃은 겨울 막바지부터 꽃송이를 내미는데, 이 봄꽃은 가을이 저물고 겨울로 접어드는 철에도 피기 일쑤입니다. 겨울이 저무는 봄과 겨울로 다가서는 가을은 볕과 바람과 날씨가 엇비슷하거든요. 게다가, 이 들꽃이 겨울 첫무렵에 처음 꽃송이를 내밀면, 한겨울을 지나고 봄이 올 때까지 안 시들고 씩씩하게 버팁니다. 이러면서 새봄에 다시금 꽃송이를 벌려요.


  사진이면 모두 사진입니다. 이것은 사진이고 저것은 사진이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이 사진은 어떤 사진이고 저 사진은 어떤 사진이 될까요. 우리는 두 가지 사진을 바라보면서 저마다 어떤 이름을 붙여 줄 수 있을까요. 우리가 두 가지 사진에 붙이는 이름은 사진에 걸맞을까요. 아니면, 우리는 두 가지 사진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채 섣불리 이름을 붙이지는 않을까요. 게다가, 두 가지 사진은 서로 다르면서도 같고, 서로 멀리 떨어진 듯하면서도 늘 어깨동무를 할 수 있어요. 이때에 우리는 두 가지 사진을 어떤 눈길로 바라보아야 할까요.


  문화나 예술은 똑 떨어진 채 있지 않습니다. 이것만 문화이고 저것만 예술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문화가 되는 문화는 없고, 오직 예술이 되는 예술은 없습니다. ‘전문 문화’나 ‘전문 예술’이란 없습니다. 삶이 있을 때에, 삶은 삶이면서 문화가 됩니다. 삶이 있기에, 삶은 삶이면서 예술이 됩니다.


  사진은 언제나 사진이면서 삶입니다. 사진은 늘 사진이면서 사랑입니다. 사진은 노상 사진이면서 꿈입니다. 봄꽃이 봄꽃이면서 겨울꽃이듯이, 사진은 사진이면서 새로운 숨결로 거듭납니다. 4348.3.16.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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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말 넋 삶 (2015.3.4.)



  요즈음 ‘말 넋 삶’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쓰는 글이 있다. 내가 참으로 어릴 적부터 하려고 하던 일 가운데 하나인데, ‘한국말로 생각을 북돋아 삶을 이야기하기’를 다루는 글이다. 오늘날 지식인이 쓰는 말대로 하자면 ‘한국말로 철학하기’인 셈이다. 이 글을 날마다 즐겁게 쓰려는 뜻으로 그림을 그린다. 말과 넋과 삶이 어떤 숨결이고 바람인가를 떠올리면서 그림을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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