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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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어떤 것도 단순히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가는 통로가 될 수는 없다.

마치 남겨놓고 가는 유일한 것인 양 매 걸음을 떼어야 한다.

 

공포를 없애는 길은 단 하나다.

수수께끼 같은 공포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길

 

사랑에 빠지는 것은

상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리라는 두려움 45퍼센트와

이번에는 그 두려움이 무색하게 되리라는 광적인 희망 45퍼센트,

거기에 소박하게 사랑의 가능성에 대한 여린 감각 10퍼센트를 더하여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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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아이 이사야가 지붕에서 떨어져 죽자

이사야와 사이좋게 지내던 스밀라는 이사야의 죽음에 뭔가 이상한 것을 알아차린다.

아무도 이사야의 죽음에 관심을 두지 않는 가운데

스밀라만이 그의 죽음의 미스테리를 파고 들어가는데...

 

덴마크 작가 페터 회의 작품인 이 소설은

배경이 덴마크와 그린란드여서 북유럽의 낯선 분위기가 쉽게 익숙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선지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스밀라라는 인물은 참으로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다.

37살의 작은 체구의 독신 여성 스밀라

이누이트 족인 엄마의 피를 물려 받아

바깥 세상과는 까칠하게(?) 지내며 살고 있다.

그런 그녀가 마치 자신의 아이처럼 친하게 지내던 이사야가 죽자

홀로 열정적인 여전사가 되어 그의 죽음 뒤에 숨겨진 엄청난 음모를 하나씩 밝혀나간다.

자기 피붙이가 죽어도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만으로는

스밀라처럼 자기 전부를 걸고 거대한 음모에 맞서지 못할 것 같다.

스밀라가 점점 진실에 다가갈수록 그 진실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가 되지만

스밀라는 자신을 내던져 진실의 중심으로 다가간다.

그녀의 집념에 두손 두발 다 들 지경이었다.

얼음같이 차갑우면서도 수리공과 사랑(?)에 빠지는 스밀라는

어떤 작품 속의 여주인공보다도 강인한 인물인 것 같다.

 

스밀라가 밝혀내는 거대한 음모는 솔직히 현실감이 좀 떨어졌다.

내가 자연과학에 문외한이여서 그럴수도 있지만

결말 부분은 좀 황당하면서도 어이없이 끝나버린다고나 할까

한참을 힘겹게 쫓아왔더니 거기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그런 허탈감을 맛보게 해 주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읽는 동안 북유럽과 북극해를 직접 여행하는듯한 기분이 들게 해주었다.

그리고 얼음과 같이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열정을 지닌

스밀라와의 만남 또한 이 책이 주는 매력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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