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 - 처음 만나는 스페인의 역사와 전설
서희석.호세 안토니오 팔마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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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하면 왠지 독일, 영국,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의 주변국인 듯한 이미지에

축구 빼면 그다지 세계적인 위치에 있는 게 별로 없는 나라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스페인의 역사도 유럽의 중심부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인 것으로 대략 아는데

이 책은 고대부터의 대항해시대까지의 정리하고 있어

막연하게 알던 스페인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이 책에서 스페인 역사의 시작은 그리스 신화에서 찾고 있다.

헤라클레스가 자기 가족들을 죽이고 나서 이를 속죄하기 위해 12가지 과업을 수행하는데

그 중 열 번째 과업인 게리온의 황소 떼를 데려오기에서

게리온이 세상 서쪽 끝에 있는 에리테이아 섬에서 살았다고 한다.

바로 그 섬이 오늘날의 세비야라는 것이다.

이렇게 헤라클레스와의 특별한 인연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로마와 카르타고 간의 포에니 전쟁에서 스페인이 카르타고의 중요한 근거지 역할을 한 사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로마에 의해 이베리아 반도가 통일되면서

다양한 민족이 거주하던 이베리아 반도가 로마라는 깃발 아래 하나로 뭉치게 되었다.

로마 시대 히스파니아로 불렸던 이곳에서 5현제 중 트라야누스와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태어날 정도로 

로마 본토와 동등한 대우를 받았음을 알 수 있었는데

로마의 힘이 약해지면서 서고트 왕국이 새주인이 된다.

이후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로 들어오면서 이베리아 반도는 다른 유럽 지역과는 차별화된

역사를 가지게 되었는데 우마이야 왕조를 시작으로 해서 이슬람 제국이 이곳에서 존재했던

시절의 얘기가 흥미롭게 펼쳐졌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슬람 세력이 한때 있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여러 에피소드들 뿐만 아니라 이슬람의 영향력이 상당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가톨릭 세력이 이슬람 세력을 가만 놔두지는 않았다. 

여러 왕국들의 집요한 공격으로 결국 이슬람 세력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완전히 축출되고

내전 등을 거쳐 카스티야의 이사벨과 아르곤의 페르난도가 결혼함으로써 드디어 통일을 이룬다.

통일 이후 안정된 내정을 바탕으로 컬럼버스의 항해를 지원하는 등 대항해시대의 선두주자가 되면서

신대륙의 식민지의 풍부한 자원의 힘으로 한때 유럽의 패권국가가 되지만 

가톨릭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아 늘 종교전쟁을 치르느라 국력을 낭비하고

근친혼으로 인해 왕실의 후계자도 제대로 남기지 못하는 등 스스로 몰락의 길을 자초하고 말았다.

전체적으로 이베리아 반도의 역사를 흥미로운 일화를 많이 소개하면서 풀어내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는데 다만 아쉬운 점은 간략한 표로 왕실의 계보 등을 정리해주었으면 좀 더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았다. 스페인의 역사가 이렇게 다채로울 줄은 이 책을 읽기 전엔 몰랐는데

역시 종교나 민족 등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정할 때 국가와 문화가 발전하고 

배타적이고 폐쇄적일 때 나라가 쇠약해짐을 스페인의 역사를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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