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이 똑같은 일상의 반복같은 느낌이 들지만
역사적으로 찾아본다면 매우 의미 있는 일들이 분명 일어났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누적되다 보니 하루도 그냥 아무런 일이 일어나고 않고 지나갔을 리가 만무한데
사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찾아보기는 생각 외로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친절하게도 1년 365일 동안 각 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두 권으로 나눠 친근한 일러스트와 함께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인물의 출생과 사망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긴 했는데
여러 흥미로운 일들을 많이 싣고 있었다.
새해 첫 날인 1월 1일에는 1863년 링컨이 노예 해방을 선언했고, 1959년에는 쿠바 혁명이 성공했다.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와서 상대적으로 특별한 일이 없었을 것 같은 2월 29일에는
현대차 포니가 첫 출고되어 국산차의 시작을 알렸다.
이 책을 쭉 읽다 보니 낯선 인물들도 적지 않았는데 화가 장욱진, 영화감독 하길종 등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이었다. 내가 모를 정도의 인물들이 간혹 등장하다 보니
이런 사람들의 출생과 사망도 오늘의 역사라고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좀 들었다.
그 사람들을 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좀 궁색한 면이 없지 않았다.
박찬호가 다저스와 990만 달러에 계약한 걸 실은 것도 박찬호가 먹튀로 불명예를 쓴 텍사스와의
계약도 있고 한데 굳이 오늘의 역사라 할 만한 것인지 좀 의문이었고,
박지성이 미국 스포츠웹진에 의해 축구를 변화시킨 50인에 선정되었다는 것도 좀 그랬다.
차라리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날이거나 첫 승을 거둔 날이라면
그래도 스포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의미 있는 날이었을 텐데
아마 그 날에는 다른 인물이나 사건들에 밀려 실리지 못한 것 같다.
동양의 경우 과거 음력을 사용했을 거라 오늘날의 날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 하는 의문과 함께
고대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6월 10일에 사망했다는 것 등
이 책에 나오는 날짜들이 과연 정확한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없진 않았다.
그리고 유명 인사들의 탄생과 죽음도 의미가 있지만 너무 그 부분이 비중을 차지해서
그 날 그 날의 역사적 사건이 뭐가 있었는지에 대한 소개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역사적 인물들의 실감나는 일러스트와 함께 압축된 내용을 만나다 보니
그 날에 있었던 역사적인 일들이 좀 더 와닿는 느낌이 들었다.
매일 2~3페이지씩 내용을 할애하고 있어 그 날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나 읽어보는 재미도 있을 듯 했지만
그렇게 인내심을 발휘할 정도의 분량은 아니어서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순식간에 해치우고 말았는데
나중에 하반기에 해당하는 책도 꼭 볼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고
매일 아침이나 저녁에 해당하는 부분을 꾸준히 찾아보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