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대화하는 색채 심리학
이지현 지음 / 율도국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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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예술 외의 다양한 분야의 소재로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심리학도 명화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분야 중 하나인데 전에 읽었던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 여행'이라는 책에서도 명화를 감상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다루고 있었다면 이 책은

명화 속 색채의 표현을 통해 작가의 심리를 탐구하고 있다. 총 11명의 화가와 그들의 작품이 다뤄지는데

대부분은 익숙한 화가들이었지만 마리 로랑생이나 페르디낭 호들러는 내겐 좀 낯선 화가들이었다.

선정된 11명의 화가들의 공통점으로 저자는 심리적 불안, 고통, 슬픔을 그림으로 표출함으로써

치유했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 대부분 불행한 삶을 살면서 명작을 남겼다는 점도 비슷했다.

처음을 장식한 마리 로랑생은 초기에 피카소 등 입체파의 영향을 받았지만 후반기에 평면에 색채를

번지듯 하는 자기만의 기법으로 화사한 여셩적 아름다움을 창조했는데 그녀의 삶은 사생아로 태어난

출생부터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신체적인 결합으로 인한 고통을 그림으로 승화시킨 화가로

툴루즈 로트렉과 프리다 칼로가 연이어 등장한다. 이종사촌간의 근친결혼과 사고로 인한 성장장애를 겪은 로트렉은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가 방탕한 생활로 이어져 37살의 나이로 요절하고 만다.

프리다 칼로는 끔찍한 교통사고로 몸이 성한 데가 없는 가운데서도 그런 자신을 소재로 한 작품들로

명성을 얻게 되었는데 바람둥이 남편 디에고 리베라와의 고통스런 결혼생활은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를 찾기 위한 투쟁을 하게 만들어 명작들을 남긴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성기까지 드러나는 적나라한 누드를 즐겨 그렸던 에곤 쉴레는 욕망을 표현해도 괜찮다는 전위적

정신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면 야수파라 평론가들에게 폄훼당했던 마티스는 강렬한 원색 위주의

본능적인 색채로 야수파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사후에 슈퍼스타가 되어버린 빈센트 반 고흐도 광기에 가까운 주체할 수 없는 열정으로

'해바라기' 등 강렬한 색채의 작품을 남겼고, 공포와 불안을 절묘하게 표현한 '절규'로 유명한 뭉크는

말년에는 의외로 아주 밝아진 컬러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키스' 등의 작품으로 황금빛의 화가로 

명성이 높은 클림트나 여성의 신체를 길쭉하게 그린 스타일로 유명한 모딜리아니, 상대적으로

낯설지만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에게 있어 중요한 화두를 여러 작품으로 잘 그려낸 페르디낭 호들러,

하고 싶은 예술을 위해 안정을 버리고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은 앙리 루소까지 이 책은 11명의

화가들의 삶과 그들의 주요 작품을 통해 그들의 심리가 작품 속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특히 색채심리에 주목하여 여러 작품들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잘 분석하고

있는데 기존에 알고 있던 화가와 작품도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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