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넥스트 도어
알렉스 마우드 지음, 이한이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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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 사는 이웃이 킬러라면' 하는 가정은 영화나 소설 등에서 종종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과거에는 시골이 아니어도 이웃에 누가 사는지, 어떤 사람인지 정도는 알고 지냈던 것 같은데

점점 세상이 삭막해지다 보니 옆집에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고 관심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책도 나이, 성별, 국적 등이 모두 각양각색인 여섯 명이 모여 사는 건물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충격적인 건 그들 중에 연쇄살인마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누가 연쇄살인마인지 바로 공개를 하진 않아서 과연 누구일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여섯 명의 세입자들의 요모조모를 주의 깊게 살펴 보았다.

고독한 독신남 토머스, 친절한 이란인 망명자 호세인, 은둔형 외톨이 제라드, 가출 소녀 셰릴,

칠십 평생을 이 건물에서 산 베스타, 도망자 콜레트까지 누구 하나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여섯 명의 입주민들 사이에선 묘한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쉽게 연쇄살인마의 흔적이 드러나진 않았다.

하지만 베스타가 악덕 집주인 로이를 실수로 죽게 만들면서 일촉즉발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변한다. 

각자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던 6명의 세입자들은 로이의 죽음을 신고하기보단 로이의 시체를 적절히

처리하기로 하는데 딱 기리오 나쓰오의 '아웃'의 한 장면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본의 아니게 한 배를 타게 된 6명의 세입자들과 그 중에 숨어 있는 연쇄살인마의 얘기를 따라가다 보면

과연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했는데 전혀 뜻밖의 순간에 킬러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게 된다.

이웃으로만 생각했던 사람이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예상 외로 위기를 순조롭게 극복하고 세입자들은 다시 평온한 삶으로 돌아가는 훈훈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보통 연쇄살인마가 등장하는 스릴러는 기본적으로 사건 자체가 충격의 연속인 경우가 많아

금방 이야기에 몰입될 수밖에 없는데 이 책에선 연쇄살인마가 저지르는 사건들에 초점을 맞추진

않고 여러 세입자들의 얘기들을 번갈아 들려주다 보니 조금 산만한 감도 있었지만 그들 중에

연쇄살인마가 있다는 기본 전제 때문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연쇄살인마가 등장하는 작품치고는 비교적 독한 작품은 아니었는데 각박해진 세상 속에 서로

무관심 속에 방치된 이웃들 간에 숨어 있을 수 있는 연쇄살인마의 섬뜩함을 심리적으로 잘 그려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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