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세 자매 중 큰 딸이자 맏언니였던 줄리아가 실종되면서 줄리아의 가족들은 모두 고통 속에 살아간다.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혈안이던 아빠 샘 캐럴은 아내인 헬렌과 이혼한 후 자살하고

둘째 딸 리디아는 술과 마약으로 방탕한 삶을 보내면서 가족들과 멀어진다.

막내 딸 클레어는 백만장자 폴과 결혼해 나름 행복한 생활을 보내는 듯 하지만

눈 앞에서 강도에게 폴이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게 되는데...

 

제목만 봐도 남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이 작품은 실종된 줄리아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엄청난 사건과 진실을 두 자매가 파헤쳐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족 중에 누군가의 실종은 온 가족을 고통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데

대학생이던 줄리아가 아무 흔적도 없이 실종되고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자

모든 걸 팽개치고 줄리아 찾기에 정신이 없는 아빠 샘을 필두로 가족 모두 피폐한 상태에 빠진다.

결국 아빠는 자살, 엄마는 재혼, 둘째 딸은 가출, 막내 딸은 결혼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데

그나마 정상적으로 보였던 막내 딸의 남편이 난데없이 강도살인을 당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중간중간에 아빠 샘이 줄리아에게 남긴 편지가 실려 있는데 딸의 생사를 알지 못하는 고통에 빠진

아빠의 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한편 황당하게 남편을 잃은 클레어가 장례식을 치르는 사이에

집에 도둑이 들었다가 도망가는 일이 벌어지고 클레어는 남편이 창고에 숨겨놓은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남편의 비밀에 얽힌 미스터리라는 점에선 '허즈번드 시크릿' 등이 떠올랐지만 이 책에서

드러나는 남편 폴의 비밀은 왠만한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수위라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남자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겠지 하고 합리화하려고 했지만 캐면 캘수록 감당할 수 없는

진실들이 드러나면서 클레어는 어쩔 줄을 모르는데 왠지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딱 연상이 되었다. 게다가 죽은 줄만 알았던 폴이 살아있다는 사실과 둘째인 리디아에게도 몹쓸 

짓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실을 은폐하려는 폴에 맞서 클레어와 리디아가 목숨을 건 한판

대결을 벌인다. 폴이 저지른 끔찍한 사건들에는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어 있어 누구도 믿을 수 없는

힘겨운 상황에 처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클레어와 리디아가 대처하는 방식은 지켜보는 사람을 상당히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런 스토리에 익숙해서 그런지 뻔히 보이는 사실들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정말 속이 터졌는데 결국 우왕좌왕하다가 절체절명의 순간들을 맞이하다

보니 솔직히 폴이나 클레어 모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솔직히 폴이나 클레어 모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암튼 소설이지만 정말 지독한 사건들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다

보니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지 600페이지가 훌쩍 넘은 작품을 순식간에 해치웠는데 실제 상황이라면

정말 감당하기 힘든 충격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었다. 그동안 유사한 내용의 작품들을 만나왔지만

방대한 분량의 얘기를 잘 요리해낸 느낌이 드는데 카린 슬로터라는 매력적인 스릴러 작가와의

첫만남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그녀의 다른 작품들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