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일격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크리스마스 이브에 인쇄업자인 크레이그 저택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대받은 엘러리 퀸은 친구인 존

서배스천이 1월 6일에 자신의 인생에서 네 가지의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다는 깜짝 발표를 듣는다.

존이 태어나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 죽은 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스물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물려받게 되고 자신의 첫 시집을 출간하며

사랑하는 러스티와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인데 마지막 네 번째는 비밀로 숨긴다.

별자리가 모두 다른 12명의 손님이 모인 가운데 크리스마스에 정체불명의 산타클로스가 나타나

존에게 이상한 선물과 편지를 남기고 다음 날 아침 누군지 알 수 없는 시체가 발견되는데...

 

엘러리 퀸 형제가 사실상 마지막으로 공동 작업한 작품이라고 해서 놓칠 수 없는 작품이었는데

여러 가지 흥미로운 설정으로 본격 미스터리 거장의 명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12월 25일부터 1월 6일 밤까지 12번의 밤 동안 계속 의문의 선물과 편지가 이어지고

각자 다른 별자리를 가진 12명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12에 엄청난 의미가 숨겨진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는데, 사실 25년 전 존의 출생의 비밀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여서

뻔한 얘기가 전개될 것 같은 생각도 들었지만 셰익스피어의 '십이야'처럼 계속 의문의 밤은 계속됐다.

특히 매일 밤 등장하는 선물과 편지는 도대체 무슨 연관관계가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는데

드디어 마지막 날에 존의 쌍둥이 동생이 단검에 찔린 채로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달한다.

하지만 엘러리 퀸은 사건을 깔끔하게 해결해내지 못하고 미결인 채로

27년이 지난 1957년이 되어서야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사실 진실을 알게 되면 단서들 속에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 거라고는

평범한 사람은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엘러리 퀸이 다룬 수많은 사건들 중에

가장 힘겨웠던 사건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본격의 거장답게 나름 다양한 장치들을 배치해서 작품의 재미를 높였는데

12명의 손님과 12번의 밤을 보낸 의미가 예상보단 부각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이 책으로 엘러리 퀸의 사실상의 작품활동이 끝났다고 하니 나름 의미가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은데

그들이 남긴 작품들은 미스터리 장르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음이 분명하지 않을까 싶다.

앞 표지의 띠지 뒷 면을 보면 아마 6편의 작품이 더 나올 것 같은데 아직 읽을 수 있는 엘러리 퀸의

작품이 남아 있어서 다행이면서 그 작품들과 만날 날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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