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싱 - 돌아온 킬러 의사와 백색 호수 미스터리 밀리언셀러 클럽 119
조시 베이젤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라이어넬 아지무스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세탁하고 유람선에서 의사로 복무하던 전직 킬러 출신

의사 피터 브라운은 렉 빌이라는 재벌로부터 백색호수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괴생명체의 진위를 확인해 줄 것을 의뢰받는다.

고생물학자인 바이올렛과 한 팀이 되어 백색호수를 향해 가던 중

우여곡절을 겪고 간신히 도착한 백색호수에는 여러 사람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거나 

실종된 상태로 뭔가 있는 건 분명한 상황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험에 동참한 가운데

묘한 분위기가 조성되는데...


호수의 괴물하면 네스호의 네시가 바로 연상되면서 언뜻 네스호가 있는 마을을 배경으로 했던

시마다 소지의 '마신유희'도 떠올랐는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를 선보였다.

먼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킬러 출신 의사 라이어넬 아지무스라는 캐릭터가 범상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전직을 못 속인다고 전작이라 할 수 있는 '비트 더 리퍼'를 읽지 않은 상황이라

정확한 사연은 잘 모르겠지만 대략 풍기는 분위기가 전형적인 의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뭔가 삐딱한 스타일이라 바이올렛과 티격태격하는 가운데도 괴짜 재벌 렉 빌이 바이올렛의 경호

목적으로 고용했으니 이미 어느 정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을 직감한 것 같다.

100만 달러를 내고 참여한 괴물 찾기 모험이라 그런지 참가자들도 평범하지 않은데

심지어 판정관으로 미 대선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세라 페일린을 등장시켜

이 작품이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닌 블랙 코메디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아무리 소설이지만 현직 정치인을 이렇게 풍자해도 될까 싶을 정도였는데

거침없는 풍자는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과학자인 바이올렛과 신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종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하는 것을 비롯해

여기저기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펼쳐지는데 그런 정신 없는 와중에도

라이어넬 아지무스와 바이올렛의 썸타는 분위기가 조성되니

남녀간의 불꽃이 튀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가능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암튼 호수 괴물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진실을 숨기려는 자들에 의해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위기에도 직면하게 되지만 여러 위기를 극복한 라이어넬 아지무스는

사랑과 사건 해결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다. 솔직히 드러난 진실은 좀 허무했다.

뭔가 엄청난 게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왠지 용두사미로 흐지부지 끝난 게 아닌가 싶은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기존에 봤던 책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본문 중에도 각주를 활용해서 주저리주저리 떠들더니 논문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부록과 출처까지 달아놓는 섬세한 배려를 해서 정말 기존의 장르소설의 형식에서 벗어나는

나름의 파격을 선보인 작품이었다. 전작인 '비트 더 리퍼'를 보고 봤다면 좀 더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데 킬러 출신의 의사가 벌이는 유쾌발랄하면서도

정곡을 콕 찌르는 블랙유머가 색다른 재미를 주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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