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네트 탐정 사무소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4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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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스톤 출판사에서 아르센 뤼팽 전집을 새로 내놓고 있는데

어릴 때 뤼팽이 등장하는 대표작들을 아동용으로 만난 후 거의 30년 가까이 된 지라 감회가 새로웠다.

보통 명탐정 셜록 홈즈와 쌍벽을 이루는 악당이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미묘한 감정을 갖게 만드는

뤼팽은 변신의 귀재이자 신출귀몰하는 재주를 가져서

그가 등장하는 작품마다 다른 이름으로 등장해서 독자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이 책에서 뤼팽은 제목 그대로 바르네트라는 탐정으로 변신하는데 

명색은 탐정이지만 역시나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자기 입맛대로 한몫을 톡톡히 꼭 챙긴다.

'무료 정보 제공'이라는 광고가 무색하게 알아서 수고비를 챙기는 바르네트는

베슈 형사와 한 팀이 되어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사건을 해결한다.

탐정소설의 전형이라는 홈즈와 왓슨 콤비와는 사뭇 다르고

오히려 홈즈에게 사건을 부탁하러 오는 레스트레이드 경감 등과 유사한 관계였는데

둘 사이에 사건 해결에 대해 신뢰는 점점 올라가지만

꼭 끝에 가서 바르네트가 한탕 챙겨서 베슈 형사의 불신감도 덩달아 올라갔다.

진주목걸이의 행방이나 조지 왕의 연애편지 등 초반의 작품들은

왠지 셜록 홈즈의 단편들을 연상시켰는데 알고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범인들이 사용한 속임수가 나름 기발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탐정 바르네트의 능력은 한 수 위라

할 수 있었는데 사건 해결의 와중에도 기어이 자기 몫은 꼭 챙기는 모습은 좀 얄미운 측면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악당들을 응징하면서 응분의 대가를 알아서 받아가는 거라고도 볼 수 있었다.

바르네트와 베슈 형사가 사건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이 단편집을 읽는 솔솔한 재미인데

그래도 미운정이 쌓였는지 마지막에 바르네트가 베슈 형사가 승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면은

두 사람 사이에 의리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바르네트, 아니 뤼팽의 모험담은 늘 합법과 위법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흥미진진한 얘기를 들려준다.

홈즈가 논리적인 추리에 좀 더 비중을 둔다면 뤼팽은 행동으로 수수께끼를 밝혀내는 행동파에 

가깝다는 느낌이 드는데, 자신보다 더 나쁜 악당들을 응징하는 그를 보면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나쁜 남자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줘서 아마도 여자들이 매번 빠져드는 게 아닌가 싶다. 

과연 다음 작품에선 어떤 이름으로 행세하면서 여자들을 홀리면서 멋진 모험담을 들려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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