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공 뚝딱뚝딱 누리책 21
다니엘 페어 지음,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민찬기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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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04


《노란 공》

 다니엘 페어 글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민찬기 옮김

 그림책공작소

 2020.6.1.



  어린이가 어떻게 노는가 하고 지켜봐요.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놉니다. 그러나 어른이 세운 배움터나 삶터에 척척 짜맞춘 아이들은 아이다움이 아닌 어른시늉이나 어른흉내를 내요. 이때에는 놀이가 아닙니다. ‘어른처럼 굴기’입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어릴 적에 어떻게 놀았는가를 그려 봐요. 우리가 아이라면 오늘 어떻게 노는가를 헤아려 봐요. 먼먼 옛날부터 어른이나 어버이는 굳이 어린이한테 놀잇감을 챙겨 주지 않습니다. 놀잇감은 어린이 스스로 지어내요. 놀잇감은 어린이 곁에 있는 풀밭이나 숲이나 바다나 멧골에서 스스로 찾아냅니다. 《노란 공》은 ‘테니스’라고 하는 ‘어른들 스포츠’를 하는 두 아이가 ‘노란 공’을 잃어버리고서 되찾는 길을 여러모로 수수께끼나 꼬리물기 같은 얼거리로 보여줍니다. 아이들이 ‘야구·배구·축구·탁구·배드민턴 같은 스포츠’를 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어린이로서 어린이다운 신나는 놀이라면 수수하게 ‘공놀이’입니다. 스포츠는 놀이가 아니에요. 스포츠는 ‘다툼·싸움·겨룸’이지요. 놀이는 ‘다같이 바라보고 생각하기’라면 스포츠는 ‘틀을 세워 이기고 지도록 가르는 나몰라라’예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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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늑대의 달콤한 초콜릿 가게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리지 핀레이 지음, 홍연미 옮김 / 책속물고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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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03


《무서운 늑대의 달콤한 초콜릿 가게》

 리지 핀레이

 홍연미 옮김

 책속물고기

 2020.7.15.



  온누리 어디에나 무서워할 만한 모습이란 없습니다. 갓난아기를 생각해 봐요. 갓난아기는 무서움을 안 탑니다. 스스럼없이 놀며 자란 어린이를 봐요. 스스럼없이 놀며 홀가분한 어린이도 무서움을 안 타요. 그러나 좋고 나쁘다고 가른다든지, 밉고 싫고를 따질 적에는 ‘무섭다’라는 말이 뒤따릅니다. 반가이 사귀는 동무는 얼굴빛이나 몸매가 어떠하더라도 대수롭지 않아요. 사랑스레 아끼는 아이나 어버이 사이라면 생김새나 차림새가 어떠하든 아무렇지 않아요. 가까이하지 않기에, 마음을 열지 않기에, 즐겁게 어울리면서 삶을 놀이로 가꾸지 않기에, 밉거나 싫거나 꺼리거나 무서워하기 마련입니다. 《무서운 늑대의 달콤한 초콜릿 가게》는 우리 터저이 얼마나 서로 안 믿고 싫어하며 외곬눈으로 가르는가를 짐승나라에 빗대어 보여줍니다. 늑대가 왜 무서워야 할까요? 닭이나 토끼나 소나 염소는 안 무서워도 될까요? 마음에 사랑이 없는 사나운 길이기에 무서움을 타거나 무시무시합니다. 마음에 사랑을 담아 어깨동무하거나 손잡기를 바라요. 마음을 포근빛으로 보듬으면서 온누리에 즐거이 노래하는 숨결을 씨앗으로 심으면 좋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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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중력
박광명 지음 / 고래뱃속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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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502


《안녕, 중력》

 박광명

 고래뱃속

 2020.6.29.



  고흥에서 부산으로, 부산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파주로, 파주에서 서울로, 또 서울에서 이곳저곳을 옮기면서, 이 땅에 풀꽃나무가 어느 만큼 어떻게 퍼지거나 일렁이나 돌아봅니다. 시골이기에 풀꽃나무가 푸르게 춤추지는 않습니다. 시골이어도 비닐집이며 잿빛집이 넘치고, 큰고장이지만 거님길 한켠에 돌콩이 덩굴을 뻗고 꽃을 피우면서 열매를 맺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온통 까만길이거나 하얀길인 큰고장이지만, 흙이 모두 까맣거나 하얗게 덮인 곳에 흙을 이고 지고 날라서 꽃그릇을 놓거나 꽃밭을 꾸미는 손길이 있습니다. 둘레 어디나 흙이지만, 이 흙에서 아무 들풀이 못 자라게 농약을 끝없이 뿌려대는 시골이 있고요. 《안녕, 중력》은 아이가 태어나 어른으로 살아가는 길을 ‘오늘날 큰고장 살림길’ 눈썰미로 담아냅니다. 거의 모두 큰고장에서, 무엇보다 서울에 가장 몰려서 살아가니 그림책에서 담아내는 바탕이나 터전도 ‘서울 눈썰미’이곤 합니다. 풀을 밟은 적 없이 자라는 사람은 무엇을 볼까요? 별빛이 물결로 넘실대는 하늘을 본 적 없이 크는 사람은 무엇이 될까요? 홀가분하게 즐거이 살아간다면 누구라도 ‘중력’ 없이 하늘을 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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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 그림책은 내 친구 56
정연숙 지음, 김동성 그림 / 논장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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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485


《꽃밥》

 정현숙 글

 김동성 그림

 논장

 2020.1.28.



  모든 열매는 꽃이자 씨앗입니다. 꽃이 피지 않으면 열매로 맺지 않습니다. 열매를 맺으면 씨앗을 품습니다. 씨앗 한 톨이 움트고 뿌리를 내리면서 무럭무럭 자라더니 어느새 꽃이 피어 새롭게 여러 씨앗을 품는 열매가 되는데, 우리는 이 숱한 씨앗을 넉넉히 누리면서 이다음에 새로 심을 씨앗을 따로 건사해 놓습니다. 아무리 배고프더라도 씨앗은 안 건드리지요. 씨앗을 건드렸다가는 새로 심을 길이 없고, 새로 심지 못하면 손수 지어서 거둘 살림이 사라져요. 《꽃밥》을 펴면서, 나락 한 알이 논이라는 땅에서 해를 먹고 바람을 마시고 비를 머금으며 자라는 길을 헤아리면서, 우리가 받아들이는 밥이라는 숨결이 무엇일까 하고 돌아봅니다. 끼니를 때우는 살림인가요? 같이 나누고 함께 누리는 길인가요? 여리거나 어린 사람한테 한 숟가락을 더 건네는 손길인가요? 나한테 넉넉하니 기꺼이 내줄 줄 아는 눈빛인가요? 2020년 여름은 볕이 들 날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나락을 비롯해 푸성귀가 해랑 바람을 느긋이 맞아들일 틈이 거의 없었습니다. 생각해 봐야 해요. 전기나 정부가 없어도 살아갈 길이 있지만, 해·바람·비가 없다면 꽃밥도 삶도 아예 없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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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의 낮잠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9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한수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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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500


《개구리의 낮잠》

 미야니시 타츠야

 한수연 옮김

 시공주니어

 2002.3.20.



  고흥에서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습니다. 네 시간 이십 분이 걸리지요. 언젠가 부산서 고흥으로 자가용을 얻어탄 적 있는데 그분이 느긋하게 달렸어도 두 시간 반이 안 되어 집까지 닿았습니다. 여느길(대중교통)은 빨리 가거나 일찍 닿는 길이 아닙니다. 누구나 눅은 값으로 타고다니는 길입니다. 다만 인천―서울 사이를 다니는 무시무시하게 꽉 찬 전철이나 너무 오래 멀리 돌아가는 여느길이 고단한 분은 하나둘 자가용으로 옮겨갈 테지요. 저는 늘 여느길로만 다니는데, 오래 걸리거나 한참 돌아가더라도 ‘달리는 찻길이 아닌 제가 나아갈 삶길’만 바라봅니다. 책을 더 읽거나 고요히 단잠에 들거나 노래꽃(동시)을 쓰면서 다녀요. 《개구리의 낮잠》은 재미나지요. 웬만하면 개구리 씨가 걱정도 할 만하건만 도무지 걱정이라곤 할 턱이 없군요. 웬만하면 그만 낮잠에서 깨어나 달아날 만하건만 좀처럼 낮잠을 쫓으면서 달아나지 않아요. 그저 느긋하게 오직 개구리 씨 삶빛만 헤아리면서 몸을 아늑히 건사합니다. 그리고 이 아늑히 건사한 몸에 넉넉히 피어나는 즐거운 마음이 피어나요. 똑똑 찾아드는 반갑고 싱그러운 비를 맞으며 비로소 깨어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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