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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으로 만나요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8년 2월
평점 :
해피엔딩에 과도한 집착을 하는 엘라는 유명 영화나 소설의 결말을 자신만의 해피엔딩으로 바꿔
블로그에 올리며 사람들과 소통한다. 결혼을 앞둔 필립과 동거하면서 필립의 세탁물을 맡기러
세탁소에 갔다가 코트 주머니에서 필립에게 자신과 결혼하지 말라고 적힌 종이를 발견한다.
이를 근거로 결국 필립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운 사람을 알게 된 엘라는 그 충격으로 집을 나갔다가
맨발의 남자와 충돌하여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지만 그 남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인생이 항상 해피엔딩이면 정말 살맛 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해피엔딩은 삶의 극히 일부에
해당하고 각종 다양한 엔딩들로 점철되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엘라는 어릴 때부터 동화의 내용을
해피엔딩으로 바꿔 들려줬던 엄마의 영향으로 영화나 소설이 해피엔딩이 아니면 불만을 갖고
스스로 내용을 바꿔버리기까지 하는 어떻게 보면 해피엔딩 중독자라 할 수 있었다.
'끝에는 다 잘될 것이다. 잘되지 않았다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자신의 신념으로 간직하고
미남 변호사인 약혼자 필립과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더 나은 결말'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살던 엘라에게 난데없는 불행이 찾아온다. 자신의 운명적인 파트너라 여겼던 필립이 다른 여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다지 확신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엘라는
필립과의 관계를 제대로 정리하기도 전에 오스카라는 남자와 두 번이나 부딪히고 오스카가 기억상실에
빠지면서 얼떨결에 그의 가정관리사가 된다. 대궐이지만 엉망진창인 그의 집을 청소하면서
도대체 오스카에게 무슨 일이 있던 건지 알아내서 그를 도와주려 하지만 본의 아니게
계속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 와중에서 필립과 사귀게 되면서 연락을 끊었던 절친 코라와 다시
만나게 되고 필립과 오스카 사이에서 묘한 줄타기를 계속하게 되는데...
엘라가 운영하는 '더 좋은 결말'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내용을 바꾼 작품들을 소개하는 블로그가
실제로 있다면 상당히 기발한 발상으로 작품들의 새로운 버전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
재밌을 것 같은데 블로그에서 엘라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깃장을 놓는 사람의 아웅다웅하는
모습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기본적으로 해피엔딩에 과도하게 집착하던 엘라가 결코 해피하지만은
않은 자기 삶의 여러 문제는 물론 오스카의 문제까지 해결사로 나서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지는 작품이었는데 전형적인 로맨틱 코메디 스타일이면서도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고민거리도 던져준다. 마지막 마무리가 좀 뜬금없이 서둘러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듯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나름 유쾌발랄한 로맨스물이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