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야하다 - 진화심리학이 들려주는 인간 본성의 비밀
더글러스 T. 켄릭 지음, 최인하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남녀에 대한 인식이 있다.

남자는 어리고 예쁜 여자들을 좋아하고 여자들은 경제력을 비롯한 능력이 있는 남자들을

선호한다는 사실인데 이런 점 때문에 서로를 짐승이니 속물이니 비난하곤 하지만

이는 남녀의 자연스런 특성이라는 게 진화심리학의 결론이다.

이 책에서는 남녀의 이성선택을 비롯해 공격성, 과시욕, 합리적 선택 등 다양한 방면의 문제를

진화생물학과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다.

 

먼저 공격성과 관련해선 흔히 남성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번식과정에서의 경쟁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었다.

'차등적 부모 투자의 원리'에 따라 자녀에게 더 많이 투자하는 여성은

배우자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성의 선택을 받기 위해

남성들은 경쟁을 치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남성의 공격성이 표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한편 여성은 주로 빈곤 등 생존을 위해 폭력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낯선 것에 대한 혐오와 편견은 '기능적 투사'를 통해 생존과 번식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편향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편견의 본질을 깨닫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남자들이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성이 자신의 신체자원을 자식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남성이 여성의 생식력과 건강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도록

설계되어 있어서란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

20대 초반의 남성은 오히려 연상인 20대 중후반의 여성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통해

남자들이 단순히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가장 생식력과 건강상태가 좋은

20대 여자를 좋아하는 게 자연의 섭리(?)임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여자들은 보통 자신보다 연상의 남자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것도 여자들은 자식들을

부양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남자들을 선호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이니

상대 성의 성선택 경향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진화에 대한 무지(?)를 고백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ㅎ

 

다중인격은 흔히 영화 속에서 싸이코 살인마들의 특징으로 그려지지만

이 책에선 누구나 다양한 하위 자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는데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라는 '가시나무새'의 가사가 딱 맞아떨어지는 내용이었다.

이 책에선 매슬로의 욕망이론을 번식의 중요성을 반영시켜 새롭게 변형시켰는데

자아실현의 욕구를 존중의 욕구 속에 포함시키고 배우자 찾기, 배우자 유지, 양육을 추가하였으며

상위 욕구들이 하위 욕구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님을 잘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번식에 너무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인간 사회에서의 결혼과

출산, 양육의 비중이 적지 않음을 생각하면 나름의 합리성을 갖췄다고 할 것이다

(물론 요즘의 삼포세대에겐 말도 안 되는 얘기란 비난을 듣겠지만...ㅋ).

 

책 제목만 보면 19금 내용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지만

전혀 그런 내용이 없는 진화심리학에 관한 책으로(아마 제목만 보고 낚인 사람들도 있을 듯ㅋ)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관한 흥미로운 탐구를 시도했다.

전에 읽었던 데이비드 버스의 '욕망의 진화'와도 일맥상통한 얘기들을 다양한 주제와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진화생물학의 두 가지 근본원칙인 혈연 선택과 상호 이타주의를 잘 이해한다면

가족은 물론 타인과도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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