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2.


《아빠의 기타》

 마르퀴스 말테 글/윤경 옮김, 크레용하우스, 2010.12.8.



이른아침에 땅가늠(토지측량)을 하러 온다고 알린다. 쉬지 못 한 채 일어나서 한참 지켜본다. 시골에서는 서로 땅을 주거니받거니 알맞게 나누어서 살아왔기에, 오늘날 ‘경계측량’하고 안 맞는다. 땅가늠은 군청에서 ‘온마을을 통틀어서 함께 해야’ 할 텐데 싶다. 오늘 뽕꽃을 톡 훑는다. 이튿날 부천에 다녀오고서 신나게 더 훑자고 생각한다. 뽕꽃내음을 가만히 담는다. 뽕잎도 뽕알(오디)도 숨결이 같다. 《아빠의 기타》는 꽤 잘 나온 글자락이라고 느낀다. 아이 곁에서 나누고 싶은 사랑을 하나하나 되짚는 어버이 마음이 잘 묻어난다. 그런데 벌써 판이 끊겼구나. 우리나라에서는 못 읽힐 만한 글꽃일는지 모른다. 아이어른이 서로 깊이 아끼고 넓게 돌보면서 새롭게 짓는 사랑을 보금자리에 심는 줄거리를 눈여겨보지 않는달 수 있다. 우리나라를 보면, ‘사랑’이 아닌 ‘살섞기’가 넘치는 글판(문학계)에 보임판(영화계)이다. ‘사랑’이 아닌 ‘사랑척’이 팔리는 나라이다. 누구나 사랑에 참하면서 슬기롭게 눈을 뜬다면, 모든 허울과 껍데기와 거짓이 눈녹듯 사라질 테니, 사람들 스스로 사랑에 눈을 못 뜨기를 바라는 굴레가 거세구나 싶다. 사랑은 얼굴이나 몸매나 옷차림이 아니다. 사랑은 오직 ‘사랑’이라는 빛씨앗이다.


#LechelleDeGalsgow #MarcusMalt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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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1.


《한국언어지도》

 이익섭·전광현·이광호·이병근·최명옥 엮음, 태학사, 2008.2.28.



밤 3시까지 이바구밭을 누렸다. 부산과 이 땅과 책밭과 어린이책과 그림책에 어떻게 사랑으로 마음을 기울여서 새롭게 어깨동무하는 즐거운 살림길을 열 만할까 하는 말씨앗이 흘렀다. 아침부터 낮까지 이야기를 더 누렸고, 사상나루로 건너가서 14시 25분 시외버스를 탄다. 고흥에서 내리고서 18시 30분 시골버스를 바로 갈아탄다. 씻고 옷가지를 헹구고서 우리 집 아이들하고 두런두런 수다밭을 잇는다. 이제 확 졸립다. 얼른 꿈나라로 가야겠다. 《한국언어지도》를 2016년에 장만하고서 한참 자리맡에 놓았다. 처음에는 반갑다가, 틈틈이 꺼내어 들출 적마다 “왜 삶·살림·사랑·숲을 담아내는 사투리를 묻지 않았을까?” 싶어 아쉽기만 해서 그대로 묻어두었다. 일본사람 ‘오구라 신페이’를 헤아려 본다. 이녁이 엮은 《조선어방언사전》을 틈틈이 읽는데 참 놀랍더라. 《한국언어지도》는 ‘보기좋게’ 엮기는 했으나 ‘우리말’을 헤아리는 마음이 얕은데다가 너무 먹물스럽다면, 일본사람이 엮은 《조선어방언사전》은 ‘수수하게’ 낱말을 모으면서도 사랑스럽다. 우리는 이제라도 생각해야 한다. 책상맡에서 점잖게 빼입고서 점잖은 말로 허울스러운 짓을 끝장내고서, 아이 곁에서 상냥하게 사랑으로 속삭일 말을 바라볼 노릇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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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0.


《AI의 유전자 1》

 야마다 큐리 글·그림/구자용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8.7.26.



비오는 아침에 동광동 〈문우당〉을 찾아간다. 마을 한켠에 깃든 책집은 조용하다. 사람도 쇳덩이도 뜸한 골목에 깃든 책집이기에, 시끄런 소리가 책집으로 안 스민다. 북적거리는 곳에 책집이 있어도 안 나쁘되, 조용한 마을 기스락에 책집이 깃들면 아늑하다. 거제동으로 건너간다. 〈책과 아이들〉에 닿아서 네 시간 동안 ‘이오덕 읽기 모임’을 놓고서 이야기밭을 함께 일군다. 세 사람이 여러 마음과 생각을 주고받느라 이만큼 훅 지나간 줄 몰랐다. 살짝 등허리를 펴고서 〈카프카의 밤〉으로 갔고, 20시부터 23시까지 ‘이응모임’을 꾸린다. ‘잇고 읽고 익히고 있는’ 숨빛도 들려주었지만, 함께하는 분이 모두 저마다 ‘오늘 하루’를 쪽글로 남기는 글살림도 누린다. 이러고서 〈책과 아이들〉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튿날 03시까지 또 수다밭을 이룬다. 《AI의 유전자 1》는 퍽 잘 나왔다고 여겼으나, 두걸음 석걸음 읽는 동안 “테즈카 오사무 《불랙잭》”을 흉내내다가 그쳤다고 느꼈다. 더 놀랍게 그려야 하지 않고, 서울살림(도시문명)을 굳이 나무라야 하지 않는다. 어느 줄거리로 애써 못박으려 하면서 그림결하고 얼거리가 모두 흔들리는구나 싶더라. 《블랙잭》은 바탕이 ‘사랑’인데, 《AI의 유전자》는 바탕이 ‘싫어’더라.


#AIの遺電子 #山田胡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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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19.


《백만 마리 고양이》

 완다 가그 글·그림/강무환 옮김, 시공주니어, 1994.6.20.



새벽에 옆마을로 걸으며 새소리를 마음에 담는다. 고흥읍으로 나가고, 순천으로 옮긴 뒤,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노래를 쓴다. 버스에 앉아서 그림종이에 노래를 옮겨적는다. 사상나루에서 내려 부산버스로 갈아타는데 손님이 빽빽하다. 선 채로 글꾸러미를 꺼낸다. 손님이 타고내릴 적에 한 줄씩 글을 쓴다. 보수동책골목에 닿아서 〈대영서점〉에 들른다. 책을 한 꾸러미 장만한다. 저녁에 〈곳간〉에서 ‘살림씨앗’ 모임을 이끌면서 ‘꾼’하고 ‘나’라는 낱말을 새로 풀이하면서 이야기를 편다. 《백만 마리 고양이》를 꽤 오랜만에 새로 읽었다. 1999년에 처음 읽던 때에는 미처 못 보거나 못 느낀 대목을 곱씹는다. 완다 가그 님은 1928년에 왜 이런 그림책을 선보였는지 돌아본다. 1994년 한글판 그림책이 아닌, 1928년 미국판 그림책으로 바라보아야 줄거리도 속뜻도 고갱이도 제대로 헤아릴 수 있다고 느낀다. 우리는 스스로 어떤 마음과 손길인가? 나는 오늘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살림을 짓는가? 너는 이제까지 무슨 마음으로 어떤 뜻을 편 나날인가? 우리는 서로 어떤 눈빛으로 마주할 적에 스스럼없이 사랑을 꽃피우고 심어서 가꾸는 오늘을 지을 만한가? 꿈씨를 사랑으로 심어야 비로소 꿈이 깨어난다.


#WandaGag #MillionsofCats

1928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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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18.


《그림 그리는 할머니 김두엽입니다》

 김두엽 글·그림, 북로그컴퍼니, 2021.5.4.



곁님은 마당을 치운다. 나는 집일을 한다. 호미랑 낫을 숫돌로 갈고서,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저녁에는 “두 가지 배움터”가 ‘길들이기’하고 ‘길찾기’로 갈린다는 대목을 들려준다. 앞에 붙이는 말은 ‘길’이되, 어떤 ‘마음’인가에 따라서 아주 다르게 갈린다고 얘기한다. 비가 실컷 뿌렸어도, 뿌연 먼지하고 꽃가루가 섞인 하늘이다. 먼지는 늘 날리게 마련이고, 꽃가루는 철마다 떠다니는데, 둘 다 내려앉을 흙땅이 없어서 그만 하늘에 머물고 만다. 먼지가 나쁠 일이 없다. 이제 어느 몸에서 가볍게 떨어져나오고서 흙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알갱이가 먼지이다. 흙한테 내려앉아서 빗물에 가만히 녹아들면 까무잡잡한 빛으로 거듭날 먼지이지만, 갈수록 온나라에 잿빛(시멘트)과 깜빛(아스팔트)이 넘쳐서 흙빛이 사라지니 언제나 매캐하면서 어지럽다. 《그림 그리는 할머니 김두엽입니다》를 이제 치운다. 김두엽 할머니 그림은 어쩐지 와닿지 않더라. ‘박정희 할머니’ 그림은 훅 스몄기에 무엇이 다른지 이태 남짓 돌아보았다. ‘모지스 할머니’ 그림도 안 와닿는다. 이 대목도 나란히 헤아렸다. 다 다른 붓결이라고도 하겠으나, ‘살림하는 사랑’이라는 자리가 너무 다르지 싶다. 돋보이게 그려야 할 까닭이 하나도 없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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