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 보림 창작 그림책
신혜원 지음 / 보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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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75


《나의 여름》

 신혜원

 보림

 2018.8.27.



  해마다 날씨가 다르고, 철마다 바람이 다르며, 날마다 해가 다릅니다. 이 다른 기운을 어디에서나 느낄 만해요. 시골이나 숲에 깃들어야만 날씨를 읽지 않아요.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살더라도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다면, 얼핏 나뭇잎을 어루만진다면, 살몃 코끝으로 스치는 바람결에 녹아든 물기운을 헤아린다면, 우리 몸은 철철이 새롭게 깨어날 만합니다. 《나의 여름》을 펴면서 올해 여름은 어떠했나 하고 돌아봅니다. 올해이니 올해를 헤아릴 텐데, 올해이기에 다섯 해 앞서랑 열 해 앞서 여름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앞으로 다섯 해나 열 해가 흐르면 그때에는 그때대로 새삼스러운 여름을 누리면서 오늘 이해에 흐른 여름빛을 가만히 곱씹겠지요. 여름빛이라면 으레 풀빛으로 여기곤 하는데, 여름에는 하양도 노랑도 까망도 잿빛도 파랑도 어우러집니다. 빨강도 말강도 발그스름도 얼크러지지요. 서울에서는 흔히 옷빛으로 철을 말하곤 합니다만, 시골에서는 들빛으로 철을 이야기합니다. 숲에서는 풀노래로 철을 밝히고요. 풀노래란 풀벌레가 들려주는 노래이면서 풀벌레 몸빛이요, 벌나비에 멧새가 흐드러지는 길입니다. 이 모두 그림책에 담을 수 있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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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n of the Forest (Hardcover)
Beskow, Elsa / Floris Books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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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33


《Children of the Forest》

 Elsa Beskow

 Floris Books

 1910/2005.



  하늘에 구름이 한 조각도 안 보이는 날은 으레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보곤 했습니다. 별을 낮에도 보고 싶거든요. 낮에는 해빛이 세니 별빛을 모두 덮을는지 모르는데, 그래도 눈을 밝히면 낮별을 찾으려나 하고 생각했어요. 구름이 가득한 날에는 저 구름을 통통 디디면서 뛰어다니면 참으로 재미있겠다고 여겼습니다. 비로 찾아오든 바람에 녹아 축축하게 스며들든 구름을 안아 보려 했습니다. 《Children of the Forest》는 1910년에 처음 나옵니다. 2001년에 《숲의 작은 아이들》(한솔수북)이란 이름으로 살짝 나온 적 있는데, 엘사 베스코브 님은 이녁 아이를 ‘숲아이’로 뛰놀도록 돌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숲아이를 돌보는 어른이라면 ‘숲어른’일 테지요. 숲에서는 숲풀·숲꽃을 만나고 숲짐승·숲벌레하고 놀며 숲넋을 가꾸는 나날일 테고요. 오늘 우리는 어떤 아이를 곁에서 보살필까요? 오늘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 어떤 살림길을 함께 짓거나 나누거나 가꾸는 하루일까요? 숲아이는 시험공부를 안 합니다. 숲아이는 대학입시를 안 치릅니다. 숲에서는 대통령도 정치꾼도 공무원도 없습니다. 숲에서는 모두 손수 짓고 서로 나누는 사랑이 피어납니다. ㅅㄴㄹ


#ElsaBeskow #Childrenofthe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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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 싸워요 곰튼이 곰실이 쁘띠 이마주 14
오노리 엔 지음, 이연승 옮김, 하타 코시로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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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65


《이제 안 싸워요》

 오노 리엔 글

 하타 코시로 그림

 이연승 옮김

 중앙출판사

 2006.8.19.



  바람이 불 적에 바람하고 싸우려 들면 바람한테 잡아먹히기 쉽습니다. 해가 뜨거울 적에 해랑 싸우려고 나서면 해한테 녹아버리기 쉬워요. 비가 내릴 적에 비하고 싸우겠노라 하면 빗물에 휩쓸릴 테지요. 싸우려고 하면 싸먹혀요. 싸움길이 아닌 감싸려고 하는 따스한 손길일 적에는 서로 어루만지는 숨결이 됩니다. 《이제 안 싸워요》는 두 아이가 툭탁거리는 듯하면서도 언제나 함께 놀고 꿈꾸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온누리를 둘로 갈라 보자고, 서로 넘어오지 않을 두 나라를 갈라서 마음대로 지내자고 하면서 작대기 하나를 들고 길을 나선다지요. 자, 하늘을 둘로 가를 수 있나요? 물을 둘로 가를 수 있나요? 작대기로 땅바닥에 금을 죽 이으면 얼핏 땅을 가른 듯 여길는지 모르지만, 정작 땅은 안 갈려요. 이쪽이건 저쪽이건 땅은 늘 땅이에요. 그리고, 나무나 풀을 갈라 볼까요? 나무나 풀을 가르면 어찌 되나요? 죽지요. 사람을 둘로 가르면? 사람도 죽어요. 이쪽이랑 저쪽을 가르면서 혼자 옳거나 맞거나 바르다고 여기려는 눈빛은 스스로 죽고 동무를 죽이려는 바보짓이라고 할 만합니다. 함께 숨쉴 바람을, 함께 누릴 햇볕을, 함께 마실 빗물을 그려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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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벌레가 똥똥똥 - 제1회 서울서점인대회 올해의책, 2017 오픈키드 좋은 어린이책 추천, 2017 전국학교도서관사서협회 추천, 한우리 필독서 선정 바람그림책 48
윤여림 글, 조원희 그림 / 천개의바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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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61


《개똥벌레가 똥똥똥》

 윤여림 글

 조원희 그림

 천개의바람

 2016.5.10.



  ‘눈’이란 낱말을 생각해 봅니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는 어버이 눈을 바라보고, 아기는 천천히 눈을 뜨면서 둘레를 조금씩 알아봅니다. 어머니 배에서 자랄 적에는 굳이 몸눈을 뜨지 않고서도 느끼고 알아요. 어머니 몸에 깃들다가 바깥으로 나오면서 바야흐로 몸눈을 뜨고 스스로 배워야겠구나 하고 헤아립니다. 풀꽃나무가 눈을 뜹니다. 풀잎이며 꽃잎이며 나뭇잎이 새로 돋으려고 눈을 떠요. 꽃눈이며 잎눈이 싱그럽습니다. 잎눈에 꽃눈이 새롭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눈이 내립니다.  겨울이 되어 얼음빛이 된 구름은 온누리를 하얗게 덮으면서 포근하게 감싸는 숨결로 찾아듭니다. 《개똥벌레가 똥똥똥》은 말놀이를 바탕으로 말빛을 누리는 길을 들려줍니다. 재미있게 엮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살짝 아쉽다면, 굳이 ‘똥똥똥’을 노래하기보다는 ‘눈눈눈’처럼 소리는 같되 결이 다른 우리말을 짚으면 한결 나았으리라 생각해요. 재미삼거나 장난삼는 말씨, 가볍게 웃기려는 말씨도 나쁘지 않으나, 말 한 마디로 생각을 북돋우는 길을 밝힌다면, 두고두고 아이들이 노래하면서 이야기를 짓는 징검다리가 되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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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카멜레온 우리 그림책 21
윤미경 지음 / 국민서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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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62


《못 말리는 카멜레온》

 윤미경

 국민서관

 2017.11.24.



  먼먼 옛날부터 아무리 조그마한 집에서 지내더라도 아이들은 집밖에서 신나게 뛰고 달리고 뒹굴면서 놀았습니다. 어느덧 사람들이 서울 둘레에 잔뜩 몰려서 살고부터 마당을 누리는 집이 자취를 감추고, 집집마다 웬만하면 자가용을 거느리면서 ‘차댈곳’은 마련하되 ‘아이가 마음껏 뛰놀 쉼터’는 헤아리지 않는 겹겹살이로 바뀝니다. 어른은 아파트가 왜 좋을까요? 아이한테 아파트가 어울리는 데일까요? 발을 구르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데, 아이들은 발구름질도 모르는 채 자라야 하나요? 바람을 가르며 씽씽 달리면 얼마나 신나는데, 아이들은 자동차에 막혀 달리기도 못하면서 커야 하나요? 《못 말리는 카멜레온》을 넘기며 ‘요즈음은 이런 그림책을 펴내고 읽히는구나’ 싶어 어쩐지 쓸쓸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지난날까지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가 실컷 뛰놀 터전’을 마련해 놓고서 어른 나름대로 집살림을 가꾸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살찌우도록 하루를 보냈어요. 그런데 이런 집노래는 온데간데없이 ‘아파트에 스스로 몽땅 갇혀서 툭탁거리는 모습’을 그리기만 하니, 앞으로도 아이들은 아파트판에만 있어야 할는지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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