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사랑 - 심리학자 곽금주, 사랑을 묻고 사랑을 말하다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내가 좋아하는 샤갈의 그림 '생일'로 표지를 장식한 이 책은 '흔들리는 20대'라는 강의로 명성을 얻고 있는 곽금주 교수가 모든 사람들이 영원히 풀 수 없는 난제라고 여기는

'사랑'의 정체에 대해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인류 역사가 이 정도 되었다면 벌써 그 실체가 낱낱이 밝혀져 더 이상 흥미로울 게 없어야 정상인데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한다.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

많은 사람들을 웃고 울리는지 저자는 책, 영화, 드라마, 가요 등과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사연을 적절히 결합시켜 얘기한다.

 

 

 

남녀가 사랑에 대하는 자세나 심리가 다른 이유를 저자는 본인의 전공인 심리학, 특히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최대한 적은 비용(?)을 투자해 많은 성과(?)를 내고자 하는 남자와

자신과 아이를 부양해줄 남자를 찾는 여자의 서로 다른 관점은 남자는 여자의 외모에,

여자는 남자의 경제력에 더 관심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이건 일반론에 불과하고 안 예뻐도 연애만 잘 하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능력이 안 되도 여자들이 줄을 서는 경우도 더러 있다.

서로 다른 남녀의 마음은 상대에게 오해와 상처를 주기 쉬운데 그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선

이성의 특성을 잘 알고 이해해야 함에도 그게 잘 되지 않아 늘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사랑이란 게 두 남녀(꼭 이성간으로 단정질 것은 아니지만) 사이의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서로 지켜야 할 예의가 있지만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는 관계이다 보니

늘 상대에게 많은 걸 바라고 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상대에게 실망하면서 힘들어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이런 여러 가지 사례에 대한 저자 나름의 카운셀링을 해주고 있다.

 

 

전에 읽었던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에도 나왔던 사랑의 삼각형 이론이 이 책에도 나오는데

친밀감, 열정, 결심(이 책에선 'commitment'를 결심이라고 쓰고 있는데 , 앞의 책처럼 '헌신'이라고

쓰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이 세가지 모두 갖춘 성숙한 사랑은 말처럼 쉽지 않다.

사랑은 그냥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데 열정순간에

불타오를 수 있지만 친밀감과 헌신은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노력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의 사랑의 유효기간이 짧은 이유도 바로 '열정'만 있고

'친밀감'이나 '헌신'이 없는 '도취된 사랑'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열정'이라는 마법의 유효기간은 결코 오래가지 못하니까...

 

 

 

아무래도 저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들의 연애, 사랑, 결혼 등 여러 문제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주는 형식으로 꾸며져 있는데 조금이나마 여자들이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현실의 여자보다는 영화나 소설 속의 여자들만 친한(?) 편이라 그런지

현실의 여자들의 고민과 그에 대한 저자의 카운셀링 중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여자들은 왜 저럴까' 싶은 부분도 있었는데 역시 여자의 맘은 남자가 알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ㅋ 암튼 많은 소설과 영화 등이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500일의 썸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이터널 션사인' 등 내가 재밌게 봤던 영화들이 많이 등장해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이었는데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면서 살아간다는 게

쉽진 않지만 사람이기에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일임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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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타임 - 렌티큘러 없음
앤드류 니콜 감독, 아만다 사이프리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유전자 조작으로 25세가 되면 노화가 멈추지만 딱 1년의 시간만 주어지고 각자 알아서

시간을 벌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세상에 늘 시간에 허덕이던 윌(저스틴 팀버레이크)은

엄마에게 얻은 시간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중 수천년의 시간을 가진 남자를 위험에서 구해준 후 그에게

백년이 넘는 시간을 받게 되지만 그 남자가 자살하자 살인범으로 몰려 도망자 신세가 되는데...

 

'시간이 돈이다'는 격언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무한한 시간이 남아 있는 줄 알고

살아간다. 심지어 킬링 타임이라 하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 줄 모르고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잠시라도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시간이 화폐로 취급되고 시간이 없어지면 생명을 잃는 세상에서 시간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가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시간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바로 생명마저 잃게 되니 시간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되지만 시간은 소수의 전유물이고

대다수는 그야말로 하루살이 인생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 영화에서 윌도 순식간에 벼락부자가 되지만

불과 몇 초 때문에 엄마를 잃은 후 윌은 부자들만의 동네에 들어가 인생역전을 꿈꾼다.

하지만 자신을 쫓는 타임 키퍼의 추적을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탈출한 후 수많은 사람들을 노예로 착취하는 시스템에 반기를 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무의미하게 흘러보내고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여실히 깨닫게 되었는데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 중에선 나름 인상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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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베넷 밀러 감독, 브래드 피트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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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야구를 좋아해서 메이저리그 소식을 하루에 한 번 이상 확인하는 편인데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스몰마켓팀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천재 단장이라 할 수 있는

빌리 빈의 '머니볼'이론을 담은 이 영화가 나왔을 때 과연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궁금했다.

'머니볼' 이론 자체는 이미 메이저리그에 발상의 전환을 가져온 이론이라 알고 있었지만

이를 영화로 담기에는 그다지 흥미로울 것 같진 않았는데 나름 빌리 빈(브래드 피트)이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양키스처럼 돈이 많은 팀이야 원하는 선수들을 사모으면 되지만

돈 없는 팀의 단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들을 발굴해서 팀을 운영하는 것이다.

여기서 빌리 빈은 야구통계 중 다른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던 출루율이 높은 선수들을 선호하고

최근 성적은 별로지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을 모아 꼴지로 출발했던 팀을

20연승을 내닫게 하더니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연거푸 이뤄낸다. 물론 거기까지가 한계로

월드시리즈 진출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은 끝내 이루지 못하지만 나름의 성과를 선보였다.

이 영화에선 오클랜드 에이스의 성공을 빌리 빈의 절묘한 선수 운영에 두고 있는데 팀 허드슨,

마크 멀더, 배리 지토의 영건 3인방의 활약이 부각되지 않는 점은 좀 아쉬운 부분인 것 같다.

그래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박찬호의 데뷔전 장면이 잠시 등장하기도 하는 등

실화를 담은 영화라 야구팬으로선 재밌게 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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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송곳니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노나미 아사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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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심야 레스토랑에서 한 남자가 몸에 갑자기 불이 치솟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남자의 시체엔 기묘하게도 짐승의 이빨 자국이 남아 있었다.

특별수사본부가 구성되면서 기동수사대 소속 다카코도 차출되지만

그녀의 파트너인 백전노장 다키자와 형사는 그녀와 파트너가 된 걸 못마땅해 한다.

시한벨트 발화 사건의 수사가 조금씩 진척을 보이던 가운데 난데없이 회사원이 들개로 추정되는

짐승에게 물려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두 사건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음이 드러나는데...

 

 

국내 작가의 추리소설이 그다지 등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 책처럼 나오키상 수상작이란 훈장까지 달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었는데 예전부터 알고 있던 책이었지만 왠지 관심이 가지 않다가

이번에 '하울링'이라는 제목의 한국영화로 제작되면서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책으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경험으론 원작소설이 영화보다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은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라 비교평가할 순 없지만 소설 자체는 나름 재미가 있었다.

 

 

먼저 사건 자체가 흥미로웠다. 자연발화로도 보이던 남자의 죽음은 사실은 특수 폭발장치에 의한

것이었고, 연이어 사람들을 물어 죽이는 울프독의 등장은 다른 작품에선 보기 드문 독창적인(?)

살인 방법이라 할 수 있었다. 사람을 죽이는 방법도 정말 다양함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었는데 기발한 폭탄장치를 개발한 것도 그렇지만 울프독을 훈련시켜 복수를 하는 남자의 집념이

더욱 무서웠다. 한갖 살인도구로 전락했다고도 볼 수 있는 울프독 '질풍'은 단순히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그런 개가 아니었다. 사실 개보다는 늑대에 가까운 질풍은 비록 살인을 집행하게 되지만

꼭 처치해야 하는 사람 외에는 절대 다치게 하지 않으며 끝까지 주인과의 의리(?)를 지키는 어찌

보면 왠만한 인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질풍을 쫓는 다카코는 질풍이 내심 잡히지

않기를 바라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질풍을 쫓는 다카코의 추격전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영화에서도 가장 중요한 장면일 것 같은데 과연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하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형사가 삐걱대면서도 차츰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아무래도 여자가 하기엔 힘든 직업이다 보니 여전히 편견이 존재하는 경찰

세계에서 전혀 여자인 티를 내지 않고 꿋꿋하게 일을 하는 다카코와 그런 그녀가 뻣뻣한 여자란

이유로 냉대하던 다키자와가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들은 실제 충분히 있을 만한 상황들이었다.

알고 보면 두 사람 모두 결혼생활이 잘 풀리지 않은 아픔이 있었는데 결국에는 서로를 파트너로서

신뢰하게 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이 정말 실감나게 그려졌는데 아무래도 여성 작가라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을 보다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하울링'이란 제목으로 개봉중인

영화에선 송강호가 다키자와 역을, 이나영이 다카코 역을 맡은 같은데

 

과연 얼마나 원작을 영상으로 잘 표현했는지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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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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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잠시 쉬고 있는 형사 혼마에게 연락이 없던 먼 친척 가즈야가

자신의 약혼자 세키네 쇼코가 갑자기 행방불명되었으니 찾아달라고 찾아온다.

혼마가 세키네 쇼코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하자 뜻밖의 사실이 드러나게 되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이 책에서 그녀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가답게

신용불량자 문제를 소재로 자신의 엄청난 필력을 다시 한번 자랑한다.

이 책이 일본에서 나온 게 92년이니 우리사회에서 신용불량자 문제가 본격화된 2000년 이후와

거의 10년 전에 일본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IMF 이후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신용카드를 남발하더니만

(당시 난 대학생이었는데 카드에 가입하면 만원을 주기도 했다.

카드사는 소득여부는 관심도 없고 오직 실적 올리는데만 급급했다.)

결국 뿌린대로 거둔다고 남발된 신용카드는 신용불량자라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신불자로 인한 개인 파산은 물론 가정도 파탄에 이르고 있고 경제적 사형선고를 받아

기본적인 삶마저 어려운 그들이 새로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해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안 그래도 수백만 실업자들이 득실거리는 사회에서 자신의 사치(?)로 신불자가 된 사람들까지

뒷치닥거리 해주기에는 정부가 너무 바쁜건지, 아님 무능력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혼마가 찾고자 한 세키네 쇼코는 가즈야의 약혼자가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이었고 두 사람 모두 행방이 묘연했다.

여기서부터 혼마의 집요한(?) 추적이 시작된다.

형사의 육감이랄까, 아님 몸에 밴 습성이랄까

그녀들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한 그의 수사과정을 따라가는 재미가 정말 솔솔하다.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그녀들의 정체와 사건의 진실 앞에서

답답함과 함께 섬뜩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드디어 문제의 인물을 만나려는 순간 끝나버리고 만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혼마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수집한 증거를 통해

어느 정도 사건의 진실은 밝혀졌지만 아무래도 당사자의 말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타츠모가 과연 그녀에게 맨 먼저 어떤 말을 했을지도 궁금하다.

아마도 '왜 그랬어?'가 아니면 '그럴 수밖에 없었니?'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당사자의 구차한 변명이라도 좋으니 한마디 해명을 듣고 끝났으면

그동안 가슴을 답답하게 하던 체증이 사라졌을 것 같은데

결정적인 순간에 끝나버린 드라마같은 느낌이 들어 좀 아쉬웠다.



사실 사회파 추리소설이라 불리는 책들을 읽으면

우리 일상에서 뉴스를 통해 보는 사건들이 담겨 있어 더 와닿는 면이 있지만

범인을 맞추는 본격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아무래도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미미여사의 책들은 범인 맞추는 재미는 좀 부족하지만

특유의 필력으로 인해 사건의 진실을 파고드는 재미가 정말 뛰어나다.

이 책도 '역시 미미 여사구나' 하는 감탄사가 나올만한 책이며

'이유'와 함께 경제 교과서로 사용되어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이 책이 영화로 만든 우리 영화가 곧 개봉하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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