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우울 법의학 교실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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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에 정식으로 조교 발령을 받은 마코토는 인생의 새로운 첫 걸음을 떼는

첫 날부터 단골손님인 사이타마 현경 형사부 수사1과의 고테가와 가즈야 형사의 방문을 받는다.

사이타마 현경 홈페이지에 사이타마 현경은 앞으로 현에서 발생하는 자연사, 사고사에 모종의 음모가

있는지 의심하는 게 좋을 거라면서 자신을 '커렉터'라고 밝힌 게시글의 작성자가 공연장에서 추락사한

인기 아이돌 가수 사쿠라 아유미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자 부검을 통해 진실을 밝히게 되는데... 

 

 

얼마 전에 읽었던 시리즈의 1편인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통해 법의학과 부검의 적나라한 현실 속에

죽은 자가 자신의 몸을 통해 말하고 있는 최후의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어

후속작이 나오면 꼭 읽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속편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전편에서 마지못해 갔던 법의학 교실에서 전혀 몰랐던 세상을 보고 많은 것을 깨달았던 마코토가

이젠 당당한 법의학 교실의 정식 멤버가 되어 법의학의 대가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독재자 미쓰자키

교수를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 책에서도 총 6편의 단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사건을 해결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건이 아닌 자연사나 사고사도 부검하라는 

정체불명의 커렉터의 존재가 안 그래도 예산이 없어 부검을 못하는 열악한 현실을 더욱 악화시킨다.

콘서트장에서 무대에서 떨어져 사망한 여자 아이돌 가수를 시작으로 폭염 속에 밀폐된 자동차 안에

방치되어 사망한 3살짜리 여자 아이, 불에 타 죽은 신흥 종교 교주, 길가에 쓰러져 죽은 일흔의 노인,

이미 화장해버려 부검할 시체가 없는 상태에서의 진실 찾기, 가즈야 형사의 동기 여경찰의 자살까지

두 사고, 자살, 자연사 등으로 처리되어 진실이 영원히 묻힐 뻔한 사건들의 진실을 파헤치는데 

전편에 이어 이 책을 읽고 나니 비록 소설이지만 현실에서도 분명 범죄임에도 범죄가 이닌 것으로

위장되어 종결되는 사건이 없지 않을 것 같다는 의혹이 들었다. 한심한 건 의심이 들어도 부검을 실시하기에 턱없이 예산이 부족해 피해자의 시신이 화장되는 것과 동시에 완전범죄가 될 가능성이

허다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미 시신을 화장한 이후에 범인을 잡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과 가장

결정적인 증거인 시신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너무나 뻔뻔하게 나오는 범인을 잡기 위해 무리수를 감행하는 모습은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커렉터의

문제제기는 일응 정당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나중에 밝혀지는 커렉터의 정체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1권에선 등장인물들이 다들 낯설어서 어색한 면이 없지 않았는데 이 책에선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멤버들이나 가즈야 형사를 비롯한 사이타마 현경들까지 왠지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한층 성장한 마코토가 이제 어느 정도 주체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하는데, 특히 마코토와 가즈야

형사의 애매모호한 썸타는 분위기는 후속편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가 되었다. 부검을 통해

잘못된 조사결과를 바로 잡고 진실을 밝혀내어 피해자가 편히 잠들 수 있게 만드는 이 책을 읽으니

일그러진 세상의 치부를 조금이나마 바로잡는 후련함을 맛볼 수 있었는데 하루 빨리 3편으로

답답한 현실을 시원하게 풀어내는 이야기와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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