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글쓰기

 


  올해에 새로 펴낼 책에 깃들 글을 쓴다. 책이 나오기 앞서까지 아무한테도 안 보여줄 수 있으나, 내 마음은 글이 어느 만큼 무르익을 무렵 조금씩 누리집에 띄워서 사람들 생각을 들어 볼까 한다. 짠 하고 책을 내놓아도 즐겁지만, 내 고운 글벗들한테 글을 먼저 보여주면서 반갑거나 아쉽다 느끼는 대목으로 무엇이 있는가를 귀기울여 들을 수 있어도 즐거우리라 생각한다.


  아직 아무한테도 안 보여주고 홀로 담는 글을 쓴다. 아무한테도 안 보여주었으니 나만 가슴에 담는 글일 텐데, 나 혼자 이 글들을 가슴으로 건사하면서 살짝 두근두근한다. 언제쯤 이 즐거운 글을 내 글벗들한테 보여주면 재미있을까. 이 즐거운 글을 내 글벗들도 재미있게 받아들여 줄까. 4346.1.25.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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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이야기꾼 글쓰기

 


  기자는 무엇을 알아보러 다니면서 신문에 글을 쓸까 궁금합니다. 기자는 어디로 찾아다니며 신문에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왜 ‘기자’라고 하는 전문가 모임이 있어야 할까 궁금합니다.


  살아가는 결이 고스란히 말로 태어납니다. 살아가며 말하는 매무새에 따라 글이 태어납니다. 꼭 어디를 찾아가서 누구한테서 지식이나 정보를 들어야 ‘신문기사’라고 하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습니다. 생각이 있어야 말을 하고 글을 씁니다. 삶이 있어야 생각을 하면서 말을 하고 글을 씁니다. 사랑하며 즐기는 삶이 있어야 생각을 하면서 말을 하고 글을 씁니다.


  이야기로 태어나는 말이요 글입니다. 이야기 있기에 태어나는 신문이고 책이며 잔치입니다. 그러나, 신문기자는 거의 모두 도시에서 살아갑니다. 신문기자는 거의 모두 도시 한복판을 떠돕니다. 신문기자는 거의 모두 국회나 청와대나 관공서를 들락거립니다. 여느 이웃집을 찾아가는 신문기자는 거의 없습니다. 수수한 시골마을 이웃을 만나려는 신문기자는 거의 없습니다. 스스로 흙을 일구면서 하늘을 마시는 신문기자는 거의 없습니다. 집살림 꾸리며 아이들 보살피는 신문기자는 거의 없습니다.


  신문기자는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어떤 글을 읽을 수 있을까요. 신문기자는 어떤 삶을 누리는 사람일까요. 신문을 펼치는 사람들은 어떤 삶을 바라는 사람일까요. 4346.1.2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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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쉬는 글쓰기

 


  내 마음이 흔들린다 싶을 때에는 내 생각이 흔들리고, 내가 쓰는 글이 흔들립니다. 이때에는 내가 찍는 사진 모두 흔들립니다. 내가 입으로 읊는 말마저 흔들리고, 내가 짓는 밥까지 흔들려요.


  내 마음이 따사롭다 싶을 때에는 내 생각이 따사롭고, 내가 쓰는 글이 따사롭습니다. 이때에는 내가 찍는 사진 모두 따사롭습니다. 내가 입으로 읊는 말 또한 살갑게 따사롭고, 내가 짓는 밥은 구수하게 따사롭습니다.


  마음을 들려주는 글쓰기입니다. 그러나, 이에 앞서 마음을 쉬는 글쓰기입니다. 내가 어떤 마음인가 하고 차분히 돌아보면서 내 이야기 한 자락 적바림하기까지, 마음을 고즈넉하게 쉬는 글쓰기입니다. 빨래를 하면서, 아이들을 안고 노래를 부르면서, 아이들 마당에서 뛰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면서, 밥상을 차려 아이들을 부르면서, 내 마음 차분하게 가다듬습니다. 그리고 이 마음 그대로 글 한 줄 적바림합니다.


  나부터 내 마음 넉넉하게 쉬면서 쓰는 글일 때에, 이 글을 읽을 사람들 마음도 넉넉하게 쉴 수 있습니다. 나부터 내 마음 슬프게 굴리거나 아무렇게나 내버릴 때에, 내 글은 슬픔에 젖고 내 글 읽을 사람도 슬픔에 젖습니다.


  사랑을 담아야 글이 됩니다. 삶을 사랑해야 글을 씁니다. 사랑을 이야기해야 글이 됩니다. 삶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한솥밥 먹는 살붙이하고 도란도란 나눌 때에 글을 씁니다. 4346.1.1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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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글쓰기

 


  날마다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으면서, 날마다 옆지기와 아이들을 새롭게 바라보니, 내가 쓰는 글은 날마다 새로울 수 있다고 느낍니다. 나 스스로 날마다 새롭게 가다듬는 마음이 아니라면, 글을 새롭게 못 씁니다. 함께 살아가는 집식구를 날마다 새롭게 바라보지 않는다면, 글을 새롭게 빚지 못합니다.


  새롭게 꿈꾸기에 새롭게 쓰는 글입니다. 새롭게 사랑하기에 새롭게 읽는 글입니다. 새롭게 살아가기에 새롭게 나누는 글입니다. 새롭게 이야기하기에 새롭게 빛나는 글입니다. 4346.1.15.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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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글쓰기

 


  시골에서 군내버스를 타려면 1000원 종이돈 늘 넉넉히 건사해야 합니다. 우리 마을에서 읍내까지 어른은 1500원, 어린이는 800원입니다. 5000원 종이돈이라면 때때로 거스름돈 받을 수 있겠지만, 10000원 종이돈으로는 거스름돈 받기 어렵거든요. 게다가, 지난 2012년 가을부터 고흥 군내버스에도 교통카드 쓸 수 있은 뒤로, 거스름돈 받기가 그리 수월하지 않아요.


  고흥 군내버스에 교통카드 쓸 수 있은 지 여러 달 뒤, 면내 편의점에 가서 교통카드를 둘 장만합니다. 하나는 어른 것, 하나는 어린이 것. 그러나, 고흥 군내버스를 타면서 교통카드 쓸 일은 드뭅니다. 교통카드 하나 사는 값도 퍽 비싼데, 교통카드에 돈을 채우려면 또 읍내나 면내 편의점에 가서 맞돈을 치러야 해요. 교통카드에 돈 채울 때에는 신용카드를 쓰지 못하고, 또 편의점 있는 데까지 가야 하니, 이래저래 번거롭습니다. 교통카드 쓰면 50원씩 에누리를 해 준다지만, 돈을 채우는 데에 들이는 품을 따지면 50원 에누리가 하나도 값싸지 않아요. 내 지갑에는 1000원 종이돈을 으레 열 장 남짓 건사합니다.


  서울 거쳐 인천으로 사흘 마실 다녀왔습니다. 서울에 있는 헌책방 두 군데 들르는 길에, 동냥돈 바라는 분을 두 분 만납니다. 나는 지갑을 열어 1000원 종이돈을 꺼냅니다. 두 분한테 1000원씩 드립니다. 나로서는 1000원 종이돈 한 장 내밀 수 있습니다. 동냥돈 바라는 분은 여러 사람한테서 1000원이든 100원이든 10000원이든 나누어 받으시겠지요.


  시골집으로 돌아오다가 생각해 보니, 시골에서도 도시에서도 1000원 종이돈 한 닢으로 버스 한 번 타기 힘듭니다. 그러면 나는 동냥돈 바라는 분한테 1000원 종이돈 한 닢 드려서는 안 되겠다 싶습니다. 두 닢씩 드려야겠다 싶습니다. 그래야 버스를 타도 한 번 타고, 길에서 무얼 사다 먹으며 사다 먹을 수 있겠지요. 참말 그래요. 지난해까지는 우리 집 전기삯을 다달이 6000∼7000원쯤 치렀는데, 어느새 물건값 껑충 올라 올해에는 전기삯 10000원 안팎으로 치릅니다. 4346.1.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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