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으로 읽는 인문학 클래식 - 당당하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이현성 지음 / 스타북스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자연스레 고전들에 대한 재조명이 되고 있는 시점이다.

특히 우리와 친근한 중국의 고전들은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은 드물지만

그 책들의 유명한 문구들은 누구나 접해 본 적이 있을 것인데

아무래도 중국 고전들이 대대로 우리 조상들이 익혀 온 기본서 역할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중국 고전들을 읽기가 그리 녹록하지 않은 상황인지라 대부분 요약된 책이나

편집한 책 정도만 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고전의 길잡이가 되는 책이 있었으면 했는데

이 책은 중국 역사 속의 대표적인 고전들의 핵심 내용을 잘 간추리고 있다.


이 책에선 여러 중국 고전들을 '정치와 외교', '병법과 지도자', '역사서에서 얻은 가치',

'처세와 방법론'의 네 가지 테마로 분류하고 있다.

보통 중국 고전이라고 하면 제자백가의 대표적인 사상가인 공자와 맹자, 노자와 장자의 책들을

연상하기 쉽지만 이 책에선 각 사상의 대표 서적들은 따로 다루지 않고

그보다는 한 수 아래(?)라 할 수 있는 책들을 언급한다.

시작은 '정관의 치'라 불렸던 태평성대를 이룬 당나라 태종의 '정관정요'가 맡았다.

제왕학의 교본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의 핵심 내용으로 부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먼저

다스리며, 자기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겸허하게 행동하고 신중하게 말하라는 네 가지 조건을

제시하는데 낯설지 않은 내용이지만 실천에 옮기긴 어려운 일들이라 할 수 있었다.

법가의 대표적인 책인 '한비자'에선 인간 불신의 관점에서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세를

여러 사례를 통해 설명했는데 핵심은 '법', '술', '세'임을 잘 보여줬다.

전국시대 책사들의 언론 활동과 술책이 담긴 '전국책'은 사마천이 '사기'를 저술할 때 중요한

사료로 삼았다는 책이고, 우리나라에서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사랑받는 인물인

제갈량의 저서 '제갈량집' 역시 예리하게 인간을 통찰하고 분석한 전형적인 '인간학' 서적이었다.


병법서에는 너무 유명한 '손자'와 '오자'를 비롯해 '삼십육계'와 '육도삼략'이 다뤄지는데,

그나마 '삼십육계' 는 전에 읽은 적이 있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대략은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싸움의 기술이 거론되고 있지만 역시 최상의 전술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는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얘기를 한다고도 할 수 있었는데,

결국 병법이나 지도자가 되는 것도 인간을 얼마나 잘 알고 다루는지에 달렸음을 알 수 있었다.

전 세계를 대표하는 역사서라 할 수 있는 '사기'는 단순히 중국의 초기 역사를 정리한 사서를

뛰어넘는 인간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라 할 수 있었는데 너무 방대한 책이라

감히 엄두가 나지 않지만 언젠가는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책이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로 더 친숙하지만 역사서인 진수의 '삼국지'도 비교해서 읽어보면

더 재밌을 것 같고, '춘추좌씨전'이란 이름이 더 익숙한 '좌전'은

동란기의 정치, 외교, 전술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마지막으로 '처세와 방법론'에서는 관포지교로도 유명한 중국의 대표적인 재상 관중의 연설을

모은 '관자',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장양호의 '삼사충고',

안지추가 후손들을 위해 남긴 '안씨가훈'이 소개되는데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익숙한 교훈들이 담겨 있었다.

사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책들의 핵심 내용들이 완전히 새롭거나 인상적이진 않지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중국 고전들과 친해지기 위한 길잡이가 되기엔 적절한 책이었다. 

각 장의 마지막엔 해당 책에 나오는 명언들까지 정리해놓고 있어 각 명언들의 출처가 어디인지를

확인할 수도 있었는데 중국 고전을 읽는 재미와 읽어야 하는 필요성을 함께 일깨워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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