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199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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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완전하지 못하고 둘이 되어야만 완전해서

우리는 늘 세상 어딘가에 있을

나머지 반쪽을 찾아다니는 것 같다.

서로의 부족함을 보충해주면서 서로 의지해서

마치 처음부터 하나인 두분박이 물고기처럼

살아가는게 바로 사랑이 아닌가 싶다.

 

자석의 N극이 S극을 끌어당기듯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는게 사랑인지

끌리는 사람들은 늘 내가 부족한 부분을 가진 사람인 경우가 많았다.

 

늘 누군가를 찾아다니면서도

정작 누군가가 나타나면

시간이 없다 핑계만 대지만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늘 혼자 있으면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야 되는데

오히려 혼자 있음이 너무 자연스러운 경지에 이른 나

나의 반쪽 외눈박이 물고기를 찾을 수 없다면

눈을 이식해서(?) 두눈박이 물고기가 되든지

그냥 외눈박이로 홀로서기를 하는 수밖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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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힘들었던 시절에 접한 류시화 시인의 시집

시인의 첫 시집인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에서도

맘에 와닿는 시들이 많았는데 이 시집에도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비롯해 좋은 시들이 많이 실려 있다.

지금은 계속 잠언집 등만 출판하고 있는 류시화 시인의

세번째 시집을 빨리 만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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