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1disc) - 할인행사
강석범 감독, 김래원 외 출연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쌈지)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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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

다시는 싸움을 하지 않겠다.

다시는 울지 않겠다.

 

막 교도소를 나온 태식은 위 세가지를 꼭 다짐한다.

그리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해바라기 식당으로 찾아가는데...

역시 냉정한 세상의 벽은 한없이 높았다.

전과자가 다시 새출발을 하기엔 세상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개과천선해서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해도 주위의 차가운 시선과

과거 그와 같이 놀던 놈들이 그를 가만두지 않으니 새출발은 쉽지 않은데...

 

태식은 그동안 하고 싶던 일들을 수첩에 적어 두었다가

하나씩 지워나가는데 나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하고 싶은 일들이 있고, 그것을 하나씩 성취해 나가는 일

이것이야말로 살아가는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 싶다.

 

이들 이상한(?) 인연의 가족은 너무도 짧은 행복한 시간을 가진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을 방해하는 사악한(?) 무리들과

그들에 맞서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태식

그리고 끝내 죄를 지은 자들을 응징하기 위한 태식의 분노는

진부한 스토리임에도 가슴을 뭉클하게 해 주었다. 

 

이제 조폭이 좀 어울리는(?) 김래원의 연기도 괜찮았고

드라마에서 너무나 익숙한 김해숙의 연기는 역시나였고

깜찍한(?) 여동생 역의 허이재도 신인답지 않은 연기를 보여 준다.

 

"사랑 뭐 별건가...행복했던 시간 짧은 기억 하나면 충분한거지.

 기억하고 있다면 사랑은 변하지 않아."라는

마지막 나래이션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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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重慶森林) [HD 텔레시네] (dts) - 할인행사
왕가위 감독, 임청하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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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왕가위 열풍이 한창이었을 때 나도 그 속에 빠져있었다.

특히 이 영화는 거의 10번 정도는 본 것 같다.

대학교 다니면서 혼자 자취할 때 강의 없는 시간에 방에 와서

혼자 침대에 드러 누워 봤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왕가위 영화의 특징이라면 감각적인 영상과 탁월한 선곡

그리고 모든 영화에 잔득 묻어 있는 고독함이랄까...

그래서 나와 코드(?)가 맞아서 그의 영화에 푹 빠졌었다.

 

이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임청하와 금성무가 주인공인 스토리와

양조위와 왕정문(지금은 왕비라나...ㅋ)이 주인공인 스토리

이 두개의 스토리는 독립되어 있으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난 개인적으로 두번째 스토리를 좋아한다.

 

첫번째 스토리에 형사로 나오는 금성무는 실연을 당했다.

그래서 몸에 있는 수분이 다 빠져 눈물이 안 나오게 하기 위해

조깅을 하는 애처로운 행동을 일삼고

자기 생일인 5월 1일이 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 모으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명대사

"사랑에는 유효기한이 없기를 바란다.

 꼭 유효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년후로 적어야지"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고 모든 것엔 유효기간이랄까, 유통기간이랄까 하는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랑은 늘 한결같기를 바라는게 우리의 희망사항이 아닐까

 

금성무가 실연당한 후 새롭게 찍은(?) 여자가 바로 임청하

그녀는 언제 비가 올지, 언제 화창한 날이 될지 몰라

선글라스와 우의를 동시에 입고 다니는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

그녀는 말한다. 이해한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은 별개라고...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에...그렇다. 이해와 사랑은 별개다.

이해는 이성이 하는 것이라면 사랑은 감성이 하는 것이다.

이성과 감성이 일치하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기에

우리는 늘 둘 사이의 헷갈림 속에서 방황하는 것 같다.

 

두번째 스토리에도 실연당한 형사 양조위가 등장한다.

그는 실연을 당한 후 물건들과 대화하며 실연의 상처를 달래는데...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난 실연당하지 않아도 그러고 산다.(정신과에 가야하나 ㅋㅋ) 

눈물을 뚝뚝 흘리는 수건을 보면 감정이 참 풍부하다나...

 

이런 양조위에게 우렁각시(?)가 등장하는데

양조위가 단골인 가게 주인의 사촌 여동생 왕정문

늘 'California dreaming'을 들으며 머리를 흔드는 그녀는

우연히 획득한(?) 양조위집 열쇠로 그의 집을 자기 집인양 맘껏 드나든다.

그리고 그의 집에 자신의 흔적을 하나 둘씩 남기는데

나도 혼자 살 때 집에 문을 열고 들어 설 때면

누군가가 나 몰래 왔다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방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곤 했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정신과에 가야 될 것 같다. ㅎㅎ)

 

적나라한 일상이 담긴 공간을 시간차를 두고 함께 하다보니

어느덧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것일까...

양조위는 가까운(?)캘리포니아에서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을 하는데

그녀는 어이없게도 먼 캘리포니아까지 날아가 버린다.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자다...ㅋㅋ)

암튼 그들은 그녀가 남긴 비행기 티켓(?)으로 인해 다시 재회하는데

그녀를 기다린 양조위나 스튜어디스로 변신해 그를 찾아간 왕정문이나

둘 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게 사랑의 힘일까?

 

이 영화는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이라해도 무방할 정도로

감각적인 영상미와 탁월한 선곡, 그리고 명대사가

잘 어울어져서 몇 번 봐도 질리지 않는다.

이런 영화의 유효기간을 만년이라 해야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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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노트 - 일반 킵케이스 - 아웃케이스 없음
가네코 슈스케 감독, 마츠야마 켄이치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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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데스 노트를 줍게 된 야가미 라이토

그는 법이 실현하지 못하는 정의를 실현하기 시작하는데...

 

이름을 적으면 사람이 죽게 되는 데스 노트

그 기발한 발상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끄는 영화

처음에는 범죄자들만 응징하던 라이토가

점점 자신을 잡기 위해 좁혀 가는 수사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FBI 등을 죽여나가면서 역시 데스 노트란 것은

인간이 소유할만한 물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인간이 죄를 지은 인간을 죽이는 사형제도 자체도

지금 그 존폐 여부가 논란중인 마당에

입증되지 않은 범죄자들을 완벽하지도 않은 인간이 응징하는 건

또다른 범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데스 노트는 신적 존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아무리 선하고 정의로운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는 완벽하지 않은 인간일 뿐이니까...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법이 처단하지 못하는

죄인들을 처단하길 바라는 인간의 욕망이

데스 노트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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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경제사전 - 경제신문과 함께 읽는
김은경 지음 / 황금나침반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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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을 읽다 보면(물론 거의 경제면은 안 읽는다. ㅋ)

가끔(?) 생소한 용어들을 접하게 된다.

인터넷 신문을 보고 있으면 바로 네이버에 물어 보면 되지만

종이 신문을 보고 있으면 그냥 모른 채 넘어가기 일쑤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경제와 관련된 기본 용어들을 청소년 수준에서 잘 정리한 책이다.

이미 청소년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진 나이지만

경제 생활의 주체로서 다시 기본을 튼튼히 할 생각으로 봤는데

책 제목대로 청소년용 경제사전이었다.(물론 청소년용이라 만만히 보면 큰 코 다친다. ㅋ)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경제의 기본개념들을 거의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었다.

부, 소유, 생산, 소비, 재화 등 기본용어들부터 경제 주체인 가계, 기업, 국가까지

경제와 관련된 용어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배운지 오래되어서 무슨 의미인지는 대충 알지만

정확히 뭔지 말하라면 말하기 어려운 정말 기본적인 용어들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방카슈랑스나 FTA 같은 시사적인 용어들을

관련 경제신문 기사와 함께 잘 설명하고 있다.

사전이라 자칫 지루하고 따분하기 쉬운 내용들을

신문기사라는 시사성을 곁들여 깔끔한 구성을 보여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막연히 알던 개념들을 다시 확실히 할 수 있었고

코스피 지수의 계산법 등 모르던 사실들도 알게 되었다.

물론 대상이 청소년이라 깊이 있는 설명이나

전문적이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청소년들이 학교 공부에도 활용할 수 있고

어른들도 부담없이 읽을 경제 기초사전이라 할 수 있다.

 

서문에 경제학자인 저자가 조카들을 위한 선물로 썼다고 한 것처럼

이제 막 경제 생활을 시작하고 경제를 공부하는 청소년에게

올바른 경제 관념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경제 관념(?)이 없는 성인들에게도 좋은 경제사전이 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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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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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대학 미스터리 연구회 멤버 엘러리, 카, 르루, 포, 반, 아가사, 올치

이들 7명은 반년 전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츠노시마 섬으로 MT(?)를 떠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의 그림자 뿐

 

관 시리즈의 서막을 알린 아야츠지 유키토의 데뷔작

'점성술 살인사건'의 시마다 소지에 의해 시작된 신본격 운동은

많은 신예 작가들을 발굴하게 되는데

그 중 대표적 인물이 바로 아야츠지 유키토이다.

작가는 시작부터 등장인물인 엘러리의 입을 빌려

추리소설의 가치와 당시 유행하던 사회파 추리소설이 아닌

고전적인 본격 추리소설의 가치를 말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 추리소설이란 단지 지적인 놀이의 하나일 뿐이야.

소설이라는 형식을 사용한 독자 대 명탐정, 독자 대 작가의

자극적인 논리게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사회파 추리소설이 추리소설이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사회문제를 담은 시사적인 소설임을 증명했지만

우리 주변에 일어난 일들이라 그런지 신비감이란게 없는 반면

본격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불가능 범죄는 비현실적이고 억지스런 면이 있지만

그럼으로써 더욱 자극적이고 강렬한 쾌감을 준다.

 

경애하는 모든 선배들에게 바친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고전 추리소설의 거장들의 이름을 별명으로 하고 있다.

미스터리 연구회의 전통이 바로 뛰어난 활동을 펼친 회원에게 거장의 이름을 부여하고

선배가 졸업하면서 후배에게 물려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각각 엘러리 퀸, 딕슨 카, 가스통 르루,에드가 앨런 포, 

반 다인, 아가사 크리스티, 바로네스 오르치의 이름을 딴 닉네임으로 불린다.

나머지 사람들은 익숙한 사람들인데 반해

오르치는 솔직히 첨 알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름 추리소설 마니아인 내가 이름조차 모르다니...ㅋ

 

기본적인 구조는 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동일하다.

외딴 섬에 고립된(?) 사람들이 차례로 죽어가고

그들에게는 법의 심판을 받지 않는 범죄(?)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결국엔 모두가 살해당하고(?) 진범의 고백(?)으로 진실을 알게 되는

구조는 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과 같다.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는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이라는 동요에 따라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인디언 인형이 하나씩 없어지는데 반해

이 책에서는 일곱 장의 플라스틱 조각이 피해자의 방 앞에 걸린다는 점

또 다른 특색은 섬과 육지를 오가며 얘기가 전개되는 점과

관 시리즈답게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과

거기서 일어난 과거의 끔찍한 사건이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점으로

후자는 얼마 전에 읽은 '악마의 공놀이 노래'와 비슷한 점이다.

 

사건은 설정 자체가 호기심을 자극하게 되어 있어 술술 잘 넘어가며

솔직히 범인은 예측할 수 있었는데 그의 범행방법과 숨겨진 정체는 예상치 못한거라 좀 놀랐다.

마지막의 여운을 주는 결말도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은 그야말로 고전 추리소설의 거장들에 대한 오마주다.

그들의 이름을 닉네임으로 가진 등장인물들과

최고의 추리소설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 썼기에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가 후기에서 밝혔듯 이 책은 고전 추리소설 거장들에 대한 팬레터와 같은 책으로

추리소설 애독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시도해 봤지만 실패했을 일을 해낸

아야츠지 유키토의 수줍은(?) 고백이 더욱 인상 깊으며

그의 관 시리즈가 '시계관의 살인'외엔

제대로 출판되지 못하고 있는데 빨리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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