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나라 여행
앙리 갈르롱 그림, J.M.G. 르 클레지오 글, 이주희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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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77


《나무 나라 여행》

 J.M.G. 르 클레지오 글

 앙리 갈르롱 그림

 이주희 옮김

 문학동네

 2005.5.21.



  사람들은 한때 두 다리로 걸어야 나들이를 다닌다고 여겼습니다. 한때는 말을 달려야 한다고, 한때는 배를 타야 한다고, 한때는 수레를 타야 한다고, 한때는 날개를 달아야 한다고 여겼고요. 틀림없이 두 다리로도 나들이를 다닙니다. 참말로 말이나 배나 수레나 날개로도 나들이를 다녀요. 그러나 맨몸으로 어디로든 돌아다닐 만해요. 맨몸이어도 이 별을 떠나 다른 별을 다녀와요. 곁에서 나무를 보고 돌을 보면 알 만해요. 둘레에서 풀을 보고 물방울을 보면 알 만하지요. 바람을 읽고 빛을 헤아린다면 모든 숨결은 홀가분하게 어디로든 흐릅니다. 바람을 못 읽고 빛을 안 헤아린다면 틀에 갇혀 꼼짝을 못하기 마련이에요. 《나무 나라 여행》은 나무가 즐겁게 살아가며 놀고 어울리는 터를 마주하는 아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하나씩 배운 길을 들려줍니다. 나무한테는 목소리가 없을까요? 나무한테는 손발이 없을까요? 나무한테는 꿈이 없을까요? 나무한테는 놀이가 없을까요? 우리는 우리 몸뚱이만 바라보면 하나도 모르고 맙니다. 마음으로 나무를 만나 봐요. 마음으로 나무를 사귀어 봐요. 나무가 알려주는 재미나며 멋진 마실수다를 들어 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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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아저씨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8
조은수 지음, 김선배 그림 / 한솔수북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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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483


《손가락 아저씨》

 조은수 글

 김선배 그림

 한솔수북

 2005.10.15.



  손가락이 다치면 되게 아픕니다. 팔다리가 다칠 적에도 아픕니다만, 손발가락이 다칠 적이라고 안 아플 수 없어요. 어쩌면 ‘큰 몸뚱이’인 팔다리가 아플 적에는 어찌저찌 꿋꿋하게 참기도 할 터이나, ‘작은 몸뚱이’인 손발가락이 아플 적에는 어찌저찌 씩씩하게 참기가 어렵지 싶어요. 팔이 다쳤어도 손가락이 멀쩡하면 밥을 짓거나 수저를 쥐어요. 팔이 멀쩡해도 손가락이 다치면 밥을 못 짓고 수저도 못 쥡니다. 다리가 다쳤어도 발가락이 멀쩡하면 일어서거나 엉거주춤 걸어요. 다리가 멀쩡해도 발가락이 다치면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해요. 《손가락 아저씨》는 손가락만큼 작은 아저씨이면서 ‘손가락’ 그대로 아저씨가 살아가는 나날을 보여줍니다. 손가락 아저씨는 손가락처럼 작은 몸으로 숱한 삶을 맞닥뜨려요. 손가락마냥 조그맣지만 손가락처럼 힘세고 든든하게 이 일 저 일 마주합니다. 열 손가락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열 발가락도 모두 사랑스럽습니다. 머리털 하나도 대수롭지요. 큰 몸뚱이여도 작은 몸뚱이여도 모두 살뜰한 우리 겉옷이에요. 우리 몸은 크거나 작거나 하나가 되어 움직입니다. 한넋으로, 한빛으로, 한숨결로 한살림을 가꿔 나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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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님 안데르센 그림책 10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원작, 니시마키 가야코 그림, 엄기원 옮김 / 한림출판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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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467


《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님》

 H.C.안데르센 글

 니시마키 카야코 그림

 엄기원 옮김

 한림출판사

 2005.3.5.



  아마 열 살이 되기 앞서 두발자전거를 처음 탔을 텐데, 2000년으로 접어들 즈음부터 제 손으로 자전거를 장만해서 탔으니 얼추 스무 해 남짓입니다. 어버이가 사준 자전거라든지, 신문사지국에 있던 신문자전거는 ‘얻어탔다’면, 손수 일해서 번 돈으로 장만한 자전거는 사뭇 다릅니다. 자전거집으로 끌고 가서 손질하기도 하지만, 웬만한 손질은 스스로 해내야 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보내다가 우리 집 자전거 가운데 하나를 순천에 있는 어느 자전거집에 맡겼는데 아주 엉망으로 건드렸습니다. 그 자전거집이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무엇보다 ‘자전거를 모른다’하고 ‘자전거를 안 사랑한다’고 느껴요. 《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님》은 조그마한 풋콩이 바닥에 한 톨 있어도 잠자리가 고르지 못한 줄 느낀 아가씨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잠자리에 숨긴 풋콩’을 다룬 그림책이요 옛이야기입니다만, 시골순이나 시골돌이는 풀내음이나 풀빛 하나로 나물을 알아채요. 밥 끓는 냄새로 언제 끄고 뜸을 들이면 되는지 알아요. 삶으로 익힌 길은 솜씨가 되지만, 돈바라기로 치레하는 겉모습은 그저 거짓이요 눈가림이에요. 눈속임은 곧 환하게 드러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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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천국일까?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14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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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498


《이게 정말 천국일까?》

 요시타케 신스케

 고향옥 옮김

 주니어김영사

 2016.10.14.



  어른 사이에서라면 ‘천국’이란 한자말을 그냥 쓸는지 모르지만, 어린이하고 함께 있다면 ‘천국’을 어린이가 알아듣도록 풀어내야 합니다. 일본 어린이라면 ‘천국’이란 한자말을 이럭저럭 알는지 모르나, 이 나라 어린이라면 ‘하늘나라’로 풀어줄 노릇입니다. 하늘나라란 어디일까요? 하늘에 있으니 하늘나라일 테지요. 그러면 하늘은 어디일까요? 구름이 뜬 곳인가요? 멧봉우리보다 높은 데일까요? 그렇다면 제비꽃이나 사마귀 눈높이로 바라보기로 해요. 제비꽃 눈높이에서 하늘은 얼마나 높나요? 사마귀 눈높이에서 하늘은 얼마나 머나요? 《이게 정말 천국일까?》를 펴면 할아버지가 앞으로 떠날는지 모르는 ‘하늘나라’가 궁금하고 걱정스러운 아이가 나옵니다. 아이로서는 두 갈래 마음이에요. 첫째, 궁금해요. 둘째, 걱정스러워요. 할아버지는 어떤 마음일까요? 할아버지도 두 마음일까요? 그런데 하늘이란 먼발치가 아닌 바로 우리 눈앞이면서 마음자리인 줄 알아채거나 느낀다면, 하늘나라는 저 꼭대기나 끄트머리가 아니라 오늘 우리 스스로 살림을 짓는 보금자리인 줄 알아보거나 헤아린다면, 언제 어디에서나 웃고 노래할 테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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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비룡소의 그림동화 34
마이클 베다드 글, 바바라 쿠니 그림, 김명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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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99


《에밀리》

 마이클 베다드 글

 바바라 쿠니 그림

 김명수 옮김

 비룡소

 1998.3.15.



  어느 하나를 가리킬 적에 어느 낱말을 고르느냐를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우리 마음입니다. “집에 있다”고 할 적에 수수하게 “집에 있다” 할 수 있고 “방구석에 틀어박혔다” 할 수 있으며 “히키코모리”란 일본말이나 “집콕” 같은 우리말을 쓸 수 있습니다. “집에 처박혔다”라든지 “은둔·은거·은신” 같은 한자말이라든지 “집에서 쉰다”라 할 수 있을 테지요. 또는 “집순이·집돌이”나 “집사랑”처럼 새롭게 말길을 열어도 돼요. 《에밀리》는 에밀리 디킨슨 님을 바라보는 뭇눈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그림책에 글이랑 그림을 담은 두 사람은 그동안 여러 사람이 바라본 눈길이 아닌, ‘왜 에밀리 디킨슨은 스스로 노래가 되어 날아올랐나?’ 하는 수수께끼를 어린이 눈길로 다가서려 하면서 조용조용 풀어내려 합니다. 잘났거나 타고났기에 쓰는 노래가 아닌, 우리 누구나 언제나 어디에서나 고스란히 노래인 터라, 에밀리 디킨슨은 이 대목을 늘 스스로 느꼈고 이웃 어린이한테 상냥하게 들려줄 수 있었다고 마음으로 그림책 하나를 여밉니다. 에밀리는 에밀리입니다. 그리고 노래님이요 노래날래요 노래사랑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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