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 (2disc)
한지승 감독, 박용우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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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간 톱스타를 잡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가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 매니저 춘섭(박용우)은

시민권 취득을 위해 클럽에서 만난 미영(심혜진)과 급조해서 결혼하지만

미영이 갑작스레 사고로 죽게 되자 울며 겨자먹기로 미영의 아이들을 떠맡게 되는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가족이라고들 하지만 가족의 모습은 예전에 비해 많이 변했다.

대가족에서 부모와 자식으로 이뤄진 핵가족으로 변화에 이어 이젠 싱글들의 1인 가족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에 이 영화에선 전혀 혈연관계가 아닌 다국적 가족이 선을 보인다.

졸지에 여섯 아이의 아빠 노릇을 하게 된 춘섭과 동생들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 마지못해 춘섭과의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준(고아라)이 진정한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설정 자체는 좀 황당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굳이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서로간에 애정이 있다면 충분히 가족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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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원리 - 개정증보판
차동엽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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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기계발서를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매너리즘에 빠져 의욕상실상태에 있을 때

나름의 효과가 있기에 가끔씩 처방을 하곤 하는데

자기계발서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이 책은 그동안 나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오히려 끌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나는 남들과는 다르니까.ㅋ)

저자가 신부라 왠지 종교적인 얘기를 많이 늘어놓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시크릿'을 읽지 않은 이유와 동일하게) 손이 가지 않았는데 이번에 완전개정판이 나왔다기에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었는지 호기심이 들어 나도 그 대열에 동참하게 되었다.

 

'무지개 원리'라는 제목을 들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이 이 책에선 7가지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지혜의 씨앗을 뿌리라, 꿈을 품으라, 성취를 믿으라, 말을 다스리라,

습관을 길들이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7가지 원리 자체는 다른 자기계발서에서도 자주 만나왔던

내용들이라 할 수 있었다. 무지개 원리는 안으로는 '긍정적인 생각', '지혜의 씨앗', '꿈' 그리고

'성취에 대한 믿음'을 품고, 밖으로는 이들을 '말'과 '습관'으로 표출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늘 그렇게 '포기하지 말라'는 실행명제라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실천하면 자신의 삶에 무지개가 뜬다는 것이다. 인생의 무지개를 띄우기 위한 7가지 원리는

사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그런 평범한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7가지 원리들을 뒷받침해주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흥미롭고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있었는데,

먼저 '긍정적으로 생각하라'의 대표적인 사례로 신발을 생산하는 회사의 두 명의 세일즈맨이 모두

맨발로 다니는 아프리카인들을 본 후 보낸 너무나 대조적인 텔렉스의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한 명은 '신발 수출 불가능, 가능성 0%, 전원 맨발임'이라고 보낸 반면

다른 사람은 '황금 시장, 가능성 100%, 전원 맨발임'이라고 보냈으니

똑같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은 0을 100으로 바꾸는 연금술이 됨을 잘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지혜의 씨앗'과 관련해선 류시화 시인이 엮은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 나오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가 사례로 제시되어 더욱 반가웠다.

 

'꿈', '성취', '말', '습관', '포기하지 않기'까지 무지개 원리들을 살펴보면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기본적인 마음가짐과 자세가 중요함을 잘 알 수 있는데

문제는 늘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감정적인 면에서 상처가 악순환의 고리 역할을 하는데

부정적인 감정을 치유함으로써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긍정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감사의 선순환을 할 경우 '무지개 원리'를 완성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무지개 원리'라고 해서 무지개 색깔별로 그에 해당하는 원리나 법칙을

제시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너무 단세포적인 생각을 한 것 같다.ㅎ

이 책에선 자기계발의 대가 브라이언 트레이시를 많이 인용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기본적인 원리들은 대동소이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엮어서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그 원리의 위력이 좌우되는 것 같은데 '무지개 원리'는

나름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

어찌 보면 너무 뻔한 내용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결국 진리는 단순한 것임을 생각하면

이 책에서 얘기하는 '무지개 원리'도 이를 얼마나 자기 것으로 만들어 실천할 것인지가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 어느새 자기계발서에 강한 내성이 생겨버린 내가 과연 인생의 찬란한

무지개를 볼 수 있을지는 오로지 나에게 달린 문제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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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야하다 - 진화심리학이 들려주는 인간 본성의 비밀
더글러스 T. 켄릭 지음, 최인하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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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남녀에 대한 인식이 있다.

남자는 어리고 예쁜 여자들을 좋아하고 여자들은 경제력을 비롯한 능력이 있는 남자들을

선호한다는 사실인데 이런 점 때문에 서로를 짐승이니 속물이니 비난하곤 하지만

이는 남녀의 자연스런 특성이라는 게 진화심리학의 결론이다.

이 책에서는 남녀의 이성선택을 비롯해 공격성, 과시욕, 합리적 선택 등 다양한 방면의 문제를

진화생물학과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다.

 

먼저 공격성과 관련해선 흔히 남성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번식과정에서의 경쟁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었다.

'차등적 부모 투자의 원리'에 따라 자녀에게 더 많이 투자하는 여성은

배우자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성의 선택을 받기 위해

남성들은 경쟁을 치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남성의 공격성이 표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한편 여성은 주로 빈곤 등 생존을 위해 폭력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낯선 것에 대한 혐오와 편견은 '기능적 투사'를 통해 생존과 번식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편향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편견의 본질을 깨닫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남자들이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성이 자신의 신체자원을 자식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남성이 여성의 생식력과 건강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도록

설계되어 있어서란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

20대 초반의 남성은 오히려 연상인 20대 중후반의 여성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통해

남자들이 단순히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가장 생식력과 건강상태가 좋은

20대 여자를 좋아하는 게 자연의 섭리(?)임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여자들은 보통 자신보다 연상의 남자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것도 여자들은 자식들을

부양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남자들을 선호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이니

상대 성의 성선택 경향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진화에 대한 무지(?)를 고백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ㅎ

 

다중인격은 흔히 영화 속에서 싸이코 살인마들의 특징으로 그려지지만

이 책에선 누구나 다양한 하위 자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는데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라는 '가시나무새'의 가사가 딱 맞아떨어지는 내용이었다.

이 책에선 매슬로의 욕망이론을 번식의 중요성을 반영시켜 새롭게 변형시켰는데

자아실현의 욕구를 존중의 욕구 속에 포함시키고 배우자 찾기, 배우자 유지, 양육을 추가하였으며

상위 욕구들이 하위 욕구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님을 잘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번식에 너무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인간 사회에서의 결혼과

출산, 양육의 비중이 적지 않음을 생각하면 나름의 합리성을 갖췄다고 할 것이다

(물론 요즘의 삼포세대에겐 말도 안 되는 얘기란 비난을 듣겠지만...ㅋ).

 

책 제목만 보면 19금 내용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지만

전혀 그런 내용이 없는 진화심리학에 관한 책으로(아마 제목만 보고 낚인 사람들도 있을 듯ㅋ)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관한 흥미로운 탐구를 시도했다.

전에 읽었던 데이비드 버스의 '욕망의 진화'와도 일맥상통한 얘기들을 다양한 주제와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진화생물학의 두 가지 근본원칙인 혈연 선택과 상호 이타주의를 잘 이해한다면

가족은 물론 타인과도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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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게임 (2disc)
박희곤, 양동근 외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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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선동열과 최동원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들임을 인정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두 투수가 내가 좋아하는 팀의 투수들이 아니라서 애정을 갖고 있진 않았지만

그들이 남긴 기록과 업적만은 분명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선동열이 남긴 신화는 여전히 한국 프로야구의 불멸의 기록이라 할 수 있는 반면

작년에 고인이 된 최동원의 경우 프로야구 초창기에 강렬히 불타올랐지만

선수생활의 마무리와 그 이후의 생활들이 순탄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준 선수였다.

 

이 영화는 80년대 최고의 투수라 불리던 최동원과 선동열의 맞대결을 그려내고 있다.

84년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4승의 신화를 썼던 최동원은

그동안의 혹사로 인해 차츰 내리막길을 걷게 되고, 떠오르는 태양 선동열은

86년 0점대 방어율과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동원을 넘어서는 최고의 투수 반열에 올랐다.

이런 두 투수의 맞대결은 총 3번 성사된다. 영화는 특히 마지막 대결이었던 1987년 5월 16일 경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두 선수는 200구 이상을 던지며 15회 완투를 한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다.

요즘같이 투수분업화가 이뤄지고 선수 보호를 철저히 하는 시대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두 선수는 자존심 아니 선수생명을 걸고 한판 대결을 벌였다.

 

영화는 두 투수의 특별한 인연과 자존심 대결을 흥미롭게 그려내는데

그 당시 활약하던 선수들과 감독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재미를 더했다.

특히 최동원(조승우)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던 김용철과 파마머리의 김일권은

화장실에서 1차전(?)을 벌인 후 최동원이 김일권에게 고의성 빈볼을 던지자

롯데와 해태 양팀의 벤치 클리어링에 앞장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실제 선수가 아닌 박만수란 캐릭터를 집어 넣어 감동을 더하려고 했는데

영화로서의 재미와 감동은 더할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좀 더 사실에 충실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혼란을 준다).

최동원과 선동열이란 한국 프로야구 불세출의 스타를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야구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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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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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흉칙하게 망가진 얼굴을 하얀 가면으로 가린 채

유명 화가였던 아버지가 남긴 그림들을 수집해

'수차관'에서 은둔하며 살고 있던 후지누마 기이치는

아버지 후지누마 잇세이의 기일에만 그의 그림에 열혈팬들인 손님들을 초대한다.

마침 불어닥친 폭풍우에 연이어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고

실종된 남자의 소행으로 대충 정리된 비극은 1년 후에 또다시 찾아오는데...

 

'십각관의 살인'에 이은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두 번째 작품.

학산 출판사에서 나왔다가 절판되어 많은 미스터리 팬들의 수집품이 되었던 이 시리즈는

한스미디어에서 계속 복관시키고 있어 애독자의 한 사람으로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고전 추리소설의 거장들에 대한 오마주 성격이 짙었던 데뷔작 '십각관의 살인'에 이은 이 작품은

제대로 된 본격 추리소설의 형태로 독자들과의 진검승부를 벌이는데

많은 작품들을 통해 여러 트릭들을 만나 본 미스터리 팬들이라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전통적인 기법들을 구사하여 나도 막연하게 감은 왔지만

여전히 논리적인 추리를 하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ㅎ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세 개의 수차가 돌아가는 수차관에는 마스크맨(?) 후지누마 기이치와

딸뻘인 그의 아내 후지누마 유리에, 그리고 집안일을 책임지는 집사와 가정부가 살고 있다.

후지누마 기이치의 모습을 보면서 딱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연상되었는데

후지누마 기이치는 '이누가미 일족'의 이누가미 스케키요보다 우울하고 일그러진 인물이었다.

그런 그의 유일한 낙은 자신보다 엄청 어린 아내인데 거의 아내를 어릴 때부터

수차관에 감금시켜 놓아 아내 유리에의 상태가 안 좋은 것도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부부가 사는 수차관에 기이치의 친구인 마사키 신고가 장기체류 중이고,

잇세이의 기일을 맞아 네 명의 열혈팬들이 수차관을 방문하는데

폭풍우로 고립된 수차관에선 가정부의 추락사와 마사키 신고로 추정되는 남자가 토막난 채로

불태워지고 방문자 중 한 명인 후루카와 쓰네히토는 연기처럼 증발해버린다.

사건은 대충 후루카와 쓰네히토의 범행으로 일단락되지만

1년 후 잇세이의 기일에 다시 모인 세 명의 남자와 불청객 시마다 기요시가 찾아온 가운데

또다시 폭풍우가 몰아치고 1년 전의 비극을 다시 검토해보지만 비극의 재현은 막을 수가 없었다.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교차되면서 진행되는 이 책은

본격 추리소설의 단골 소재인 밀실트릭은 물론 서술트릭(?) 등을 잘 버무려내고 있다.

특이한 개성의 소유자들이 모여 수차관이란 기묘한 공간에서 벌이는 죽음의 향연은

어찌 보면 소름끼치는 일들이라 할 것임에도

이상하게 자연스런 느낌이 드는 것은 '관'이 발산하는 중독성에 있는 것 같다.

신본격의 기수라 할 수 있는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답게 본격 추리소설의 매력을 물씬 담아내고

있는데 예전에 읽었던 '미로관의 살인' 이나 '시계관의 살인'에 비하면

배배 꼬인 복잡한 트릭을 구사하기 보다는 정면승부를 시도한 담백한 느낌의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작품 해설을 해준 또 한 명의 대표적인 신본격 추리소설가 아리스가와 아리스와의 

우정이 담긴 평도 보기 좋았는데 그의 표현대로

'본격의 혼을 지닌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를 계속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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