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별이의 발자국


징검돌에 별이의 발자국이 찍혔어요

→ 징검돌에 별이 발자국이 찍혔어요

→ 징검돌에 별이가 디딘 발자국이 찍혔어요

《마루야마 아아코/엄혜숙 옮김-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나는별,2015) 16쪽


  ‘-의’를 덜면 됩니다. “별이 발자국”이라 하면 돼요. “누나 발자국”이나 “어머니 발자국”처럼 ‘-의’ 없이 씁니다. 또는 “별이가 디딘 발자국”이나 “별이가 지나간 발자국”처럼 써 볼 만해요.


수백 마리의 말이 달리게 하여 단단히 다져진 흙 위에

→ 수백 마리 말이 달리게 하여 단단히 다져진 흙에

→ 말 수백 마리를 달리게 하여 단단히 다져진 땅에

《고영서-우는 화살》(문학의전당,2014) 13쪽


  ‘-의’만 덜어서 “수백 마리 말”로 적으면 돼요. 앞뒤를 바꾸어 “말 수백 마리”라 해도 되고요. “흙 위에”는 ‘흙에’나 ‘땅에’로 고쳐 줍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숲의 나무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 그렇지만 어느 날부터 숲에서 나무가 쓰러졌다

→ 그런데 어느 날부터 숲마다 나무가 쓰러졌다

《이은영-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행복한 재개발》(분홍고래,2015) 4쪽


  “숲의 나무들이”는 “숲에서 나무가”나 “숲마다 나무가”로 고쳐 줍니다. ‘하지만’은 ‘그렇지만’이나 ‘그러나’로 손보고, “쓰러지기 시작(始作)했다”는 ‘쓰러졌다’로 손봅니다.


한참을 하늘이의 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 한참을 하늘이가 뛰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이은영-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행복한 재개발》(분홍고래,2015) 18쪽


  ‘-의’가 아니라 ‘-가’를 붙일 자리입니다. “하늘이가 뛰는” 모습을 본다고 해야 올발라요. “바라보고 있는데”는 ‘바라보는데’로 손봅니다. 2017.1.8.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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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253 : 색色



색(色) : 1.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사물의 밝고 어두움이나 빨강, 파랑, 노랑 따위의 물리적 현상 2. 같은 부류가 가지고 있는 동질적인 특성을 가리키는 말 3. 색정이나 여색, 색사(色事) 따위를 뜻하는 말 4. [불교] 물질적인 형체가 있는 모든 존재 5. ‘색깔’의 뜻을 나타내는 말


제 색色 찾은 거라네

→ 제 빛 찾았다네

→ 제 모습 찾았다네

→ 제 결 찾았다네

→ 제 숨결 찾았다네



  ‘色’은 ‘빛’을 가리키는 한자입니다. 불교에서 따로 쓰는 ‘색’이 있다고도 하는데, 빛을 말하려 하면 ‘빛’이라 하고, 불교에서 따로 가리키는 “형체가 있는 모든 존재”를 말하려 하면 ‘모습’이라 하거나 ‘결·숨결·넋·자리’를 찬찬히 살펴서 써 볼 만합니다. 또는 ‘길·말·말씀·마음’ 가운데 하나를 골라서 써 볼 수 있어요. 2017.1.8.해.ㅅㄴㄹ



노스님 입적入寂하시고 비로소 제 색色 찾은 거라네

→ 늙은 스님 돌아가시고 비로소 제 빛 찾았다네

→ 큰스님 떠나시고 비로소 제 모습 찾았다네

《고영서-우는 화살》(문학의전당,2014) 1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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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948 : 말이 없고 과묵



말이 없고 과묵했던

→ 말이 없던

→ 말이 없이 있던

→ 조용했던

→ 조용히 있던


과묵하다(寡默-) : 말이 적고 침착하다



  “말이 적다”를 가리키는 ‘과묵하다’입니다. “말이 없고 과묵했던”이라 하면 “말이 없고 말이 적던”이라는 뜻이니 아리송합니다. 겹말 얼거리예요. “말이 없던”이나 “말이 적던” 가운데 하나만 쓰든지 “말이 없이 있던”이나 “조용히 있던”으로 손볼 노릇이에요. “말이 없고 차분했던”이나 “말이 없고 얌전했던”으로 손보아도 되고요. 2017.1.8.해.ㅅㄴㄹ



평소 말이 없고 과묵했던 사람

→ 여느 때 말이 없던 사람

→ 으레 말이 없던 사람

→ 언제나 조용히 있던 사람

《고영서-우는 화살》(문학의전당,2014) 6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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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947 :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



무허가 판자촌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해결책

→ 무허가 판잣집을 정부 나름대로 줄이려는 풀이법이었지

→ 무허가 판잣집을 정부 나름대로 줄이려는 수였지

→ 무허가 판잣집을 정부 나름대로 풀어 보려는 수였지


해결(解決) : 제기된 문제를 해명하거나 얽힌 일을 잘 처리함

해결책(解決策) : 어떠한 일이나 문제 따위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

풀다 : 3. 마음에 맺혀 있는 것을 해결하여 없애거나 품고 있는 것을 이루다 4. 모르거나 복잡한 문제 따위를 알아내거나 해결하다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이란 무엇일까요. ‘해결’이라는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해결하려는 대책”이나 ‘해결책’으로 손질할 노릇입니다. 이 한자말이 아니어도 넉넉하다면 ‘풀이법’이나 “풀어 보려는 수”로 손볼 수 있어요. 한국말사전은 ‘풀다’를 ‘해결하다’로 풀이하니 얄궂습니다. ‘해결하다 → 풀다’로 적은 뒤에, ‘풀다’를 알맞게 다루는 얼거리로 한국말사전을 바로잡아야지 싶어요. 2017.1.8.해.ㅅㄴㄹ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는 무허가 판자촌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해결책이었지

→ 엄청나게 늘어나는 무허가 판잣집을 정부 나름대로 줄이려는 풀이법이었지

→ 엄청나게 늘어나는 무허가 판잣집을 정부 나름대로 줄이려는 수였지

《이은영-미래로 가는 희망 버스, 행복한 재개발》(분홍고래,2015) 2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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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946 : 다혈질이라 욱하다



욱하는 성질이 엄청나서 다혈질 중의 다혈질이다

→ 엄청나게 욱하는 성질이다

→ 엄청나게 욱한다


욱하다 : 앞뒤를 헤아림 없이 격한 마음이 불끈 일어나다

다혈질(多血質) : [심리] 감정의 움직임이 빨라서 자극에 민감하고 곧 흥분되나 오래가지 아니하며, 성급하고 인내력이 부족한 기질

발끈하다 : 1. 사소한 일에 걸핏하면 왈칵 성을 내다

왈카닥거리다 : 6. 갑자기 격한 감정이나 기운 또는 생각이 자꾸 한꺼번에 치밀거나 떠오르다



  갑자기 북받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불끈 하고 일어서거나 왈카닥 하고 일어서는 사람이라 할 텐데, ‘욱하다’라는 낱말로 가리켜요. 이를 한자말로는 ‘다혈질’로 나타내요. “욱하는 성질이 엄청나서 다혈질 중의 다혈질”이라 하면 겹말 얼거리예요. 보기글을 보면 “(무엇) 중의 (무엇)”이라는 말투가 나오는데, 이는 ‘엄청나다’고 할 만한 모습을 가리키는 번역 말투입니다. 앞에서 ‘엄청나다’라고 적은 만큼 “(무엇) 중의 (무엇)”은 덜어내도 됩니다. 단출하게 “엄청나게 욱한다”라 하면 되어요. 힘주어 말하고 싶다면 “엄청나게 욱하고 발끈하고 왈카닥거린다”처럼 비슷하면서 저마다 결이 다른 낱말을 적어 볼 수 있어요. 또는 ‘-쟁이’를 붙여 “엄청난 욱쟁이이다”처럼 쓸 만해요. 2017.1.8.해.ㅅㄴㄹ 



니나의 상사는 욱하는 성질이 엄청나서 그야말로 다혈질 중의 다혈질이다

→ 니나 웃사람은 욱하는 성질이 그야말로 엄청나다

→ 니나 웃사람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욱한다

→ 니나 웃사람은 그야말로 엄청난 욱쟁이이다

《니콜 슈타우딩거/장혜경 옮김-나는 이제 참지 않고 살기로 했다》(갈매나무,2016) 14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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